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작이고 런닝타임은 2시간 4분.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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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즈'는 또 어디에서 튀어나온 것인가!! ㅋㅋ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Afterlife'는 내용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부제입니다. 이러시면 안됨.)



 - '고스트버스터즈'답지 않게 진지한 호러 분위기로 시작합니다. 얼굴을 안 보여주는 한 남자가 귀신에게 쫓겨요. 보아하니 꽤 강한 귀신이고, 남자는 이 귀신을 잡기 위해 미리 성대한 트랩을 준비했던 모양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그게 작동을 안하구요. 결국 그 남자는 사망.

 장면이 바뀌면 엄마, 오빠, 여동생 3인 가정이 보입니다. 경제적으로 아주 쪼들리는 모양이고 오빠는 걍 헐랭한 성격, 동생은 과학 오타쿠네요. 이들은 집세를 못 내서 등장과 동시에 살던 곳에서 쫓겨나고, 마침 의절한 외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시골 집이 있어서 거기로 옮겨갑니다. 그리고 그 외할아버지는 당연히 도입부의 그 남자이고 가만 보... ㄹ 것도 없이 손녀딸은 처음부터 이곤의 안경과 머리 모양을 하고 있어요. ㅋㅋ 그래서 그 집에 살게 된 3인 가정이 이사 온 시골 마을에 적응하랴, 이곤이 남긴 유산을 발견해서 귀신 잡이에 나서고 지구도 구하랴, 소원했던 가족들끼리 화해도 하랴 여러모로 바빠지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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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가 굳이 '이곤'의 핏줄이라는 걸 숨기는 게 이해가 안 되는 주인공의 스타일링. ㅋㅋㅋㅋ)



 - 그러니까 사실은 '고스트 버스터즈3'이라는 제목이 붙었어야할 영화죠. 리퀄, 리부트, 같은 세계관 공유네 뭐네 이런 설명 필요 없이 그냥 2편에서 이어지는 속편이라고 생각하는 게 심플하고 정확합니다. 현실 세상에서 흐른 세월을, 그리고 떠나보낸 배우를 그대로 반영해서 거기에 맞춰 각본 쓰고 캐스팅해서 만든 본격 추억팔이 영화이기도 하구요. 다들 아시다시피, '이곤' 역의 해롤드 래미스는 이미 10년 전에 고인이 되셨잖아요. 그러니 도입부에서 그 캐릭터의 얼굴을 안 보여주는 것도 떡밥인 척하면서 대역 배우의 얼굴을 숨긴 것 뿐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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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별 사이 좋게 반반에 인종도 대표격으로 셋. 이거시 21세기다!!!!)



 - 당연히 21세기 패치가 강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이곤의 외손자, 외손녀가 등장하는 가운데 굳이 손녀를 원탑 주인공으로 택한 것부터 그렇구요. 그 손자보다 (무려 '기묘한 이야기'의 인기 배우를 캐스팅하고도!!) 손녀 친구인 동양인 너드 어린이의 활약이 더 큰 것도 그렇죠. 게다가 여기에 덧붙여지는 동료 캐릭터는 또 흑인. 결국 백인 남녀 + 동양남 & 흑인녀 조합으로 파티가 구성되구요. 당연한 듯이 이 중에 '잘 나가는' 금발 백인 푸른 눈 청소년은 하나도 없습니다. 또 이건 스포일러라서 설명은 않겠지만 마지막 쿠키를 보면 1, 2편에서 요즘 시각으로 볼 때 불편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속죄(?)격의 이야기가 나와요.

 하지만 이런 걸 직접적으로 내세우는 것 없이 '그냥 그렇게 된 거죠 뭐'라는 식으로 두리뭉술하게 넘어가는 이야기라 별 생각 없이 보면 아무 생각 안 들구요. 아마도 그래서 인터넷에서 욕을 안 먹었나 싶기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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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리 쿤 넘나 좋으신 것... 나오시는 줄도 모르고 봤다가 복권 당첨 기분을!!)



 - 근데 이런 부분들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영화를 꽤 잘 만들었습니다.

 일단 캐릭터가 좋고 배우들이 좋아요. 보기 시작하면 다들 금방 익숙해지고 금방 정드는 흔한 캐릭터들인데, 나름 다 조금씩 디테일이 있어서 좋구요. 또 이런 캐릭터들이 모여서 하는 짓들이 다 되게 귀엽습니다. 특히 이곤 주니어(...)와 엄마의 캐릭터가 좋았어요. 하나 하나 따로 봐도 매력있고 둘이 마주하고서 말 주고 받으면 더 재밌구요. 영화 끝까지 가 보면 아 이게 결국 이 두 사람과 그 관계에 대한 이야기였구나... 싶은데, 그래서 이 두 캐릭터에 더 정성을 쏟았던 거겠죠. 결정적으로 둘 다 참 예쁩닏

 상대적으로 남자 캐릭터들은 걍 평범 무난한 편인데, 어차피 이야기 속에서 맡은 역할도 딱 그 정도였고 그걸 폴 러드나 핀 울프하드 같은 배우들이 잘 살려줘서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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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러드의 역할으 그저 한 마리 고스트버스터즈 덕후...)



 - 이야기의 페이스도 좋아요. 런닝 타임 두 시간이 넘는 걸 보고 아 이건 좀 부담스럽다... 싶었는데 늘어지거나 심심한 부분 거의 없이 잘 흘러가더라구요. 주인공네 집안 사정, 피비의 학교 생활, 집에서 발견하는 이곤의 흔적들, 깡촌 마을의 일상 풍경들 등등 이런 것들을 소소하지만 재밌게 보여주면서 서서히 '고스트 버스터즈 부활!!'의 밑밥을 깔아가는데 그게 참 별 자극이나 큰 사건 없이도 자연스럽게 잘 흘러갔습니다. 각 부분도 웃기고, 또 '부활!!!'의 시간이 다가올 수록 관객들의 기대치를 착실하게 조금씩 조금씩 쌓아주는 센스도 좋구요. 그래서 런닝타임 절반 이상이 지나고 나서야 펼쳐지는 첫 귀신 잡이 액션 장면은 정말 흥겨운 기분으로 즐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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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선총!! 씐난다!!!!!)



 - 그리고 뭣보다, 정말 작정하고 만든 팬서비스 영화입니다.

 일단 1, 2편에 다 나온 고정 캐릭터들은 아마 거의 다 나온 것 같아요. 심지어 이곤까지 나오니까요(...)

 당연히 예전의 그 정든 장비들도 다 나옵니다. 유령 탐지기, 광선총과 덫, 원년 멤버들 이름 새겨진 유니폼에다가 당연히 엑토-1호까지. 

 그리고 이런 것들을 그냥 등장 시키고 그냥 보여주는 게 아니라 정말 팬심 가득한 전개로 하나씩 등장 시키고 써먹어요. 

 유튜브로 전편의 장면들을 실제 클립처럼 보여준다든가, 발굴(?)한 아이템들을 하나씩 써보며 넘나 신나고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길게 보여준다든가, 심지어 아예 등장 인물 중 한 녀석은 '고스트버스터즈' 원조 멤버들의 광팬입니다. ㅋㅋㅋ 관객들 입장을 대변해 주는 거죠.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엔 할배들을 주인공으로 다시 소환하면 노인 학대라 영 그렇겠지만 어린 애들 내세우는 것도 '기묘한 이야기' 흉내 같아서 좀 별로... 하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그게 되게 괜찮은 아이디어였더라구요. 이 시점에 이 영화를 보며 즐거워하는 40대들은 어렸을 때 그 장비들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있었던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딱 그 40대들이 그 영화를 볼 당시 나이에 해당하는 주인공들이 광선총 쏘고 덫 날리고 엑토-1호 몰며 함성 지르고 이런 모습들을 보니 뭔가 38년만의 대리만족 같은 기분이 드는 겁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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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토-1호!!! 씐난다!!!!!)



 - 다만 이 팬서비스가 이야기의 완성도를 갉아 먹는 면도 없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1편의 적을 굳이 재활용할 필요가 있었나... 싶었죠. 애초에 그다지 매력적이거나 카리스마 있는 적도 아니었는데 그걸 디자인까지 그대로 다시 써먹으니 좀 별로였고. 또 1편의 클라이막스를 비슷하게 재현하려고 애를 쓰다보니 원래도 싱거웠던 클라이막스가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싱거워지는 느낌이 있었구요. 왜 원작도 정작 마지막 대결이 제일 허술했잖아요. 이 영화도 비슷합니다. 딱 그 전까지가 신나고 재밌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약해요. 게다가 그 '팬서비스'가 극에 달하는 것도 요 클라이막스인데, 만약 1, 2편의 팬이 아닌 사람이 대충 설정 정보만 알고 이 영화를 본다면 이 부분이 참 지루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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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한 팬서비스 부분은 스포일러를 감안해 피해서 짤을 골랐습니다.)



 - 보면서 그런 생각도 했어요. 듀나님도 하셨던 얘긴데, 이 직전에 나온 여성 버전 '고스트버스터즈'가 당한 비난을 의식해서 과하게 팬서비스를 넣는 것 같아 찜찜했다구요.

 저도 처음엔 좀 그런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음. 결국 전 그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팬서비스가 격하게 많고 비중도 크고 그런 건 사실입니다만. 다 보고 나니 이 영화는 결국 고스트버스터즈의 OB들이 뭉쳐서 만든 해롤드 래미스 추모 영화였구나...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더라구요. 앞서 말 했듯이 배우들 다 나오구요, 원래 감독 아이반 라이트만이 직접 제작을 맡았구요, 요 영화의 감독은 그 아들이 맡았구요. 또 스토리를 보면 결국 이곤이 사실상 주인공입니다. 물론 피비도 주인공인데, 그와 거의 동등한 비중의 주인공이에요. 그러니까 엔딩까지 보고 나면 이게 옛날 그 멤버들 다시 뭉쳐서 팬들 모아 놓고 그 앞에서 여는 이곤=해롤드 래미스 송별회를 본 기분.

 앞서 말했듯이 그래서 팬이 아닌 사람들에겐 좀 별로일 수 있고. 하지만 또 그래서 굳이 이걸 여성 버전 고스트버스터즈 비난한 사람들에 대한 사과문(?)이라고까지 생각할 필욘 없지 않나 싶기도 했고. 뭐 전 그랬습니다.




 - 대충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소소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잘 만든 어린이/청소년 모험물입니다. 동시에 옛날 팬들을 위한 강력한 팬서비스 무비이기도 하구요.

 다만 원래 이 영화를 그렇게까지 좋아하진 않았던 성인 관객들 입장에선 '거 팬질이 좀 과하구려'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다 싶었구요.

 어쨌거나 전 당시 한 마리 팬 어린이였던 사람이라 클라이막스의 그 과한 팬서비스 러시까지 감동적으로 즐겼습니다만. 팬이 아닌 분들은 꼭 보셔야할 필요까진 없겠습니다. 그래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이긴 한데, 막판에 갑자기 소외감 느끼실지도 몰라요. ㅋㅋㅋ

 그러합니다.




 + 한 명 나오는 우리 동양인 어린이는 이름부터 로건 '킴'. 설마 또 한국계냐? 하고 검색해보니 인스타 계정이 '로건_김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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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를 스팸에 싸서 드셔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 우리 맥케나 그레이스양의 이곤 코스프레는 아무리 그래도 좀 과하지 않나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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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코스프레 쪽이 본캐(?) 같은 느낌이죠. 허허.



 +++ 아무래도 팬 서비스는 적당히 하고 새 주인공들이 주역으로 끌어 나가는 새로운 이야기를 원한 분들도 많았겠죠.

 하지만 흥행 잘 돼서 속편도 확정이라니 아마 다음 편부턴 이렇게 격렬하고 갬성 터지는 팬서비스는 거의 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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