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전에 동네 도서관에서 핸드폰 알림이 왔는데 모레부터 한 달 동안 공사한다고 어린이도서관 문을 닫는다네요. 


얼마 전에 그림책 몇 권을 재밌게 봐서 앞으로도 도서관 갈 때마다 종종 그림책/동화책을 빌려보며 머리를 식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런 연락을 받으니 당장 뭘 빌려놔야 할지 모르겠어요. 


동화책/그림책 쪽은 뭘 어떻게 검색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ㅠㅠ 


(유아용/아동용 책도 이상문학상이나 김수영문학상처럼 좋은 그림책 수상작 시리즈 같은 게 있나요?) 


내일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니 어쩐지 급박한 느낌이 들어서 일단 듀나인으로 올려봅니다. 


자녀의 동화책/그림책을 훔쳐봐 왔던 부모님이나 이쪽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의 추천 부탁드립니다. 


(검색 방법이나 링크를 알려주셔도 감사하고요.)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다는데 도서관이 안 도와주네요. ㅠㅠ 


수준은 유아용부터 아동용까지 모두 소화가능합니다. 얼마 전에 빌렸던 안 에르보 그림책도 죄다 유아용이었어요. ^^ 


안 에르보의 그림책들 중 제일 맘에 들었던 건 <파란 시간을 아세요?>였고요. 


그 다음으로 <작은 걱정>과 <편지>도 좋았어요. 


오늘은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니 마음이 복잡하신 듀게분들을 위해 며칠 전 베껴놨던 <작은 걱정>의 내용을 적어볼게요. 


===============================================================


아침에 눈을 뜨면 악쉬발드는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해님을 향해 두 팔을 쭉 뻗곤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는 해님이 없군요.

해님 대신 악쉬발드의 머리 위로는 구름 한 조각이 떠 있습니다.

그리고 악쉬발드가 어디로 가든 항상 따라다니는 게 아니겠어요.

 

하늘의 구름 한 조각.

눈썹 위의

작은 걱정 하나.

 

악쉬발드는

거꾸로 물구나무도 서 보고

머리를 오른쪽으로 기울여도 보고

왼쪽으로 기울여도 보았습니다.

(그래도 구름이 떠나질 않았죠.)  

 

악쉬발드는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구름을 향해 으르렁거려도 보고,

때려도 보고, 야단도 쳐 보았습니다.

하지만 구름은 계속 악쉬발드의 머리 위에

머물러 있기로 작정한 듯했습니다.

 

이번에 악쉬발드는 열심히 달려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아무 소용 없었습니다.

 

그러자 악쉬발드는 울먹이며 중얼거렸습니다.

“엄마......”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악쉬발드는,

부드럽고 달콤한 황금빛 꿀을,

아주 많이,

단숨에 먹어치웠습니다.

 

또 풀과 꽃의 향기를 힘껏 들이마셔 보았습니다.

 

귀를 막아도 보고,

혀를 내밀어도 보고,

눈을 감아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훅훅 입김을 불어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구름은 악쉬발드의 머리 위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몹시 슬퍼진 악쉬발드는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악쉬발드를 따라 구름도 같이 울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구름이 보이지 않는군요!

여기에도, 저기에도,

위쪽에도, 아래쪽에도!

 

구름은 사라지고

슬픔도 같이 사라졌습니다......

악쉬발드가 머리를 드니

따사로운 해님이 콧등을 간지럽혀 주었습니다.



(이 동화는 구름이 비가 되어 내린 후에는 날씨가 맑아진다는 몹시 과학적인 결론을 내려주고 있습니다.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0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5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64
126036 듀게 오픈채팅방 멤버 모집 물휴지 2024.04.22 45
126035 눈물의 여왕 13화?를 보고(스포) [2] 상수 2024.04.21 346
126034 [왓차바낭] 선후배 망작 호러 두 편, '찍히면 죽는다', '페어게임' 잡담입니다 [10] 로이배티 2024.04.21 275
126033 프레임드 #772 [4] Lunagazer 2024.04.21 44
126032 LG 우승 잔치는 이제 끝났다… 3년 뒤가 걱정이다, 구단도 냉정하게 보고 간다 [5] daviddain 2024.04.21 217
126031 [넷플릭스] ‘베이비 레인디어’ 굉장하네요 [10] Gervais 2024.04.21 1051
126030 [왓챠바낭] 다시 봐도 충격적일까 궁금했습니다. '성스러운 피' 잡담 [4] 로이배티 2024.04.20 701
126029 프레임드 #771 [2] Lunagazer 2024.04.20 332
126028 비 오는 날 mlb 벤클 영상 daviddain 2024.04.20 377
126027 그냥 이런저런 킹콩 잡담 [1] 돌도끼 2024.04.20 429
126026 페이크 다큐의 먼 조상이자 어쩌면 괴수영화의 성립에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르는... [2] 돌도끼 2024.04.20 587
126025 잡담) 관계의 종말 - 우리... 끝난 겁니까? 그렇단다 인간아 영원한 없는 법이지 [5] 상수 2024.04.20 608
126024 [넷플릭스] '더 시그널' [3] S.S.S. 2024.04.20 582
126023 [디즈니] 위시. [3] S.S.S. 2024.04.20 471
126022 조지아 블랙, 라떼 catgotmy 2024.04.20 364
126021 [KBS1 독립영화관]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45] underground 2024.04.19 595
126020 프레임드 #770 [4] Lunagazer 2024.04.19 335
126019 아래 글-80년대 책 삽화 관련 김전일 2024.04.19 434
126018 요즘 계속 반복해서 듣는 노래 Ll 2024.04.19 441
126017 PSG 단장 소르본느 대학 강연에서 이강인 언급 daviddain 2024.04.19 44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