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밑의 글에 덧글을 달기도 했고, 여러 베를린 평에서도 한석규의 영어 대사 얘기가 나오고 있네요.

영화 보면서 어색하고 아쉬웠는데 류승범이나 하정우의 영어는 분량이 적기도 했지만 그리 어색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게 배우 탓인가 잠시 생각하다가 인물 설정과 대사의 문제라는 결론에 잠정적으로 도달했습니다.


영화에서 한석규가 분한 정진수는 대략 40대 초중반 국정원의 해외 작전을 지휘 진행하는 인물로 보이는데요,

조금 더 높은 직책의 후배나 곽도원이 분한 정부 인사와 찰진 욕을 섞어 가며 나누는 대사들을 들으면

영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할 걸로 생각하기는 어려웠습니다.

CIA 요원과 친근하게 안부를 물으며 접선하는 장면이 이 모든 불평의 근원인 것 같은데;

복귀를 앞둔 노요원과 오랜 관계가 있었다는 걸 보여주는 방법이 좀 아쉬웠네요.

서로를 부르는 호칭? 별명?이 좀 낯간지럽고 대사 중간중간 f*도 섞어 미국 억양으로 말하는 게

각각 적어도 서른 살 이후에 만나 개인적인 교류는 뜸했을 사이인데

마치 대사는 방학 끝나고 만난 중고등학교 급우들 같은 느낌이었어요...

(만나자마자 구식 접선의 장점을 늘어놓는 CIA 요원의 대사 클리셰는 조금 웃겼지만 귀엽기도 했네요.)


영어 문장의 표현, 욕설을 보다 단순하게 만들고 좀 더 미묘한 방식으로 우정을 드러냈으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제가 상상하는 인물 설정이라면 유학 경험이 없거나 길지 않지만 해외 출장이나 파견 경험이 많은 회사 중역이나 실무진의 출장 영어를 사용했을 것 같아요. 내지는 이민 1세대의 생활 영어...

그다지 다양하지 않은 어휘로 할 말은 다하고 미묘한 표현에서 조금 어려워했다면... 코메디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한석규가 어떻게든 구원해 주지 않았을까 싶고요;


나중에 CIA 요원의 전화기에서 그의 가족 사진을 보는 장면도 있는데 그 설정을 살려서 둘의 관계를 얘기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마지막 인사하며 정진수가 가족들, 특히 아이들 안부 물으면 CIA 요원이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애들 안부는 왜 묻냐고 대꾸한다든가, 거기에 다시 나는 가족 안부 너 볼 때마나 매번 묻는데 이름 한 번 얘기 안하는 니가 더 독하다고 대꾸한다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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