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아시다시피 대표적인 강제투표국가입니다. 

한 마디로 국민의 투표하지 않을 자유를 강탈한 무시무시한 투표전체주의 국가죠. 




   (그래서 맨날 투표율 결과가  이 모양 ㅎㄷㄷ.)


투표하지 않으면  20호주달러(한화 2만3천원)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호주 법정최저임금이 15달러~17달러니까 약 1시간 15분에 해당하는 급료를 벌금으로 내야하는 거죠. 

빅맥지수로 따지면 빅맥이 4.5 호주 달러니까 자그마치 빅맥이 4개하고도 1달러가 남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죠. 

더 무서운 것은 벌금 안내면 50달러로 늘어나고 계속 안내면 감옥까지 가고요.


투표장에 사람이 많다 보니 줄이 길어요. 

이렇게 현직 수상도 경쟁자 노동당 케빈 러드 포스터 앞에서 딴 사람들이랑 같이 순서를 기다려야죠. 

이 양반 바쁜 사람인데 말입니다. 

(2007년 호주 총선 , 웃고 있는 할아버지가 근소한 차로 10년 만에 수상에서 쫓겨난 

자유당 존하워드.  강제투표만 아니었으면 이라크 파병 상관없이 더 해먹을 있었을 텐데...)


80여년 전에 만들어 놓은 원시적인 법을 아직도 못 고치고 

이렇게 사람들의 자유를 구속하고 있답니다. 


물론 이런 구습을 폐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투표율이 높을 수록 진보정당에게 이득이 가게 마련이죠. 

그래서 보수 측 일부 소수 의식있는 분들께서 국민의 투표불참자유를 강탈하는 이런 악법은 사라져야 

한다고 강력 주장하시고 오랫동안 논란이 있었어요. 

그래서 호주 선관위가 1996년 대대적인 여론조사를 했는데, 

오랜 악습의 타성에 쩔은 호주 국민들이 글쎄 74%나 강제투표를 지지 했답니다. 

그래서 그냥 논란은 묻히고 말았죠. 


이런 투표불참자유를 무시하는 처사가 어찌나 뻔뻔한지, 

거동이 불편한 노인분들이나 환자들한테까지 표를 쪽쪽 빨아 먹기 위해서 

모바일 투표소를 운영해서 집이나 병원 요양원까지 찾아갈 뿐만 아니라, 

교도소 죄수들 한테까지도 투표를 하도록 강요하고 있죠.  

호주에서는 징역 5년 이하 죄수들은 닥치고 투표를 해야 합니다. 

투표하기 싫으면 징역 5년 이상을 받아야만 하죠.  정말 너무하지 않습니까?


투표에 불참하는 것도 하나의 정치적인 의사표시인데 이럴 수가 있느냐고 하면,

선관위에서는 그럼 투표장에 나오셔서 기권하시거나 무효표로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라는 망발이나 하고 말입니다. 


이런 강제투표의 폐해는 정말 참담합니다. 

젊은이들이 아까운 청춘을 발산해야 할 소중한 시간에 투표장을 억지로 찾아야 되다 보니

이렇게 다들 저 무겁고 커다란 서핑보드를 들고 투표소까지 나와야 하는 고통을 당하게 됩니다. 




(젊은이들의 서핑보드를 들고 투표소를 드다드는 모습은 투표때마다 각 언론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사진으로 

 호주의 강제투표시스템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대표적인 상징이 되었다)

그 뿐만이 아니죠. 

강제투표도 모자라서 거의 모든 투표장에서 바베큐를 운영해서 사람들을 유인합니다. 

한마디로 냄새로 사람들을 혼미하게 해서 소중한 투표불참 자유를 박탈당한 사실을 잊게 만드는 겁니다. 


(열심히 냄새로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유인 중인 바베큐 용역들)


(투표장에서 소중한 투표불참자유와 맞바꾼 억압의 상징! 홋도그)


그리고 투표장에서 이러게 투표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사행심을 조자하는 경품행사를 열기도 하네요. 

상품으로 휴대용  dvd플레이어 따위를 주는군요.

(경품에 눈이 어두워 소중한 투표불참자유를 내팽기친 젊은 유권자들)


영국에서 이민온 이안이라는 친구는 "호주의 3대 국가 스포츠는 럭비,  크리켓, 선거다. 

한 시즌 끝나면 바로 다음 시즌이 이어지고,  전 국민이 가장 열광하는 스포츠다" 라고 

하더군요. 여기는 동네 럭비 시합 결과도 9시 뉴스 첫째 뉴스로 나오는데, 선거 때는

럭비 중계도 안 해요.  혹시라도 럭비 본다고 투표하러 안 갈까봐서요. 


사실 호주 정치인들이 격무와 도덕성 유지 때문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상대적으로 높은 자살율이나

이직율을 보이는 것도 이런 강제투표와 전혀 무관해 보이지는 않아요. 


이제 서울시장 투표 마감이 한 2시간 반 정도 남았군요. 

여러분 소중한 투표불참자유를 잘 지켜내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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