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7 11:50
- 아... 이건 좀 폐인 같기도 하네요. ㅋㅋㅋ 암튼 이제 나와 있는 건 다 봤고 하반기에 나온다는 마지막 시즌 기다릴 일만 남았네요. 스포일러 없게 적을 게요.
(그들은 오링 났다.)
- 시즌 1이 마티 가족이 오자크라는 동네에 와서 적응하고, 일거리 찾아 간신간신히 살아 남는 이야기였다면 시즌 2는 카지노 사업 도전을 통해 거물로 등업하는 이야기였죠. 시즌 3은 이제 기세를 타고 잘 나갈 듯 했던 마티네가 내외의 버라이어티한 사건 사고, 내분과 전쟁(?)등으로 갈갈이 찢어지고 해체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시즌 1, 2에서 맘에 들었던 부분 중 하나가 '어쨌든 시즌 피날레로 일단락은 된다'였는데, 이번 시즌은 안 그래요. 중심 갈등 하나는 해결이 되지만 그 외의 모든 것이 '다음 시즌은 이거다!!!' 라는 선전포고 비슷한 걸로 끝나서 결국 클리프행어라는 느낌을 주죠. 아마 시즌 2까지 반응이 좋아서 이번 시즌은 그냥 그 다음 시즌까지 확정한 상태로 만들었나봐요.
(이번 시즌의 빌런... 까진 아니고 진상 캐릭터. 정말 한 대 쥐어패고 싶은 캐릭터이고 배우도 잘 뽑았다... 라고 하면 배우에게 실례일까요. ㅋㅋ)
- 다 보고 나면 도대체 이 이야기의 끝에서 마티 가족이 어떻게 될지 상당히 우려가 됩니다. 그래도 주인공들이라고 뭔가 악행을 저지를 때마다 '우리 목숨 부지하려면 어쩔 수 없었어!! 우리는 이걸 막으려고 최선을 다 했다고!!' 라는 핑계가 주어지고 그 핑계들은 늘 설득력이 있긴 합니다만. 그렇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이제는 시체가 너무 많이 쌓였어요. 그래서 누구 하나 사망자 없이 감옥도 안 가고 깔끔하게 끝내버리는 마무리는 무리죠. 뭐 아예 마티네가 최종 빌런으로 각성해버리는 결말이라면 전원 생존 & no 감옥 엔딩도 가능하겠습니다만, 그렇게 끝내느니 차라리 누구 하나 죽여버리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그러고보면 거의 환타지 몬스터급의 빌런 '달린'이 입만 열면 반복하는 '마티네가 문제다. 갸들 때문에 오자크는 사악함에 더럽혀졌어!!' 라는 내로남불 드립이 아예 뻘소리는 아닌 것 같죠. 마티네가 오기 전에도 오자크는 (바로 그 달린네 때문에 ㅋㅋ) 지옥이었겠지만 마티네의 등장 이후로 한층 더 뜨거운 불지옥으로 업그레이드 된 건 사실이니까요. 게다가 마티네랑 엮인 사람들 중에 생존자 수가... 엄...;
진짜 마티네랑 엮이면 인생 대차게 말아 먹는 건 기본에 목숨이라도 부지했으면 다행. 그나마 딱 한 명 인생 안 꼬인 캐릭터도 시즌 막판에 더 더 끌어들여서 결국 가볍게나마 봉변을 당하게 만들죠. 그렇습니다. 따지고 보면 다 마티네 잘못이고 더 엄밀히 말해 마티 잘못입니다. 물론 달린은 더 나쁜 놈이지만 결국 제일 잘못한 건 마티가 맞아요. 마티가 시카고의 원래 파트너와 함께 그 창고에서 총 맞아 죽어버렸음 수많은 오자크 주민들이 그냥 살던대로 찌질하게나마 목숨은 부지하고 있었겠죠.
(아무리 무시무시한 빌런이어도 마티네랑 엮이면... ㅋㅋㅋㅋ)
- 시즌 3의 이야기는... 역시 볼만합니다. 연출 측면에선 시즌 2보다도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 있어요. 매 화마다 기승전결을 구성하는 방식도 좀 더 세련되어졌고 이야기 전개 속도도 빠르면서 캐릭터들 간의 갈등도 이전의 것들을 이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더 심화되었고. 또 나름 적절하게 군데군데 유머도 쏙쏙 넣어줍니다. 막판에 가면 상당히 긴 신파 구간이 등장하는데, 지루하다는 느낌 거의 없이 그냥 참 짠하구나... 하면서 착잡하게 보게 되는 건 그동안 캐릭터와 이야기 세팅이 잘 되어서 그런 거였겠죠. 물론 배우들도 아주 잘 해줬지만요.
다만 최종 에피소드 종료 직전까지 그냥 신파로 느릿하게 흘러가다가 종료 20분 남겨 놓고 후닥닥! 마무리되는 건 좀. ㅋㅋ 설마 아무 것도 해결 안 하고 다음으로 넘기려나??? 하고 보면서 조마조마했었네요.
(이번 시즌의 빌런 아닌 빌런. 빌런이 아니어서 빌런보다 더 짜증나는... 뭐 그런 캐릭터였습니다. ㅠㅜ)
- 각본이 참 사악해요. 원래도 그렇지만 이번 시즌은 특히 그렇습니다. 시즌 1이나 2는 처음부터 그냥 불행으로 시작해서 불행으로 달리는 스토리였고 그나마 시즌 2같은 경우엔 마무리가 다가오면서 뭔가 좀 좋아지는 구석도 있었는데. 시즌 3은 초반에 좋은 분위기 몇 개를 툭툭 던져줘 놓고 그걸 죄다 후반의 비극을 강조하기 위해 써먹습니다. 내가 니들에게 좋은 걸 준 이유는 줬다 빼앗으며 놀려먹기 위해서였다!!! 라는 느낌. 각본 이렇게 쓰는 인간들에게 과연 제 맘에 드는 결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회의감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 앞에서 말했듯이 시즌 3의 결말은 '다음 시즌 마티의 상대는 이거다!!!' 라는 선언이자 예고로 마무리가 되는데요.
과연 시리즈 최종 빌런답다... 싶으면서도 시즌 4를 보면서 받게될 스트레스에 대해 걱정하게 됩니다. 개연성은 충분히 확보했다지만, 어쨌거나 제가 원했던 대진표는 아니라서요. 원하는 게 아니었다... 를 넘어서 원하는 것과 거의 정반대랄까. ㅋㅋㅋ 납득은 되지만 맘에 안 들어요.
게다가 파이널 시즌은 14개 에피소드를 반으로 쪼개서 7개씩 두 번에 나누어 공개한다 하니 7화까지 보고 나면 정말정말 깝깝할 듯. 이럴 줄 알았으면 완결이 된 후에 볼 걸 그랬죠. 원래 완결된 드라마 위주로 보는 게 제 원칙인데 가끔가다 그걸 어기면 꼭 이렇게 됩니다... ㅠㅜ
(이번 시즌에서 가장 이해 안 되는 놈. '넌 갸가 되게 똑똑하다 생각하지? 그냥 우리랑 똑같아!!' 라던 루스 아빠의 예전 대사가 떠오르며 끄덕끄덕.)
- 매우 짧은 마무리 및 결론입니다.
재밌어요 이 드라마. 보실만 합니다.
다만 완결 되고 보세요. 어차피 OTT의 세상은 볼 것이 너무 많아서 문제이니 다른 것들 보면서 반년쯤 기다리셨다가 한 번에 달리시는 걸 추천해요.
+ 전에도 했던 얘기지만, 사실 이야기의 개연성이나 현실성은 거의 안드로메다 근처를 날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드라마가 잘 하는 건 개연성 있는 전개가 아니라 시청자가 개연성 같은 거 신경 못 쓰도록 몰아가는 전개... 같아요.
정말 말도 안 되는데 보는 동안엔 그런 생각이 안 들더군요. 다 보고 이 잡담 글 적을 때 막 떠오릅니다. 생각해보니 진짜 황당한 드라마네? 라고. ㅋㅋ
++ IT 전사 마티 아들래미는 온라인 게임 돈벌이에 이어 코인 투자까지 하고 있더군요. 2년만 더 버틴 후 그거 팔아서 카르텔에 상납하면 평화롭게 카르텔 손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 음... 그래서 대체 어떻게 끝낼까요? 가장 무난한 마무리는 FBI랑 형량 거래하며 벗어나는 거겠죠. 카르텔 보스가 전쟁 통에 사망해버리는 건 너무 데우스 엑스 마키나 결말이겠고. 그렇다고 주인공들을 죽여 버릴 것 같진 않구요. 문제는 루스의 미래인데... 흠. 것 참 답이 안 나오네요. ㅋㅋㅋ 뭐가 됐든 막 남들 예상 못할 결말 같은 데 집착하지 말고 그냥 무난하게 잘 끝내줬음 좋겠습니다.
++++ 그래서 오늘도 짠내 폭발 루스찡 짤로 마무리.
마지막화 종료 5분 남겨놓고 한 번에 다 죽여도 되니 제발 우리 루스만 좀 행복하게 해주세요. 엉엉.
2021.05.27 12:30
2021.05.27 13:16
맞아요. 대강, 적당히가 없고 늘 그냥 0 아니면 100. 풀파워로 사고를 치죠. ㅋㅋ 그게 참 말도 안 되는데 모든 캐릭터가 다 그렇게 난리를 치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납득하게 되더라구요.
루스는 워낙 인기 캐릭터로 마티&웬디랑 동급 취급 받을 정도이니 하찮게 취급은 안 하겠습니다만. 부디 얘라도 해피엔딩 좀... ㅠㅜ
2021.05.27 12:48
각본도 좋고 연출이 특히 훌륭해서 말씀대로 황당한 이야기를 정신 쏙빼고 보게 만드는 힘이 있지요. 아주 숙련된 마술사의 손놀림처럼요. 개인적으로는 훨씬 평이 좋은 3시즌보다 2시즌이 더 취향이었습니다. 그래도 어떤 시즌을 열심히 보았나 곰곰히 생각하면 3시즌쪽이었군요. ㅋ
2021.05.27 13:18
시즌 3보는 내내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지금 생각해봐도 확실히 '이야기'는 시즌 2가 나았다고 생각하구요. 시즌 3은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되게 중구난방이고 대충대충 넘어갑니다. 근데 그걸 연출과 편집으로 기가 막히게 이어 붙여서 몰입도는 또 높구요. ㅋㅋ
2021.05.27 13:02
말씀대로 이미 시즌 4를 마지막 여분으로 남겨놓아서 좀 중간에 억지로 채워가는 필러같은 느낌이 강한 시즌이었어요. 그래도 여전히 기본 이상의 퀄리티는 하고 이번에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주행 했었지만 말입니다 ㅎㅎ
다른 건 상관없는데 저 웬디 동생은 전혀 언급없다가 뜬금없이 등장시켜서 마지막엔 오로지 마티 가족에게 위기와 갈등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용도로만 대놓고 써먹는 것 같아서 배우의 호연에 비해 너무 아쉬웠던 캐릭입니다. 특히 대판 사고치는 에피에서는 진짜 감정상 기복있다는 설정 하나로 커버를 쳐주기엔...
2021.05.27 13:08
앞 시즌에서 아들 걱정을 하면서 이 동생 닮았을까 두렵다고 하는 장면이 있어서 미리 장치를 조금 깔아두긴 합니다만 인물 쓰임이 너무 기능적이긴 했습니다.
2021.05.27 13:22
막판의 작별(?) 이야기로 에피소드 하나 분량을 거의 다 채워버리는 건 좀 심했죠. 그래서 에피소드 갯수 맞추느라고 일부러 늘렸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배우들이 참 잘 해줘서 지루하진 않았지만요.
이미 댓글이 달렸지만, 이전 시즌에 언급이 두 세 번 정도 나와요. 아들과 관련해서 '정말 조나가 내 동생 닮았다고 생각해?'라는 식으로 웬디가 이야기하고, 마티가 대충 받아주자 웬디가 다시 '정말 그런가? 내가 왜 이러냐면...' 하면서 표정을 흐리는 식으로 한 번. 또 한 번은 부부 싸움 중에 '니 동생이 예전에 사고 치고 뭐뭐' 이런 식으로 나왔고... 정신 질환 언급까지 이미 최소 한 번은 나온 상태였습니다. 역시 조나가 좀 이상한 행동들을 하니 '가족력인가' 비슷한 대사로 언급을 하던 걸로. 그래서 언젠간 나와서 또 집안 뒤집어 놓겠구만... 했었죠.
다만 Ladybird님도 thoma님도 이미 말씀하셨듯이 너무 대놓고 기능적이었죠. 연기는 정말 좋았어요. 감탄해서 어디 나오셨나 찾아봤더니 '맹크' 나오셨네요. 물론 전혀 못 알아봤습니다만. ㅋㅋ
2021.05.27 13:38
아 그랬었군요. 제가 세세한 설정 대사들을 놓친 모양입니다. 이 배우는 처음 대중들에게 약간 얼굴을 알린게 같은 넷플의 마블 시리즈 아이언 피스트에서 였고 여기서 캐릭터는 안타까웠지만 불꽃연기로 더 강한 인상을 남겼죠. 맹크에서는 사실상 게리 올드먼이 일찍 결혼했다치고 손자라고 해도 될 나이차인데 동생이라니 ㅋㅋ 맹크 본인의 실제 당시 나이에 비해 올드먼이 엄청 많기는 했죠. 흑백이니까 대충 퉁치고 넘어간
2021.05.27 14:15
저는 어쩐지 저스틴 롱이랑 인상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약간 키아누랑 섞인? ㅋㅋ
2021.05.27 15:32
맞아요 키아누. 저도 보는 내내 그 생각 했습니다. 좀 어설프고 순하게 생긴 키아누일세? ㅋㅋㅋ
근데 그 어설픈 느낌에 저스틴 롱을 끼워넣으니 잘 어울리네요. 보는 눈이 있으신!!
2021.05.27 15:56
어 저스틴 롱 진짜 닮았네요 ㅋㅋ
이런 드라마 속 인물들이 그렇지만 인간들이 대강을 몰라요. 대충 빠져나오면 내용 전개가 되겠습니까만.
루스가 애들 둘 데리고 어찌어찌 살아남고 나머지는 정리되는 걸로 마무리하지 않을까요.
열심히 달리셨네요. 글도 재밌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