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영화 다 중요한 스포일러는 없구요



1. V/H/S 파멸을 부르는 비디오 (2021, 파운드 푸티지 호러 앤솔로지,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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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시다시피 원제는 V/H/S/94 입니다. 1994의 94요. 이번작 컨셉이 복고였나봐요. 응답같은 걸 하고 막)



 - 다들 아시겠지만 앤솔로지 시리즈이고 벌써 네 번쨉니다. 뭐 9년 동안 네 번째이니 '벌써'는 좀 애매하긴 하네요.

 늘 그렇듯 액자가 있고 그 안에 4편의 독립적 이야기와 가짜 광고 하나가 있어요. 근데 이번엔 뭔가 역대급으로 액자와 내화의 연관이 무성의한 편입니다. 전에는 최소한 '정체불명의 무서운 테이프들을 모으는 남자의 집'이라는 식의 설정이라도 있었는데 이번엔 걍 영문 모르게 여기저기 켜져 있는 티비 속을 맥락 없이 들락거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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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문 모를 훼이크 광고도 하나 맥락 없이 나옵니다. '사이코 고어맨' 감독 연출! ㅋㅋ)



 - 나름 에피소드별로 정리를 했다가 걍 다 지웠네요. 쓸 데 없이 너무 길어서. ㅋㅋㅋ 일단 액자 에피소드가 참 구린데 액자라서 다행이구요. 개별 에피소드들은 그냥 구멍은 없이 전반적으로 소박하게 괜찮은 정도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막판 두 에피소드가 방점을 찍어줍니다.  


 5) The Sub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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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혹한 거 다 빼면 남는 짤이 이것 뿐.)


 미친 과학자가 인간과 기계를 결합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젊은 남녀 하나를 납치해다가 머리 뚜껑을 열고 팔을 자르고 뭐뭐를 열심히 해요. 그러다 드디어 성공!! 했는데 그 순간 중무장한 경찰들이 들이닥치고...


 : 이번 V/H/S에서 가장 튀는, 가장 문제적인(?) 에피소드입니다. 간단히 말해 피칠갑 사지분해 액션이에요. 총을 쏴도 걍 탕! 으악!! 이 아니라 쿠콰콰콰콰앙야!!! 하면 사람이 말 그대로 곤죽이 되는 식입니다만. '밤이 온다'의 감독답게 그 고어도를 감당하기만 한다면 상당히 볼만한 액션이 지루할 틈 없이 끝까지 이어져요. 인도네시아판 로드리게즈 느낌? ㅋㅋㅋ 나름 그 와중에 애잔한 정서 같은 것도 살짝 곁들여지구요. 뭐... 근데 스타일상 좋아할 사람은 열광하고 싫어할 사람은 여기서 걍 영화 감상을 중단해버릴 위험이. ㅋㅋㅋ

 저도 고어를 즐기지는 않습니다만. 어쨌든 감독님 능력은 있으시네... 라고 생각하며 봤어요.


 6) Te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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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다 보면 정들 정도로 놀림 당하는 아저씨. ㅋㅋ)


 한 무리의 백인 아저씨들이 지들끼리 무슨 계급을 붙여 부르며 전투 훈련을 빙자한 전쟁놀이 같은 걸 합니다. 아무리봐도 예비군 훈련 만도 못한 퀄인데 본인들은 다 진지하고 심지어 정부 기관 건물을 폭파한다는 거창한 목표까지 있네요. 문제는 이들의 비밀 병기인데, 허름한 목장 같은 곳에 사람 하날 묶어두고 총으로 쏴죽입니다. 잠시 후에 또 죽여요. 그리고 또... 이게 대체 뭘까요.


 : 제목이 말장난이죠. Terror를 준비하던 사람들이 Terror를 맞게 되는 이야기에요. 이런 작명 센스대로 코믹물입니다. 백인 + 남성 + 총기 + 기독교 + 음모론자들 집단이니 어떤 유머일지는 뻔하겠구요. 이죽거리며 이 양반들의 멍청함을 놀려 먹는 영화의 태도가 웃겨서 재밌게 봤어요. 그리고 호러 영화 단골 캐릭터 뭐뭐씨의 참신한 활용법도 좋았네요. 그런 기발한 아이디어라니 알고 보니 똑똑했던 우리 바보 아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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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짤들 화질이 다 이런 건 영화가 실제로 이렇기 때문입니다. 1994년을 배경으로 한 파운드 푸티지니까요.)



 - 그래서 뭐, 무난하게 시간 때울만한 호러 앤솔로지였구요. 저 5번 에피소드에 대한 호불호가 최종 감상을 가를 듯 하네요.

 호러 단편 좋아하시고 고어에 예민하지 않으시다면 한 번 시도해보실만 합니다만, 가장 큰 장벽은 유료 vod라는 거겠네요. ㅋㅋ

 OTT에 없구요. 전 올레티비 부가 서비스 덕에 봤습니다.




2. 슬리더 (2006, 95분, 징글 엽기 코믹 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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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짤 죄송합니다만 이게 그나마 덜 한 걸로 고른 겁니다. 정말이에요. 믿어주세요.)



 - 미쿡 한적한 시골 마을. 이 마을엔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추남 갑부 & 미녀 교사 부부가 있구요. 그 미녀를 수십년 짝사랑해 온 순정파 보안관님도 있구요. 욕심쟁이 비매너 시장님도 계시고 그럽니다. 그런데 전통의 사슴 사냥 개막식이 열리기 하루 전날 이 마을 숲에 우주에서 운석 같은 게 하나 떨어집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기어나온 민달팽이 처럼 생긴 생명체가 추남 갑부님 속으로 쏙 들어가 버리고. 당연히 우리 갑부님은 수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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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의 보안관!!!)



 - 그러니까 또 다시 '신체강탈자의 침입'인데요. 거기에 징글징글 크리쳐를 때려 박고 나사 풀고 폭주하는 악취미 농담을 동력 삼아 달리는 영화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제임스 건이 직접 쓰고 연출한 영화구요. '이 사람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처럼 얌전한 영화나 만들 사람이 아니라구요!!'라던 사람들의 칭찬(?)에 생겼던 호기심을 이제야 해소했네요. 뭐 그 트윗 사건 때문에 좀 찝찝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안셀 엘고트 나오는 영화도 봐 놓고 무슨!!" 하고 걍 봤네요. 이게 다 스필버그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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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남'이라 불러서 죄송합니다만 제 판단이 아니라 영화 속 설정이 그렇습니다. 오해는 Naver)



 - 암튼 재밌게 봤습니다. 트로마 출신이라 들어서 막나가는 부분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봤는데, 의외로 디테일을 잘 꾸며내는 재주가 있는 감독이었군요. 주인공 3인방(부부+보안관) 묘사가 센스 있었어요. 남편이 알고 보니 순애파였다는 부분까진 그러려니 했지만 남편을 그리 사랑하진 않는데도 '신성한 서약'에 집착하는 아내와 그걸 지켜보는 보안관. 그리고 괴물이 본격적으로 날뛴 후에도 그 괴상한 관계가 진지하게 이어지면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보니 안 웃을 수가. ㅋㅋㅋ B급과 Z급 사이를 오가는 표현 속에서도 매끈하고 긴장감 있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재주도 훌륭했구요. 사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영 지루하게 봤는데. 인성과 과거야 어쨌건 재능은 확실한 사람이었구나...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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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징그러운 호러 짤이 없어서 걍 이 정도로... 짤 고르기 참 어려운 영화네요.)



 - 결론은 재밌는 영화입니다.

 제임스 건의 과거지사에 크게 신경이 안 쓰이는 호러 팬이라면 한 번 보실만해요.

 더럽고 불쾌하다... 고 느끼는 장면이 수두룩한 와중에도 의외로 구체적인 표현 수위는 그리 세지 않구요.

 호러와 코믹 중 코믹의 비중이 훨씬 커서 여러모로 가볍게 즐기기 좋은 영화였습니다. 민달팽이 혹은 거머리 공포증이 심한 분은 제외해야겠지만요. 하하;



 + 아주 오랜만에 이 영화 때문에 떠오른 '크리터스'가 보고 싶어졌습니다만. 역시나 무리인 것 같군요. 적어도 스트리밍으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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