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20대

2020.10.27 13:36

산호초2010 조회 수:689

20대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주저앉아서 사람들이랑 맥주캔을 들고 마시면서

밤을 지새던게 문득 그리워지더군요. 뜬금없이.


이제 그 사람들과는 모두 헤어졌고 어디서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몰라요.


40대에 마로니에 공원에 앉아서 술마시면 잡혀가지는 않겠지만-잡혀가나요?


이제는 못하겠구나. 그리고 같이 술을 마실 사람도 아무도 없구나.


술퍼마시는 모임들이 지겨워져서 다 그만두고 집에서만 혼자 일년에 몇번

홀짝거리는게 전부죠.


이제는 옛날처럼 부어라 마셔라도 못하구요.


그런데 문득 그리워져요. 귀가 멀것처럼 음악이 꽝꽝거리는 술집에 앉아서 병째

맥주를 마시던 그 대학로 시절이 그리워지는데 그건 내가 20대였으니까.


갑자기 너무나 부질없이 슬퍼지네요. 20대에는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는

그저 암담한 그 한량시절이요.


-주변에서 가장 술잘마시는 사람은 여동생인데 한번도 동생이랑 같이 술을

마신적이 없고 이상하게 그 애는 내가 술마시는건 또 싫어해서 갑자기 같이

마시자고 하면 걱정할거 같고 역시 혼자 마셔야겠어요.



요즘도 대학로는 그 때처럼 불야성인가요? 새벽까지도 대낮처럼 밝고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여기저기서 떠들썩하게 취해서 돌아다니고 흥청거리던 그 대학로가 왜 기억이 나는지.


요즘에 상권이 죽었다는 얘기도 들었던거 같기도 하고, 아예 대학로에 가보지 않은지가

십여 년도 훨씬 넘었으니 대학로의 밤을 알 수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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