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재밌게 보고 계신 분들에겐 좀 불쾌할 수도 있겠습니다. 미리 사과드리구요. (_ _)


오늘 첫 회가 방영된 '천 번의 입맞춤'.

일단 서영희가 주인공이라길래 호기심도 생겼고. 가을양도 나오고 하니 일단 관심 가져 주고 싶어서 틀어놓고 빈둥거리다 집안 일 조금 하고 빈둥거리다... 는 식으로 봤습니다만.

스트레스를 팍팍 안겨주는군요. -_-;;;;


서영희와 가을양은 자매입니다. 서영희는 결혼해서 애도 하나 있고 가을양은 아직 싱글. 서영희의 남편은 습관적인 바람둥이입니다. 벌써 두 번을 들켜서 한 번만 더 걸리면 이혼해버리겠다는 으름장을 듣고도 계속해서 바람을 피우다가 가을양에게 목격당합니다. 능글맞게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막 치는데 서영희는 그걸 믿고. 남편은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넘겨 놓고도 바로 다음 날 바람 피우던 여자와 자기 집 바로 앞에서 열정적인-_-키스를 나누다가 서영희에게 들키... 면서 오늘 내용은 끝이었죠. 어찌저찌하다 우연히 서영희와 엮이게 된 미남 총각이 앞으로 서영희를 돕고 연애도 하게 될 거라는 전개가 있었구요.


아뇨 뭐 불륜을 다뤘다고 해서 다 나쁜 작품은 아니겠고, 앞으로 전개되는 내용을 더 지켜 봐 줘야 판단할 수 있겠지만 그 '파렴치한 외도 남편 vs 순진 멍청한 아내'의 구도가 너무 지겹고도 짜증이 납니다. 특히 외도 남편의 뻔뻔하고 악질적인 행태도 견디기 힘들고, 그를 대하는 멍청한 아내의 답답한 대응도 너무너무너무 짜증이 나구요.


...근데 이 드라마는 그 와중에도 분위기가 매우 흥겹네요; 작가가 비슷한 내용의 다른 드라마들과 (너무 많죠;) 차별화를 의도하는 것 같은데 그게 제게 먹히기엔 저 대치 구도가 정말 너무, 너무, 너무나도 치가 떨리고도 지겨워서.


그리고, 이 드라마가 끝나고 시간이 좀 지나니 바로 '애정만만세'가 시작해서 지금 방영중인데 말입니다.


문제는 이 드라마도 기본 구도가 '천 번의 입맞춤'과 거의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똑같이 '파렴치한 외도 남편 vs 순진 멍청한 아내 + 미남 총각 흑기사' 라는 구도죠. 다른 점이 있다면 '애정만만세'의 이보영에겐 부모가 다 생존해 있고 이들의 이혼과 재결합(할 것 같습니다)이 내용의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 정도. 그런데 문제는... 방금 전에 끝난 다른 드라마와 비슷한 구도이면서 이 쪽의 악당 남편이 훠얼씬 더 초인적으로 찌질하고 비열하면서 집요하다는 점. 그리고 이보영 캐릭터가 서영희 캐릭터보다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훨씬 더 멍청하고 바보처럼 대응한다는 점. 게다가 이 드라마는 '천 번의 입맞춤'에 비해 전체적인 분위기도 훨씬 진지하고 어두워요. (주제가만 밝습니다;) 그래서 전 두 시간에 걸쳐 비슷한 패턴의 막장 스토리 두 개를 강도를 높여가며 보고 있습니다. -_-;;;

 

그리하여 '천 번의 입맞춤'에서 스트레스 게이지를 축적한 후 '애정만만세'에서 완전히 폭발시켜서 불태우고 있는데...

MBC의 생각을 모르겠군요. 어쩌자고 이런 식으로 드라마를 편성했을까요. '반짝반짝 빛나는'과 '내 마음이 들리니'는 그래도 내용이 차별화가 되어서 둘 다 막 나가고 우울한 내용들이라고 해도 대충 견디고 듣고 봐 줄 수 있었는데 이 드라마들은 도저히 안 되겠습니다. 챙겨 보긴 커녕 틀어 놓고 딴 짓도 못 하겠어요. 작품 하나 하나도 힘든데 직렬 연결로 시너지 효과까지 일으키니 이거야 원.


아악. 지금 천호진이 배종옥에게 말도 안 되는 진상을 부리고 뛰쳐 나가서 이보영 전남편을 만나 찌질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봐 버렸네요... orz



+ 특히나 '애정만만세'가 힘든 건 전남편 캐릭터의 능력치가 상황 따라 작가 편할 대로 오락가락한다는 점입니다. 분명 초인적으로 찌질하지만 멍청하고 모자란 캐릭터로 설정된 것 같은데 상황따라 엄청 민첩해지고, 악독해지고 하니 더 견디기 힘들어요;


++ 이보영은 뭣 땜에 저런 방식으로 상표권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깡패들 왔을 때 경찰 불렀음 간단히 해결했죠. 상표권이야 어쨌든간에 깡패 사주해서 가게 부수고 행패를 부리게 한 정황이 뻔한데 전남편이 무슨 대기업 회장 자식도 아니고 말입니다. 아님 가게 간판을 살짝만 바꿔서 장사 해도 되죠. 남편 하는 짓을 보면 죽 맛 내는 법 다 알아도 조금만 지나면 뻘짓하다 다 망칠 것 같은데 그냥 경쟁해도 이길 것 같아서요. 저희 동네에 비슷한 경우도 있거든요. 'x용 만두'라는 가게에서 주방장이 나와 딱 세 발짝 거리에 마주보고 'x영 만두'라는 가게를 냈는데 지금은 'x영'쪽이 훨씬 장사가 잘 되고 맛집이라고 소문났죠. 둘 다 안 망하고 수십년을 버티고 있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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