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찍히면 죽는다 (2000, 9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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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눈알이 없어 공포는 눈을 뜨지 못하였다고 합니...)



 - 학생들은 싹 다 담임을 눈 앞에서 개무시하고, 학교 폭력 따위는 정겨운 교실 풍경의 일부가 되어 있는 그 시절 K-영화 속 고등학교입니다. 별로 친할 이유도 없고 친하기도 힘들어 보이는 무성의한 조합의 학생들이 함께 짜고서 그 반의 왕따 하나를 본격적으로 괴롭히며 그걸 영상으로 찍다가... 어익후 죽어 버렸네요? 정확히는 온몸이 활활 타는 가운데 바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고 시체도 못 찾았다는 정도. 암튼 그래서 이 놈들은 이 사실을 다 묻어두기로 합의하고 조용히 1년을 잘 먹고 잘 살았는데요. 당연히 곧 복수를 외치는 우비 살인자가 나타나 연쇄 살인극을 벌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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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샐 틈 없는 비호감 주인공 군단이 뜬다!!!)



 - 전설의 망작 영화입니다. 그러니까 '해변으로 가요', '하피'와 같은 해에 나와서 그 해 최악의 공포 영화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작품이었구요. 다수의 사람들에게 그 중 최고로 인정 받았던 그런 영화죠. 전 극장에선 안 봤는데 나중에 듀나님의 분노의 리뷰를 접하고 호기심이 생겨서 비디오로 봤던 기억이 있어요. 망작에 끌리는 제 취향은 그 때도 다름이 없었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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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한참 젊은 데다가 세기말 메이크업, 스타일링의 영향으로 사람이 많이 달라 보이죠. 엄지원, 안재환입니다. 명복을...)



 - '스크림'으로 촉발되었던 미쿡의 하이틴 슬래셔 유행을 아주 파렴치하게 따라갔던 영화입니다. 간단히 말해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를 지나칠 정도로 많이 베낀 이야기에다가 '스크림'스런 장면들을 욱여 넣고 그 외에도 이것저것 자잘하게 첨가한 거죠. 여기에 집단 따돌림이라는 나름 당시 사회 이슈도 넣긴 했는데... 애초에 캐릭터와 드라마에 전혀 아무 힘을 안 쓰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별 의미는 없구요.


 애초에 제대로 된 구석이 거의 없는 영화... 라고 기억하고 있었습니다만. 다시 보니 기술적으로는 딱히 나쁘지 않습니다. 각본이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쓰레기(...)인 게 전체를 말아 먹었던 거죠. 표현이 좀 과격하지만 정말로 아예 기본이 안 되어 있어서요. 예를 들어 주인공들이 골목길에서 아웅다웅하다 한채영이 혼자 목욕하러 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목욕을 '마치고' 나오는 한채영이 살인자에게 공격을 당해요. 한참 난리를 치다 상황이 정리된 후 다시 나머지 멤버들로 화면이 넘어가면... 이 놈들이 아직도 그 골목 아까 그 자리에 어영부영 서서 한채영이 전화를 왜 안 받냐고 투덜거리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시공이 뒤틀렸나요. 그리고 중간에 죽는 사람 하나는 죄 지은 일은 커녕 그냥 영화의 스토리와 0.001도 연결이 안 되는 캐릭터인데 영문을 알 수 없이 살인마에게 열심히 추격 당한 후 잔인하게 죽습니다. 왜죠. 그리고 왜 그 학교 사람들은 아무도 그 일을 신경 안 쓰는 거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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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줄거리와 아무 상관이 없는, 그냥 학교에서 사람 하나 더 죽이고 싶어서 만들어 넣은 듯한 보건쌤. 근데... 뉘신지 알아 보시겠습니까? ㅋㅋ)


 그리고 슬래셔 무비 살인마의 신출귀몰함... 이야 당연히 익스큐즈가 되는 부분이겠습니다만. 그게 고개 한 번 돌릴 때마다 같은 자리에 나타났다 사라졌다가 가능한 수준까지 가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ㅋㅋㅋ 아마도 '스크림'이 그 장르 클리셰를 '사실은 범인이...' 라는 걸로 비틀었던 걸 인상 깊게 본 모양인데. '스크림'은 최종 진상으로 그게 설명이 되지만 이 영환 그게 절대 안 돼요. 택도 없습니다. 그냥 초능력 빌런인 거에요.


 마지막으로 딱 하나만 더 지적하자면 살인 장면들이 말입니다. 아이디어가 하나도 없어요. 정말 아무런 아이디어가 없습니다. 심지어 다른 선배 영화들에게서 인상적인 것 하나 훔쳐 올 생각 조차 안 하고 그냥 무의미한 나이프질 휙휙 콕콕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가요. 저야 뭐 슬래셔 무비의 살인 장면들을 즐기는 편은 아니니까 큰 흠은 아닌데, 그냥 이 영화 창작자의 게으름과 무심함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언급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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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섹스 어필 외길에 전념하는 한채영씨. 연기 못한 건 맞는데 그런 게 티가 크게 안 날 정도로 캐릭터가 구립니다.)



 - 그리고 영화가 상당히 불쾌합니다. 의도된 불쾌함이 아니라 그냥 만든 사람의 무신경함이 불쾌함을 유발해서 문제인 것. 

 이 영화 주인공들은 정말 하나 같이 다 파렴치하고 뻔뻔한 놈들인데... 영화의 설정이 그런 걸로 봐주려 해도 박은혜 캐릭터 때문에 걸려 넘어집니다. 이 분이 이런 류 이야기의 필수 요소인 '그 중에 착한데 어쩔 수 없었던 애' 역할인데요. 분명 역할은 그러한데 보다 보면 거의 메인 빌런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무 말 아무 행동을 막 해요. 심지어 사건 은폐 과정에서 리더 같은 역할까지 해 놓고선 막판에 "그게 우릴 다 죽여야 할 일이에요??" 라며 범인에게 따지고 드는 표정을 보면 아 얘도 꼭 죽어야겠다... 라는 생각만 들더라구요. ㅋㅋ 정말 듀나님 리뷰대로 살인마 시점에서 이 암세포 덩어리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이야기로 만들었다면 카타르시스라도 느꼈을 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음악 사용도 정말 참을 수 없이 구려요. 계속 드릉드릉하는 비트의 락, 메탈 음악을 깔아대는데... 아무리 허접하다지만 어쨌든 진지하게 심각하며 비극적인 이야기를 하는 영화의 톤이랑 너무 안 맞아서 위악적인 느낌까지 듭니다. 호감이 안 가요 영화가 참.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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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히 착해야할 캐릭터이고 착한 것처럼 취급 받는데 전혀 착하지가 않습니다. ㅋㅋㅋ)



 - 결국 이제 와서 남는 건 오직 하나. 그 시절 젊은 배우들의 파릇파릇한 비주얼 구경이죠. 

 어떻게 운 좋게 아주 대박적으로 얻어 걸렸어요. 한채영, 박은혜, 강성민, 정민, 안재환, 엄지원에다가... 김서형(저 위  짤의 보건쌤!)도 나옵니다!! ㅋㅋㅋ 지금은 앞서 언급한 사람들보다 훨씬 성공하셨습니다만. 당시 기준으론 가장 존재감 없는 배우였고 이후로도 오랜 세월 그러셨죠. 역시 인생은 버티기인 것!

 그 외엔 뭐... 없습니다. 그러합니다.




2. 페어게임(2023, 7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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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에 적겠지만 정체성이 좀 특이한 영화입니다. 일단 인디 영화인 건 분명해 보이구요...)



 -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한밤중에 대학 동아리실을 찾아갑니다. 누군가의 생일 파티를 할 거라는데요. 건물 문 잠근 시각에 하는 짓이라 몰래몰래 가야 하는데 경비 아저씨에게 딱 걸렸죠. 결국 어찌어찌 열심히 빌어서 건물에 들어갔고. 건물 출입구는 잠기고. 당연히 살인마가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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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히 짤 같은 건 웹에서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정보도 딱히 없구요. 이게 거의 유일한 짤인데... 사실은 김소현인 줄 알고 클릭했다가 내친 김에 봤다고 자백을 해 봅니다. ㅋㅋㅋ)



 - 사실 이 영화를 '찍히면 죽는다' 전에 봤어요. 이걸 보고 나니 자연스레 '찍히면 죽는다' 생각이 나서(!?) 다시 보고 싶어지더라구요. 무슨 의미인진 다들 이해 하시겠죠... ㅋㅋㅋ 거의 동급으로 못 만든 영화라는 얘기 맞구요. 덧붙여서 설정이나 분위기가 비슷한 부분들이 꽤 있습니다. 여자애 둘과 남자 다수라는 멤버 조합도 그렇고, 각 캐릭터들 성격 설정도 대충 비슷해요. 이 영화 주인공들 동아리가 영화 동아리이다 보니 카메라 들고 설쳐대는 장면이 조금 나오구요. 무리들 중에서 찐따 취급 받는 남자애로 인해 피바람이 불구요. 


 왓챠의 신작 리스트 훑다가 어찌저찌해서 그냥 보긴 봤는데요. 정색하고 비판하기 좀 애매한 영화입니다. 

 다 보고 나서 확인해보니 이게 일단 일반 상업 영화가 아니라 단편 영화 개념으로 만들어진 것 같고. 제작 지원도 동국대학교에 극저예산이구요. 배우들도 거의 경력이랄 게 없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무슨 졸업 작품 같은 건가? 라는 생각도 했는데요. 특이하게도 각본, 감독, 출연진... 을 제외하면 싹 다 중국 인력이 작업을 했네요. 정체가 뭘까요 대체. ㅋㅋㅋ



 - 근데 어쨌거나 참 모자란 영홥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각본이 가장 문제인데... 위에서 말한 저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굳이 욕을 하고 싶어지는 건, 장르가 호러인데 호러 쪽으로 센스가 0도 아니고 마이너스급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호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쓴 각본 같은데 왜 굳이... 라는 거죠.


 예를 들어 이게 2023년에 나온 영화인데, 주인공들이 모두 다 충분히 살아나고 탈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아주 적극적으로 그 반대 선택만 합니다. 살인마를 만나면 밝고 드넓은 공간에서 전력을 다해 어둡고 막다른 곳으로 달리고. 살인마에게 선빵을 날려서 무력화 시켜 놓고는 그 옆에서 자기들끼리 말다툼 하다가 결국 붙잡히고. 여럿이 뭉쳐 있으면서 계속 최선을 다해 찢어져 각자 돌아다니고... 이런 식인데요. 정말로 '모든' 등장 인물이 살인마에게 선빵을 날려요. 그러고 뻗어 있는 살인자를 가만히 냅두고 그 옆에서 무의미하게 비비적거리다가 한참 후에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 온 살인마에게 칼 맞습니다. 이 정도면 지적을 안 할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ㅋㅋㅋ 물론 그렇게 매번 두들겨 맞고도 우리 살인마님들은 언제나 입가에 '섬뜩한 미소'를 장착하고 우아하게 천천히 걸어 다니시죠. 음...;



 - 암튼 뭐 '봤으니까 적는다' 라는 것일 뿐 무슨 얘길 할 게 없는 영화였습니다. 살인자들이 왜 사람을 죽이고 다녔는지도 이해가 안 가고 다 보고 나서도 제목이 왜 '페어게임'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정체가 궁금하네요. 졸업 작품이거나 학교 예산으로 만든 영화라면 왜 스탭이 몽땅 중국인이었나... 이런 쓸 데 없는 호기심으로 끝.




 + 무의미한 우연으로, 두 영화 다 동국대에서 촬영을 했습니다. '찍히면 죽는다'는 실내 장면 조금 찍은 듯 하고 '페어게임'은 아예 동국대에서 시작해서 동국대에서 끝나는 동국대 제작 영화... ㅋㅋ 그래서 독실한 기독교인이 싸이코로 나왔나! 라는 뻘생각도 들구요.



 ++ 서기 2000년이 24년전이라는 사실에 언제쯤 적응을 할까요. 아마 평생 못하고 계속 '그게 벌써 nn년 전이라니!!!'라며 살다 죽겠죠. ㅋㅋㅋㅋ

 암튼 그때 한국 영화판에 불었던 호러 붐은 참 좋았는데 말입니다. 결국 괜찮은 작품은 얼마 못 남기고 끝이 났죠.



 +++ '찍히면 죽는다'를 보면 학교 시설이 되게 좋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실에든 교무실에든 에어컨이 없더군요. 세월!!!!!



 ++++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찍히면 죽는다'는 스포일러를 조금 적어 보겠습니다.


 그래서 아무 의미 없고 재미도 없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흉내로 주인공들은 하나씩 찹찹 죽어 나가고 마지막엔 가장 주인공처럼 생긴 남자애 하나, 여자애 하나만 남죠. 근데 이 영화 주인공들은 살인마가 메시지를 보내 어디어디로 초대를 하면 꼭 부리나케 거기로 달려가요. 이 미친 놈 죽여버리겠어!! 하고 달려가서 살인마가 짜잔~ 하고 나타나면 곧바로 미친 듯이 비명 지르며 도망을 칩니다. 왜 이러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가는데... ㅋㅋ 암튼 마지막 초대 장소는 학교에요. 거기에서 또 무의미한 숨바꼭질을 한참 하다가 짜잔~ 하고 정체를 드러내는 범인은 처음에 죽은 남자애의 누나, 엄지원이네요. 대체 비디오 테이프는 어디서 구했는지, 그런 확실한 증거를 손에 넣고서 왜 경찰에 신고를 안 했는지, 왜 1년간은 침묵하고 있다가 지금 이 난리인지 등등 궁금한 것 투성이지만 그딴 거 밝힐 틈도 없이 걍 남자 주인공이 '영차!' 하고 한 번 미니까 혼자 과학실 진열장을 넘어뜨리며 쓰러진 후에 등에 비이커가 꽂혀 죽습니다.


 그래서 살아 남은 둘이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가는데... 어익후 구급차 운전자 손에 피가 묻어 있네요. 이게 뭐꼬! 하고 보니 처음부터 내내 주인공들에게 개무시 당하던 담임 선생, 안재환이 또 범인입니다. 둘이서 한 거래요. 사연이고 자시고 간에 설명은 그냥 이게 다입니다. 둘이서 했음. 근데 이 양반이 자꾸 미친 놈처럼 이상한 소릴 떠들어대서 가만히 보니 처음에 죽은 남자애 혼이 빙의한 것 같습니다(...) 근데 뭐 별 의미 없고 또 치고 받고 어쩌고 하다가 급정거 하는 자동차 지붕에서 부웅 날아가 공사장의 철근에 몸을 관통하고 죽어요.


 그리고 몇 달 후. 생존자 둘은 수능 보고 대학도 좋은 데 붙었나봐요. 그러고 넘나 해맑고 다정하게 연인의 대화를 나누며 캠코더로 기념 영상을 찍는데, 난데 없이 또 예전의 그 비옷 살인마가 얼굴 가리고 우다다 뛰어와서 남자애를 베어 죽이고 여자애한테 달려드는 순간 화면이 어두워지며 엔딩입니다.


 보고 나면 정말 미스테리가 한 두 개가 아니에요. 분명히 주인공들이 죽은 애를 평소에 엄청 괴롭혔다는 거, 그런데 함께 여행을 갔다는 걸 모두가 다 아는데 얘들은 경찰 조사도 안 받고 주변에서 추궁도 안 받거든요. 이후로 주인공들이 좌라락 죽어나가는 과정에서도 경찰은 역시 코빼기도 안 비치구요. 살인마만 나타나면 세상이 마치 평행 세계로 이동이라도 하는 건지 아파트 주민들이 다 사라지고 목욕탕 손님들이 삭제가 되는 것도 신비롭구요. 심지어 주인공들 모두에게 가족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박은혜의 집이 여러 번 나오는데 늘 그냥 자연스럽게 혼자 있어요. 고2 들이 자동차 부릉부릉 몰고 일박 여행 다녀오는 것도 참 선진국 느낌 나서 좋구요. 학교에서 백주 대낮에 선생이 칼에 베인 상처를 입고 옥상에서 떨어져 죽어도 세상은 평온하고... 앞서 말 했듯이 살인범은 영화 내내 순간 이동 능력을 발휘합니다. ㅋㅋㅋ 아무리 슬래셔 무비가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은 장르였다고 해도 이 정도는 절대 아니었다구요 감독님하. 특히나 '스크림' 이후 유행했던 케빈 윌리엄슨식 슬래셔를 베낄 거였으면 이건 안 되죠...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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