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노력의 조건

2020.10.29 05:15

안유미 조회 수:461


 1.너무 재밌게 살아버리면 남은 재미라곤 불법을 저지르는 것밖에 없어요. 범죄를 저지르거나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불법적인 짓이 아니면 재미가 없게 되니까요. 그러니까...지나치게 재미있게 사는 것도 좋지는 않죠.


 

 2.야구를 예로 들면 어떨까요? 야구 해설자들은 때로 경기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홈런보다 나은 안타'라는 말을 하기도 해요. 물론 저건 99.9%의 경우 틀린 말이죠. 수학적인 부분이든 멘탈적인 부분이든, 사실 모든 상황에서 안타보다 홈런이 나으니까요.


 하지만 연애나...사람과 가까워지는 것은 글쎄요. 홈런보다 나은 안타가 분명히 많아요. 만난 지 하루이틀만에 관계의 기승전결을 다 끝내는 것보다는 시간을 들여 1루 1루씩 조금씩 전진하는 게 더 좋은 경우도 많으니까요. 똑같은 사람이 상대라도 말이죠.


 왜냐면 같은 1점을 따더라도 한 번에 쉽게 홈런을 쳐버리면 무가치하게 느껴지곤 하니까요. 공들여서 1점 따내면 똑같은 1점이라도 더 보람이 있는 거죠.



 3.어쨌든 요즘은 적절한 속도...적절한 결핍이 있는 것도 행복의 조건같다고 여겨져요. 행복의 조건이라기보다는, 일정한 수준의 행복과 안정을 진폭 없이 유지하는 조건이라고 해야겠네요. 



 4.휴.



 5.하지만 어떻게 생각해 보면 행복이 가장 중요하지는 않아요. 물론 행복한 게 반대의 경우보다는 낫겠지만 한 명의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이나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면 말이죠. 그런 노력이나 자원들은 더 중요한 것들을 위해 남겨놓을 수도 있죠. 


 위에 썼듯이 한 명의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점점 많이 자원이 들어가게 되거든요. 100을 써서 어제 행복했다면? 다음날인 오늘 비슷한 수준의 행복감을 느끼려면 110은 써야 하니까요.



 6.그야 위에 쓴 것들은 생활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그렇다는 거고 물질적인 부분에서는 숫자가 중요하죠. 똑같은 1000만원이라면 더 적은 노동력을 들여서 더 짧은 시간 내에 뽑아내는 1000만원이 좋은 거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1000만원을 얻어낸 뒤에 그걸 쓰는 건 결국 사람이라는 점이예요. 쉽게 천만원을 얻어내면 어렵게 얻어낸 천만원보다 아무렇게나 써버리는 법이거든요. 그러니까...어떻게 얻어냈든 냉정하게 돈의 가치를 산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죠. 어떻게 얻어낸 돈이든 알맞은 곳에 쓰고 여축할 수 있도록요.



 7.열심히 살아야죠. 자기자신을 위해서나 더 많은 돈을 위해 열심히 사는 건 힘들기 때문에...남자에게 중요한 건 기대감인 것 같아요. 누구에게 얼마나 기대받는가에 따라 그날그날 열심히 살 수 있게 되거든요. 


 혼자서 살 때는 아무래도 그렇거든요. '남에게 멋대로 기대하는 건 폭력이다'라는 사고방식으로 살죠. 어렸을 때는 자기자신을 위해서나 더 많은 수익을 위해서 얼마든지 열심히 노력을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 다소 멋대로의 기대라도, 기대를 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열심히 살 수 있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72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23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804
113964 요트자격증을 따고 바다로 나가고 싶어요. 평생의 로망! [21] 산호초2010 2020.11.18 1076
113963 조두순 관련 [3] 쑥뜸 2020.11.18 408
113962 맹크 [1] daviddain 2020.11.18 346
113961 혜민 사태를 보며 [9] 메피스토 2020.11.18 907
113960 한국 드라마의 러닝타임이 너무 길어요 [13] tomof 2020.11.18 681
113959 마고 로비 영화 드림랜드를 보았습니다 [2] 가끔영화 2020.11.18 802
113958 [게임바낭] 이제는 현세대가 되어 버린 차세대 런칭 풍경 잡담 [5] 로이배티 2020.11.18 459
113957 노래에 취해 가을에 취해 춤추다 꽈당!!!!!(다들 꼬리뼈 조심!) [7] 산호초2010 2020.11.18 674
113956 [웨이브바낭] 탑골 추억의 영화 '폭력교실1999'를 봤습니다 [8] 로이배티 2020.11.18 820
113955 사유리의 비혼출산을 보고 [8] Sonny 2020.11.18 1399
113954 증언자로서의 동물들 [11] 귤토피아 2020.11.17 562
113953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2] 조성용 2020.11.17 653
113952 에스파 MV, 셀럽과 인플루언서의 경계가 흐려지다 예상수 2020.11.17 490
113951 아직 만난 적 없는 너를, 찾고 있어 [1] 예상수 2020.11.17 387
113950 한국시리즈 1차전 [30] daviddain 2020.11.17 455
113949 에일리어니스트 2시즌 [4] daviddain 2020.11.17 472
113948 법조출입 기레기 94% '추미애 수사지휘권'에 부정적 [5] 왜냐하면 2020.11.17 550
113947 지금 나에게 따뜻한 손길로 쓰다듬어 준다면 [20] 산호초2010 2020.11.17 887
113946 [회사바낭] 리더십 교육 (2) [2] 가라 2020.11.17 335
113945 [웨이브바낭] 더티 혜리, 수요기도회, 그리고 한국에서 제목 제일 긴 영화를 봤습니다 [8] 로이배티 2020.11.17 99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