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8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27분. 스포일러는... 흰 글자로 적긴 하겠습니다. 아주 짧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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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로 이 포스터 같은 영화라면 그래도 피식거리기라도 하면서 나쁘지 않게 봤을 텐데요.)



 - 그냥 현대, 그러니까 70년대 미국이구요. 뜬금 없이 토마토들이 사람을 공격해 살해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온 나라가 뒤집어지지만 정부는 사태를 은폐하고 축소하기 급급하구요. 전국에서 토마토들이 날뛰고 사람들이 죽어가는 가운데 이 사태를 (정부 입장에서) 수습하려는 측과 해결하려는 측이 남몰래 서로 견제하며 알력 다툼을 벌이고... 대충 그런 이야기이긴 한데 별 의미는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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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게 막 나올 것 같잖아요? 안 나옵니다. 이건 속편이고 제가 본 1편의 토마토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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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토마토 모양의 공이고, 그냥 카메라 뒤에서 누가 굴리면 굴린 만큼만 굴러갑니다.)



 - 글 제목 때문에 오해하실까봐. 일부러 못 만든 영화 맞습니다. 아마도 당시의 동시 상영 B급 영화들 유행이라든가, '록키 호러 픽쳐 쇼'로 인해 촉발된 팬질성 관람 문화라든가... 등등을 노리고 그랬겠죠. 실제로 영화를 보면 내내 '응. 진짜로 내가 찍어도 이것보단 잘 찍고 내가 써도 이것보단 훨씬 잘 쓰겠네'라는 생각을 87분 동안 할 수 있어요. 단 한 순간도 빼놓지 않고 말입니다.

 다만 문제는 뭐랄까... 좀 이상한 얘기지만 '의도적으로 못 만들었다'라고 하려면 핵심 뼈대엔 멀쩡한 구석이 있다든가, 아님 이 영화의 못 만듦에서 어떤 작가적 의도라든가... 이런 걸 느낄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싶거든요. 근데 이 영화엔 그런 게 없어요.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다 허접해서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의도인지 파악이 전혀 불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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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이렇게 심각한 사람들이 토마토를 놓고 진지하게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음 그것만으로도 웃겨야 하는데, 이 영화는 그것도 못 합니다.)



 - 그리고 뭣보다... 이게 그냥 대놓고 작정한 코미디거든요. 근데 정말 황당할 정도로 안 웃깁니다. 

 자꾸만 '총알 탄 사나이'나 '못 말리는 비행사' 스런 풍의 개그씬이 나와요. 좁아 터진 회의장에 정부 고위직들이 엉금엉금 기어다니며 낑겨 앉아서 겔겔거리는 장면이라든가. 낙하산이 자동차에 걸린 특수 요원이 자동차를 질질 끌고 달리며 벌이는 카체이스 씬이라든가...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엉성하기 그지 없는 뮤지컬 장면들도 그렇구요. 근데 정말 진심으로 안 웃긴단 말입니다. 이러면 일부러 못 만든 것의 의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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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마 가장 재밌었다고 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만. 귀찮아서 설명도 하고 싶지 않....)



 - 또 한 가지 보면서 화가 났던 건. 아무리 못 만든 영화를 목표로 했다지만 '살인 토마토가 사람 잡는다!' 라는 컨셉을 정말 무책임하게 방기해 버렸다는 겁니다. 아니 최소한 토마토가 영차! 하고 사람들에게 막 달라 붙어서 죽이는 장면 정도는 아주 허접하게라도 만들어 넣었어야 하는 게 아닙니까? 놀랍게도 이 영화엔 그런 장면이 안 나와요. ㅋㅋㅋㅋ 그냥 토마토가 보입니다. 사람이 놀랍니다. 다시 토마토가 보입니다. 사람이 막 비명을 지릅니다. 이걸로 끝이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것 밖에 없어요. 이러니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진심 같은 게 느껴지겠나요. 진짜 한 탕 해먹으려는 기획 영화구나... 라는 생각만 들어서 짜증이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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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본은 정말 최악입니다. 스토리가 이해가 안 가요. 이 분도 분명 여주인공 포지션인 것 같은데 뭘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구요.)



 - 그러니까 애시당초 영화를 잘 만들 능력이 안 되는 양반이, 영화의 컨셉을 '일부러 못 만든 영화'로 잡고 만들어낸 결과물인 겁니다. 

 정말로 능력 있는 사람이 이걸로 어디 가서 인정 받든가, 진짜로 흥행을 의외로 크게 한다든가... 이런 야심을 갖고 만들었다면 이렇겐 안 만들었겠죠. 감독님의 이후 필모그래피(이게 장편 데뷔작이거든요)를 봐도 그렇구요.


 그런데 웃기는 건, 이 영화가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는 겁니다. 일단 극장 수익으로 제작비의 다섯 배를 벌어들였는데 (제작비가 고작 10만 달러였... ㅋㅋ) 이건 아마 이후에 오랜 세월 이어졌을 동시 상영이나 여기저기 판권 판매되고 이런 건 반영이 안 된 수치일 테니 꽤 벌었겠죠. 게다가 입소문 타고 정말로 컬트 영화로 등극해서 이후로 오랫 동안 전설의 영화로 회자되었구요. (저도 그래서 20세기에 비디오 테이프로 한 번 봤습니다. ㅋㅋ) 속편도 여럿 만들었고 게임도 나왔고 애니메이션 시리즈까지 나왔다니 감독님은 행복하시겠죠. 무려 2024년, 영화가 나온지 46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의 OTT에 이게 올라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영화의 성공을 증명하는 것이겠구요. 결론적으로 우리 감독님이 영화는 잘 못 만들어도 나름 기획 천재님이셨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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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이런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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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짤로 보면 웃길 것 같습니다만. 그걸 이토록 안 웃기게 만들어내는 것도 능력이라면 우리 감독님은 초능력자...)



 - 근데 뭐 더 이상 할 말은 없습니다.

 그냥 못 만든 영화에요. 게다가 정말 엄청나게 재미 없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어지간해선 과하게 못 만든 영화는 다 즐겁게 보는 저입니다만. 만든 사람이 그냥 작정하고 못 만들었다는 게 티가 나니 그런 재미도 없더라구요.

 혹시라도 이 영화의 전설(?) 때문에 언젠가 한 번은 확인해 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뭐, 애써 말릴 이유까진 없겠지만 글쎄요... 그냥 그럴 시간에 '하피'를 보시는 게 나을 겁니다. 그건 망작 마니아 입장에선 정말 재밌는 영화였거든요. ㅋㅋㅋ




 + 의외로 제작비를 꽤 들인 영화입니다? 탱크도 나오고 비행기도 나오고 헬리콥터도 나와요. 심지어 헬리콥터가 지상으로 낙하해서 데굴데굴 구르는 장면도 나오는데... 이건 실제로 촬영 중에 벌어진 사고였다네요. 운 좋게 사람도 안 다친 김에 그냥 영화 속 액션인 척하고 넣어 버렸다고.



 ++ 그래도 각종 문화, 예술인들에게 많이 언급되고 사랑받고 그런 걸 보면 제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지도요? 심지어 팀 버튼이 이 영화의 결말을 자신의 어떤 영화에서 따라하기까지 했으니... ㅋ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워낙 이야기가 난삽해서 기억도 안 나는 관계로 (정말입니다;) 그냥 결말만요.


 결국 이 모든 소동은 자신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영웅이 되어 대통령이 되려는 정치인 캐릭터의 음모였습니다. 어떻게 무슨 기술로 이런 일을 벌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건 아무 데도 안 나오니 저도 신경 끄구요. 그래서 이 사실을 알아낸 주인공 캐릭터가 뭘 하지도 않았는데 걍 재미 없는 개그씬 하나로 빌런은 사망하구요. 그때 주인공이 빌런의 방에서 레코드판 하나를 발견해요. 그리고 그걸 보는 순간 그 레코드판의 노래가 흘러나올 때 토마토가 자신에게 오다 말고 물러난 걸 기억한 주인공은 마지막 토마토의 총공격을 음악 어택! 으로 막아내고, (이게 바로 팀 버튼... '화성침공' 엔딩이죠. ㅋㅋㅋ) 그동안 마치 여주인공처럼 행세하며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던 여성 캐릭터와 뮤지컬 흉내를 내며 사랑을 이루네요. 그러고나서 이번엔 당근 밭의 당근 하나가 말을 하고 움직이는 걸 보여주며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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