트위치TV라고(www.twitch.tv), 별로 오래되진 않은 해외 게임 전문 인터넷 방송이 있습니다. 국내에는 아프리카등에 밀려 생소하지만 게임을 전문으로 하고 있어 심지어 주력 컨텐츠중 하나가 한국 스타크래프트 리그 중계일 정도로 (물론 영어로!) 전문영역을 다져서 점점 국내에도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동계올림픽이 한창중인 12여일 전에 대박 컨텐츠가 하나 터져서 유명해지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twitch plays pokemon 이라고, 나온지 이십오년은 된 게임보이에서 도는 최초의 포켓몬 게임(에뮬레이터로 가동시킵니다) 을 irc 채팅 데몬과 연결시켜서 채팅을 하는 사람들 (모두가!) 채팅창에서 넣는 커맨드를 한개의 에뮬레이터에 넣어 포켓몬 게임을 진행하는 양상을 중계해주고 있습니다. (사공이 많은 정도가 아니고 사공이 수만명... 당연히 게임 진행은 산을 넘어 우주를 돌파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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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화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한다면 당신은 이미 Lord Helix의 축복을 받은...)


말만 들어서는 뭐 별거 없을 거 같은데요, 이게 웃긴게 수천명부터 수만명이 동시에 게임기를 두드리는 걸로 진행되니 만큼 제대로 게임이 진행이 될 턱이 없습니다. (혼자서 하면 30초면 할걸 7시간 걸려서 하는...) 그런데 그렇게 뒤죽박죽되면서 아무도 제대로 조작할 수 없어져 버린게 오히려 더 컬트적인 인기를 얻어서 트위치tv 사이트 사상 최대의 동접 (많을때는 최대 10만명까지 중계를 본다는)과 그중 대다수의 사람들이 막 게임기를 조작하는 웃지못하는 일이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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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방송을 보면 ( http://www.twitch.tv/twitchplayspokemon ) 게임 자체는 진짜 짜증나게 진행이 되요. 삼십분 보고 있는데 여기저기 막 충돌하다가 한 다섯칸이나 움직이면 잘하는 식... 그런데 이 방송의 재미는 채팅창에 있습니다. 당연히 제대로 진행이 안 되야 되는데 초당 수백번의 중구난방의 화살표키와 버튼이 마구 입력되는 것이 겹쳐 우연의 산물로 야생의 포켓몬을 때려잡고 포획하고 훈련시키고 미로를 헤쳐나갈때마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환호를 하고 절망을 하고 난리도 아닙니다 ㅋㅋㅋ


심지어는 쓰잘데기 없는 아이템 하나가 확률적으로 매번 호출되었다가 취소되고 하니까 아예 그 아이템이 종교화 되어서 신을 찬양하라 이런 수준이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이베이에도 티셔츠가 팔리기 시작하고... ㅋㅋ 심지어 이 방송은 집단지성의 실패를 보여주기 위해서 나온거라는 드립까지도 구미권 언론에 나올지경 ㅋㅋㅋ


한번 엔하위키의 중계 항목( http://www.rigvedawiki.net/r1/wiki.php/twitch%20plays%20pokemon ) 읽어 보시고 시청 해 보세요. 올림픽 중계방송은 비교도 안 되는 몰입감이 듭니다 (게임방송 자체가 아니고 그걸로 파생되는 meme들이 너무 웃김)


그런데 참 재밌는게 참여자 연령대 조사까지 나왔는데 이 초대 포켓몬 게임이 20년쯤 된건데 참여자들의 대부분이 20대 초반이예요. (20년묵은 포켓몬...) 세네살도 안된 시절에 나온 게임을 어떻게 공략해야 되는지 안다는게 정말 양덕의 넓고 깊음은 대단하구나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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