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 중의 사파, 둥지냉면

2010.06.03 23:23

01410 조회 수:9304

언제 게시판이 롤백될지 모르는 상황이니

예전에 고시원에 살 적에 해먹었던 둥지냉면 리뷰나 한번 올려봅니다.



#1. 비빔냉면



이승기가 나와서 "냉면을 산업화했습니다" 라는 광고카피를 말하고 다니는(*주:이거 쓸 때만 하더라도 출시 초기였음. 솔직히 지금까지 살아남을 줄 몰랐던 메뉴입니다. 거의 '차에서 먹는 비타민 라면 차비라면' 급으로 봤거든요), 바로 그 둥지냉면입니다. 재삼 느끼는 거지만 가끔 농심의 광고기획실은 어떤 데인가 심히 궁금해집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비범한 광고카피. 어쨌든, 저 또한 냉면에 살고죽는 놈인지라 과연 어떤 건가 싶어하던 차, 슈퍼에 새로 들어온 참에 냉큼 사서 만들어 봤습니다.



면의 모양새가 특이하긴 하지만 - 하긴 그러니까 둥지냉면이란 이름이 붙었겠지요 - 여기까지는 보통의 비빔면과 별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소방법 때문에 집(고시원)에 가스렌지가 없기에, 포트에 뜨거운 물을 팔팔 끓여 부어서 전자렌지에 돌렸습니다. 끓어넘칠 것 같아서 아래쪽에 접시를 하나 더 받쳤습니다. (*지금은 이사해서 화력 좋은 가스렌지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속이 다 시원함.)


전자렌지로 라면끓여먹는 비결은 뜨거운 물을 붓고 1분동안 돌린 후 한 번 섞어서 2분간 더 돌리는 것입니다. (너구리는 2분 30초)


잘 끓었습니다. 역시나 거품이 흘러넘쳤는지 면발이 혼자서 물구나무를 서고 있군요.


역시 비빔면은 손맛입니다만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수돗물조차도 차갑지가 않습니다[...] 앞으로 비빔냉면 만들어먹으려면 헹구는 물도 냉장고에 넣어놓아야 하는 걸까요[...]


이제 숙성 비빔장을 뿌려 맛있게 비벼먹으면 됩니다.
맛은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전통적인 함흥냉면 스타일이라기보다는, 학교 식당에서 파는 천오백원짜리 '분식집' 비빔냉면과 비슷하군요.

특기할 만한 것은 나름대로 회냉면 스타일을 내려고 했는지 북어포 조각이 몇 개 들어있습니다. 원래 회냉면에 들어가는 건 (삭힌) 홍어회 혹은 (안 삭힌) 가오리회입니다만 함흥 스타일이면 북어를 넣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비록 함흥냉면에 북어를 넣는다는 얘긴 들어본 적은 없지만, 거기가 명태의 본고장이니까요.


#2. 물냉면


자잘한 얘기는 1탄에서 했으니 생략. 물냉이 비냉과 다른 점은 역시 육수가 들어 있다는 점이겠고, 그 외에도 참깨 별첨이 들어있습니다. 비냉은 깨가 숙성비빔장 안에 미리 섞여있더군요.


역시나 새둥지같은 건면발


나름 열무 찌끄레기(?)를 재현한 듯...


뜨거운 물을 붓고, 전자렌지에 돌립니다. 핫플레이트로는 라면 끓이기 힘듭니다...;


역시나 끓어넘쳐서 제멋대로 물구나무를 서는 면발... 마치 SF영화의 괴물촉수(....)


그럼 니들은 어느 별에서 왔냐?(.....)


찬물에 육수를 만들고 면을 잘 헹궈서 풍덩, 참깨를 솔솔 뿌려먹으면 됩니다.


시큼새콤한 게 나름 맛있습니다.




지금 다시 돌아보면서 정말, 가스렌지 하나 있는게 이렇게 편하구나 싶습니다. 전자렌지에 라면 끓여먹는 거도 하루 이틀이지, 하다 보면 정말 궁상맞아요. 뽀글이보다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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