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위닝일레븐, 불로불사약

2021.07.02 06:20

여은성 조회 수:371


 1.거리두기 완화를 직전에 취소하니 선물을 받았다가 뺏긴 기분이예요. 몇 개 정도의 모임과 계획이 있었는데 다 날아가 버렸네요.



 2.아이돌 연습생에게 '너는 춤추고 노래하는 걸 좋아하니?'라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하겠죠. 그럼 질문을 좀 디테일하게 해봐야겠죠.


 '너는 춤추고 노래하는 걸 누군가에게 욕먹어가면서 하루에 12시간씩 연습하는 걸 좋아하니? 다음 주에도 다음 달에도 그리고 내년에도?'라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할 아이는 없을 거니까요. 



 3.하지만 훌륭한 것을 만들어내려면 그렇게 해야 하거든요. 자신이 좋아하던 것을 싫어질 때까지 할 수 있어야 훌륭한 것을 생산해내는 사람이 되는 거니까요. 세상이 그래요.


  

 4.제기랄.



 5.지금까지 스쳐간 사람은 많지만 제대로 만난 사람은 별로 없어서 그런지...자꾸만 스쳐간 사람들의 근황이 궁금하곤 해요. 그들은 잘 지낼까...뭐하면서 지낼까...같은 것들요. 


 전에 스쳐갔던 빈디체는 이더리움을 200만원 정도엔가 샀다고 했는데...그게 50만원이 되었다가 400만원을 넘게 찍을 때까지도 연락을 못했어요. 400만원이 넘을 때쯤 이더리움은 잘 팔았냐고 연락을 해볼까 하다가 욕먹을까봐 못했다죠. 어쩔 수 없죠.



 6.사실 내게 남은 건 하나밖에 없어요.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는 거죠. 내게 남은 사람들이 나를 가져다가 자랑거리로 써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해요. 그리고 돈 많이 벌면 돈도 걔네들에게 펑펑 뿌려 주고...아지트도 하나 만들고 주고. 


 아지트에는 플레이스테이션도 사서 넣어두고 싶네요. 나는 플레이스테이션이 필요가 없어서 안 샀지만 내 아지트에는 플레이스테이션이 있으면 좋겠죠. 



 7.가끔 새벽에 돌아오면 아주 오래 전 위닝일레븐을 켜서 한번씩 플레이하곤 해요. 그 위닝일레븐 안에는 아드리아누도 있고 크레스포도 있고...다들 그대로 잘 있죠. 굳이 새로운 위닝일레븐을 하거나, 최신 데이터를 덧씌운 위닝일레븐을 하는 것보다는 내가 알던 그들이 내가 알던 그들의 모습으로 여전히 잘 있는 위닝일레븐을 한번씩 플레이하고 잠들곤 해요.


 아직도 궁금하네요. 나를 스쳐지나간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을까...를 말이죠. 그래서 이젠 다시 돈 주고 사람을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돈주고 만난 사람들은 궁금해할 정도로는 기억나지 않거든요. 그냥 만난 사람들은 결국 헤어지고 나면 나의 걱정거리가 되어버리니까요.



 


 -------------------------------------------------------------------





 결국 인생이란 건...뭐 그래요. '아 씨발 졸라 바쁘네.' '오늘 하루만 좀 쉬었으면 좋겠네.'라고 투덜거리며 살 때가 좋은 건지도요. 시간이 너무 많아봤자 시간축이 뒤틀려서 남들과 다른 시간감각을 가지게 되거든요. 결국 투덜거리며 살던가 아니면 쓸쓸해하며 살던가...둘중 하나죠. 오늘 당장 출근할 직장이나 오늘 당장 해야 할 업무가 있어야 오늘을 살아간다는 시간감각을 가질 수 있어요. 


 어쨌든 열심히 살아야죠. 나중에 구글이 불로불사약을 개발하면 내가 먹을 불로불사약, 그리고 내 사람들이 먹을 불로불사약을 살 돈이 있어야 하니까요. 나는 걔네들과 헤어지기 싫거든요. 그러니까 불로불사약을 먹게 되더라도 혼자 먹을 수는 없어요.


 날도 밝았고...오늘은 금요일이네요. 점심 약속이 있는데 잠은 안 오고. 한숨이라도 자고 나가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51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05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731
116334 스포츠 이야기 [4] 예상수 2021.07.10 251
116333 슈타인즈 게이트 (2009) (5pb.​Games) [2] catgotmy 2021.07.10 251
116332 셧다운제의 문제점 [12] eltee 2021.07.10 822
116331 관계, 신지예, 이준석 [14] 어디로갈까 2021.07.10 1223
116330 나이주의와 셨다운제 [8] 사팍 2021.07.10 557
116329 안 좋은 걸 먹었네요 [2] daviddain 2021.07.10 446
116328 BTS permission to dance [5] 라인하르트012 2021.07.10 631
116327 랑종 안봐도 되겠어요 [3] 정해 2021.07.09 1008
116326 용납가능한 성상품화의 기준은 어디까지 일까요? [6] between 2021.07.09 674
116325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2] skelington 2021.07.09 413
116324 넷플릭스 공포의 거리 봐도 괜찮을까요 [3] 가끔영화 2021.07.09 407
116323 재밌는 설문조사 가끔영화 2021.07.09 316
116322 잡담...(사회적약자, 거리두기) [1] 여은성 2021.07.09 389
116321 [넷플릭스다큐] 디스 이즈 팝 [4] Lunagazer 2021.07.09 610
116320 여가부와 게임셧다운제, between님의 아랫글에 이어 [6] 겨자 2021.07.09 594
116319 망했음... 아무튼 망했음 [7] 사팍 2021.07.09 815
116318 제노제네시스 (1978) [2] catgotmy 2021.07.09 270
116317 Clare Peploe 1942-2021 R.I.P. [1] 조성용 2021.07.09 203
116316 수도권 12일(월)부터 2주간 거리두기 4단계 [15] 로이배티 2021.07.09 861
116315 누구 엄마일까요 [6] 가끔영화 2021.07.09 46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