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소 한국인디음악을 좋아하는 여성사람입니다. 최근 한 인디음악 페스티벌과 관련된 여성차별의 논란이 있었습니다. 밤섬해적단이란 밴드의 권용만이라는 사람이 쾅프로그램이라는 밴드의 소개글을 썼는데 거기에 이런말이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공연장에서 최태현이 다리구르는것만 바라보는 20,30대 여성호구들"  (제가 그 캡쳐본을 못찾겠네요ㅠ 트위터에서 꽤나 논란이 있었는데ㅠ 혹시 지원가능하신분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과연, 음악 페스티벌의 밴드소개글에 특정밴드의 팬을 '호구'라고 지칭하는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보통의 경우에 그런걸 팬, 관객, 리스너, 혹은 고객-.-; 뭐 그런식으로 부르지 호구라고 부르지는 않잖아요. 사기꾼이나 사기치는 상대에게 호구라고 부르지-_-;; 애초에 호구라는 단어에는 비하하는 의미가 있는건데. 그럼 그 밴드의 팬들은 도데체 무슨 잘못을 저질렀길래 공식밴드소개에서 그 밴드를 소개하는 사람에게 호구소리까지 들을 정도인걸까요? 혹은 그 글쓴이가 호구라고 부르는것은 분명히 그 글쓴이가 그 팬들을 낮잡아보기때문에 그런 단어를 사용한게 아닐까요? 그런데 더 황당한것은. 왜 그럼 남자팬들은 호구가 아니고 여자팬들만 호구인걸까요? 그 여자팬들을 지칭하는 단어는 더 황당합니다. "최태현이 다리구르는것만 바라보는.." 네. 무슨말인지 알겠어요. 20,30대 여자들은 남자얼굴이나 보고 좋아할줄아는 빠순이라는거죠. 그런데 저는 나름대로 그야말로 공장에서 대량생산된것같은 획일적인 대중음악에 지쳐서 좀 더 신선한,새로운 음악을 듣고싶고 또 그런공연에 가는것 자체를 즐기는 거에요. 근데 제가 저 밴드의 공연에 가 있었다는것만으로도 어떤사람한테는 그냥 당연하게 밴드의 누구가 잘생겨서 그 얼굴보러 온 애겠거니.. 이런 취급되는게 싫어요. 한마디로, 제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제가 진짜로 뭔가 사운드,음악, 분위기를 즐길만한 능력이 없겠거니 하고 취급되어지는듯한 시선이 저 발언에는 담겨있었어요. 마치 여자들은 지능이 낮아서 남성들과 같은 감상을 느낄수가 없고, 도구로써만 존재하는것같은, 그러니까 여자들은 그 공연장에 온 남자들처럼 새로운 음악을 즐기는 능동적인 문화소비자-.-;가 아니라 생각없는 빠순이처럼 기타리스트가 다리구르는거나 바라보는 돈퍼주는 도구라는거죠. 적어도 저 패스티벌의 공식 소개글에 의하면, 쾅 프로그램이라는 밴드를 보러오거나 음반을 구매하는 20,30대 여자들은 다 호구에요. ㅠㅠ 우리는 절대로 능동적인 문화소비자일리 없는 그냥 멍청한 도구일 뿐이야..ㅠㅠ 엉엉 한국인디의 발전을 위해서 일부러 수준이하의 음악들이지만 그래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문화를 소비했는데 돈쓰고도 젊은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호구라고 제3자에게 욕먹네요..


그래서 이러한 이유로 20,30대 여성인디팬들에 의해서 트위터상에서 약간의 논란이 있었다고 해요. 사석에서 한것도 아니고 공식적인 밴드소개에 저런여성차별적인 언사를 아무런 문제의식없이 사용했다는것은 분명히 논란의 여지가 있지요. 그런데 더욱더 가관인것은 저 권용만이라는 사람이 해명이랍시고 한소리가 뭐였냐면 "여자는 소중하다" 이거였어요. -_-;; 이건 뭐.. 자기의 여성비하적인 발언이 도데체 뭐가 잘못되었는지 모르고, 심지어 관심도 전혀 없는것같아요. 사실 이번이 두번째에요-_-; 저번에도 '빅자지'사건이라고 한번 더 남성우월적인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적 있어요. 아주 상습범임. 사실 저는 저 페스티벌의 공식소개글까지는 읽었을때 좀 기분나빴지만 괜찮았어요. 왠 페스티벌한대서 밴드소개 읽으러 갔다가 봉변을-_-;;; 근데 저 글을 쓴 사람이 해명이랍시고 트위터에 던져놓은것을 보니까 참 너무 씁쓸했네요. 제가 아는 수많은 한국남성들의 모습과 너무나 겹쳐보여서요. 물론 정말 괜찮은 남자들도 있어요. 당연히 젊은여자관객이라고 저사람은 얼굴이나 보러온 호구일것이다.라고 지레짐작하는게 왜 나쁜지에 대해서 이해하는 정상적인 가치관을 가진 남자들이요. 그러나 그렇지 않은 남자들은 그냥 내가 뭘 잘못생각했다는거야? 라고 하면서 깊게 사고하는것을 거부하고 계속 하던대로 살아요. 오히려 자기들이 남자로 태어났다는 웃기는 우월감과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서 발악하죠. 그런남자들은 자기들이 남성우월적인 태도라는게 어떤건지, 자기의 평소 생각들중 어떤점이 남성우월적인 태도인지 절대로 모르고 또 관심도 없어요. 그런것에 대해서 태어나서 단 한번도 깊게 생각을 해본적도 없고, 인터넷에서 저런식으로 가끔 한소리씩 듣는거야 그냥 뭔 페미년이겠거니 하면서 무시해버리죠. 그런 남자들은 머릿속에 남성우월적인 사고를 가지고 살면서도 자기는 절대로 남성우월주의자가 아니라고 펄쩍뛰죠. 하지만 사실은 굳이 귀찮게 자기의 사고방식이나 생각을 바꿔야할 필요를 못느끼는거에요. 아니 오히려 남성우월적인 태도로 살면 편하고 좋죠. 우월감느끼고. 여자들을 낙태충이라고 헐뜯으면서 자기들의 도덕적인 우월감을 느끼는 여성혐오 일베충이 뭐 말하자면 그런거랑 비슷한 태도 아닌가요. 바로 저 젊은 여자만 보면 저사람도 자기들하고 똑같은 생각과 사고와 감정을 가질수잇고 가져야하는 존재라는것을 무시하면서 그냥 저사람은 젊은여자니까 멍청하고 얼굴이나 보고 좋아하고 고매한 예술이니 인디음악이니 하는자체는 절대로 즐길줄도 모를거야. 라고 단정해서 생각하는것이야말로 가장 해악이 큰 여성차별이에요. 그러니까 20,30대여자팬들만 호구라고 싸잡아서 부르고 남자들은 호구라고 안한거죠. 왜인줄 아세요? 일부 남자들은 당연히 여자들은 멍청하고 감정도 남자들과 다르게 느끼고 뭐든지 더 미개한 존재니까 여성이라는 존재는 남자를 위해서 도구로써 존재할때만 가치가 있다고 사고하는거죠. 즉, 얼굴이 예쁘고, 나이가 어리고, 몸매가 날씬하고, 가슴과 엉덩이도 큰지, 얼마나 자기한테 마치 엄마처럼 상냥하게 대하는지, 하는 덕목만 여성의 가치이고, 그외의 다른 장점들은 그냥 다 묵살해버리는 거에요. 예를들자면, 여성도 남성처럼 정말 성격에 의리가 있는게 장점이 있는 여자일수도있고, 불의를 보면 참지 않거나, 아주 용감하거나 하다는게 그사람의 진짜 휼륭한 장점이 될수있는거잖아요. 그런데 평상시에 저런식으로 젊은여자들만 보면 무조건 자기들하고 똑같은 사고와 감정을 가질수있는 존재로 전혀 생각하려고 하지 않기때문에, 저여자가 어리고 예쁘지 않으면 아예 가치가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해도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거죠. 한국사회는 남자들이 여자들을 남성과 비슷한 감성과 욕망과 생각을 가질수있다는것을 무시하는태도를 가지는것 아주 당연시되 사회이기 때문에 저런식으로 공식적인 밴드소개글에서 저렇게 젊은여자만 집어서 호구라고 비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남자들도 있는것같아요. 그런식으로 젊은여자를 보면 무조건 편견에 차서 남자와 같은 사고나 생각이나 감정을 느끼는것이 가능하다고 보지않고, 자신의 성적인 욕구를 체워주거나 하는데만 쓸모있는 도구로써만 생각하고(관객이나 팬이 아니라 (멍청하게 돈대주는)호구라는 문제의 발언도 이런 맥락이 아닐지), 그 '도구;의 기준에 맞춰서 여성을 평가하는것이 너무나 당연시되어있기때문에 한국여자들이 얼마나 많이 성형수술을하고, 어려보이려고 발악을 하고. 다이어트에 미치는데요. 한국에서 젊은 여성으로 살아가는것은 정말 힘들어요. 여성에게 있어서 외모라든가 나이라든가 하는 원래부터 주어진 장점들 말고, 자기가 후천적으로 노력해서 획득한 성격적인 장점들에 대해서는 평가가 너무 박해요. 예를들어서, 성실하다라든가 책임감이 강하다든가 아는것이 무척 많다든가 책을 엄청 많이 읽었다든가 하는것보다 눈이 크다라든가 허벅지가 가늘다라는 장점이 훨씬 더 높게 평가되잖아요. 솔직히, 눈이 작고 허벅지가 굵어서 고민하는 친구에게 "그래도 너는 책임감이 강하잖아." 라고 위로해봤자 잘 안먹히잖아요-_-;; 심지어는 여자들 스스로도 그런 자기의 후천적으로 획득한 성격적인 장점들보다는 선천적으로 받아야지 가능한 외모라든가 나이라든가 하는것들에만 집착하고 컴플렉스를 느끼게되는것같아요. 그래서 우리 한국여자들이 유독 그렇게 유럽이나 북미같은 우리나라보다는 그래도 남녀가 동등한 존재라는 의식이 확실히 자리잡았다라는것으로 알려진 다른나라에 비해서 성형수술에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는것같아요.. 그것은 다 남성들이 여성들을 자신과 동등한 사고나 감정을 가질수없는 미개한 존재라는 편견으로만 보고 자신들이 그런 미개한 존재들에게 도구로써만 바라는 덕목들만 가치있는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것같아요.   


더욱더 끔찍한것은 이사람은 이러한 자신의 차별적인 사고에 대해서 잘못된점을 알아도 그냥 변화시키기않기로 묵과하는 태도죠.. 저 여성비하적인 발언을 한 권용만이라는 사람도 어떠한 해명과 사과를 하지않고 게다가 상습범. 또한 사적인자리에서 (예를들어 트위터에서의 발언이었다면 이렇게 문제가 되지는 않앗을것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여성차별적인 사고를 드러내는것이 아니라 공적인 자리에서의 여성차별적인 발언을 했다는것은 대단한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공적인 자리에서 저런 발언을 하고 단순한 말실수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사과한게 아니라 "여성은 소중하다"는 소리나 했다는건 그냥 지금 뭐가 문제인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는건데, 가장 최악의 형태의 차별은 그 차별을 하는사람들이 이게 왜 차별이고 나쁜건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에 가장 그 피해가 극심하거든요. 저런사람들이 회사에 가면 또 젊은 여자직원들을 보면 알지도 못하고 또 무조건 저사람이 여자라는 이유로 편견에 차서 바라보고 차별하겠죠. 왜냐하면 자기는 남자라서 차별받을일 없고 일단 자기들의 불알두쪽달렸다는 기득권이나마 지키려고 자기사고나 발언들이 잘못되었다는것을 알아도 눈을 감고 무시하는 부류의 사람이에요. 저 문제의 발언을 한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나름 리버럴하다는 좌파 인디뮤지션이라서. 저사람들 무슨 시위현장같은데 다니면서 공연도 하고, 자립이니 두리반이니 하면서 나름 정치권 똘마니, 좌파노릇도 많이 했고, 예술인의 복지를 외치는 사람이에요-_- 티비에 예술인의 복지를 주장하는 집단으로 나온적도 있구요. 저사람도 무슨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인가 다녔을꺼에요. 못배운 사람도 아니에요. 근데 자꾸 상습적으로 저런 부적절한 장소에서 여성비하적인 헛소리를 해서 논란을 일으키고 그런일을 겪고 많은 사람들이 제발 생각을 좀 바꿔달라고 대화를 요청해도 저 사람은 본인의 차별적인 협소한 사고관을 수정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안보이고 그냥 반복하는것같아요. 정말 정규교육을 하나도 못배운사람이 말실수하고 그러는해프닝같은게 아니라 알만큼 알고 배울만큼 배운사람이 여성을 계속 차별하는 사고를 가지고 뭉개기로 '선택'하는 경우 가장 악질이라고 생각하구요.


그냥 공연하면서 일어난 하나의 헤프닝이라고 보기에는 좀 씁쓸해서 두런두런 적어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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