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수난기

2010.10.04 13:55

Luna 조회 수:4699

저는 솔직히 노인분들에게 아무 이유 없이 당한 경험이 더 많기때문에

동영상 보고 감정이입이 되는 쪽은 학생쪽이었어요.

뭐 그렇다고 학생이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나이 서른이 넘도록 꼰대포비아가 된데는 수많은 경험이 누적되었지만,

그 중에서 아주 최근에 불쾌했던 경험은 택시에서였어요.

남편과 함께 택시를 타고 가다 남편을 먼저 전철역에 내려주고,

"조심해서 가~"라고 인사를 하고 계속 택시를 타고 가는데,

남편이 내리자 마자 택시 기사 아저씨(라고 하지만 할아버지에 좀 더 가까운)가 제게

"동생이에요?"라고 묻는 겁니다.

아니, 둘의 대화 내용을 뻔히 듣고 있었는데다가, 남편이 저보다 나이가 4살이나 많은데!!!

 

좀 당황스러웠지만 "아녜요~ 남편이에요~"라고 했습니다.

말하고 나서 '아차 실수. 아녜요에서 끝내는 건데'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늦었을 뿐이고.

아저씨는 그때부터 저에게 "반말로" 우리때는 남편한테 반말하는 건 상상도 못했다느니 어쩌고 저쩌고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할때까지 막 훈계를 늘어놓는 겁니다.

정말 초등학교 선생이 초딩들 혼내는 것 처럼.

 

전 제가 중고딩때 봉변을 당하면 어려서 만만하게 보이는게 너무 싫어서 빨리 성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나이 서른이 넘어도 그런 일 수도 없이 당하더라고요.

운전하다가 정지선 앞에 멀쩡히 섰는데 취객 아저씨가 옆에 차들은 다 놔두고 제 차 앞에서 신호가 바뀌도록 삿대질해댄 경험,

택시 아저씨의 "남편이 바람피면 어쩔꺼냐"는 둥 이상한 질문에 시달린 경험. 

뭐 이런 일들이 최근 1년간 있었던 일들이에요.

 

운전보다도 그런 사람들에 의한 스트레스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버스나 지하철로 가기 힘든 곳에 가야할 때

택시보다는 자가 운전을 훨씬 많이 합니다.

 

아마 젊은 여성분들은 택시타고 불쾌했던 기억 다들 하나쯤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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