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1 17:37
+ 배우의 얼굴, 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네요. 대사도 적고, 의도적인 '비어있음'의 연출도 그렇고,
탕웨이와 현빈의 얼굴을 그저 바라보게 만듭니다.
눈이 호강한다는 게 아, 이럴때 쓰는 말이구나 싶네요.
탕웨이의 14살 중국 소녀같은 코가 맘에 들어요.
아기같은 느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입매와 뺨의 라인도 그렇고요.
(쓰고 보니 뻔하네? 탕웨이 찬양?
뻔해도, 너무 아름다운 걸 어째요. 아름다운 걸 아름답다 하는 건 뻔한 일이지만 만추를 보고 이 짓 안 하면 돈 아까운 거임. 이 영화의 제2주제는 탕웨이찬양임. 저도 멈추고 싶은데 손이 막 미끄러지네요 ?)
+애나의 소녀시절에 관한 얘기가 영화에 나오는데
-굉장히 총명해서 영어도 제일 먼저 익혔고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의 손님들이 애나만 찾았다-
자동으로 상상이 돼요. 긴팔다리에 치파오를 입고 눈동자를 빛내며
귀여운 입술로 영어를 구사하는 중국계 소녀.
예쁘고 잘 생기고를 떠나서 배우는 서사를 뒷받침하는 얼굴을 지녀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읽은 기억이 나요.
플롯과 스토리의 빈 곳을 채우는 배우의 얼굴,
얼굴 만으로 그 인물의 지난 삶의 히스토리를 짐작하게,
또는 궁금해하게 하는 얼굴.
누군가 '배우의 얼굴'이라는 책을 낸다면
표지는 탕웨이의 말없는 표정이 아닐까싶어요.
+그리고 시애틀을 가로지르는 고속버스라는 공간.
혼자 앉아 있다가 혼자 서서 커피를 마시다가 둘이 앉아있다가 둘이 마실 커피를 사오는 것.
언젠가 먼 곳에 고속버스를 타고 가게 된다면 그 장면들을 떠올리게 될 것 같아요.
혼자 길을 떠날 정도로 마르고 지친 마음에 누군가를 기다리게 될 것도 같고. 좋더라구요. 커피씬들.
+ 중국가족이 나오는 영화치고, 데이트를 다룬 영화치고
음식에 대한 묘사가 정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탕웨이의 먹는 입매가 참 예쁜데. 아, 초반부에 나초인지 쿠키인지를 오물오물 먹는데 토끼같았어요. 슬픈 토끼?
+탕웨이는 어깨선이 참 특이해요. 비율이 좀 이상한 듯도 한데, 옷을 걸치면 뭐든 근사하고. 암튼 묘해요 묘해.
+전', 놀이공원 커플 씬 아름다웠습니다. 어딘가 피나 바우쉬 류의 무용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이 영화는 나만의 컬트가 되나요' 하시는 분들은 이런 약간 뜬금없는 느낌을 맘에 들어 하는 게 아닐까 싶고요.
현빈앓이의 연장으로 이 영화를 선택한 어떤 분들에게
낯설고 이상하고 재미없다 글러브 볼걸!을 외치게 했을 김태용 감독의 이런 점, 좋아요.ㅎㅎ
현빈때문에 극장 온 어떤 분들도 이런 영화도 있구나, 괜찮네, 하고
개안하셨음 좋은 일이고.
+옥자 역 배우 김서라씨 맞죠? 우와, 어쩜 그렇게 아름답대요? 나이들수록 아름다워지는 외모인 듯해요.
처연하고 이상하고.
발연기라고 오해받을 법한 그 대사처리는 의도적인 걸까요?
암튼 영화 좋네요. 정성일 평론가님의 트윗은 보지 말 걸 그랬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떠올라 거슬렸어요. 그분 생각은 그분 생각인데, 영화 감상에는 꽤 방해가 되더군요. 너무 단호했달까. 폭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렇다고 트위터 등에서 정선생 어쩌구 해가며 까는 사람들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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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놀이공원 장면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