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arin.edaily.co.kr/news/NewsRead.edy?newsid=01377606596348632

이번 경질건에 대한 신영철 사장의 간단한 인터뷰 내용입니다.



제가 볼 때 이번 사태의 전체적인 책임? 잘못? 같은건 프론트에게 있는 것 같습니다. 프론트의 책임이라면, 감독이 원하는 요구 사항들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음으로써 감독의 시즌 구상을 힘들게 한 점입니다.

최소한 내년에 재계약할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도, 시즌 중에는 감독이 최대한 리그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줬어야죠. 재계약을 한다 그랬다가, 안한다 그랬다가 하다보니 김성근 감독이 팀 운영에 집중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일어난 이번 사건,

그러니까 김성근 감독이 2011년 8월 18일 SK 와이번스 감독에서 경질 된 것은, 구단의 독단적인 선택이라기 보다는 김성근 감독의 의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경질'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가 그런건데, 그 단어는 왠지 남은 기간이라도 열심히 해보려는 김성근 감독을 구단 입장에서 무자비하게 잘라버렸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신영철 사장의 인터뷰에서 볼 때에는, 재계약 건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김성근 감독이 시즌 중 용퇴를 하려고 했고, 그 과정이 꼬이다보니 구단에서 감독 교체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는게 적절하지 않나 싶습니다.




뭐 이미 벌어진 일이야 그렇다치는거고, 그럼 이번 경질 건이 어떤 파급효과를 낳게 될지 생각을 해보려고요.


첫째로 당장 프로야구 4강 판도가 안개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 SK는 다른 팀보다 잔여 경기가 많이 남아있죠. 다른 팀들도 30경기씩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과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삼성, 기아, SK가 4강에서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롯데와 LG가 4등 자리를 놓고 아웅다웅 할 거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오늘부터 SK도 4강 안정권이 아니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감독 교체 자체도 시즌 성적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결정적으로 보이는 것이 SK 선수단의 심리적 동요입니다.

SK가 최근 몇년간 좋은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SK는 위기를 맞아 더 강해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김성근 감독의 선수단 장악 능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터뷰에서 본 기억으로는, 팀 성적이 안좋아도 김성근 감독만 잘 따라가면 좋은 결과를 거둘 것이라는 믿음이 SK 선수들 사이에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그 믿음이 사라져 버린거죠. 시즌 중 퇴임이라 분명 그 파급효과는 있을겁니다.


둘째로 몇몇 선수들의 진로 문제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걱정되는 선수가 박경완 선수입니다.

박경완 선수는 몇년 째 계속 부상 중 입니다. 나이도 있고 체력 소모가 심한 포수라는 포지션을 감안해 봤을 때 박경완 선수가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죠. 저는 그 가장 큰 이유가 김성근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상호 선수만 되어도 리그에서 최고 수준의 포수입니다. 특히 젊은 선수들 중에서는 강민호 선수와 함께 최고의 포수가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SK에서는 백업이라는 느낌이 강하죠. 박경완 선수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과연 김성근 감독이 아니라 다른 감독이 SK의 감독이었다면 사정이 과연 지금과 같았을지 궁금해요. 다른 감독이었다면 정상호 선수가 주전 포수인 것은 물론, 백업도 다른 포수를 썼을거 같아요.

그건 다른 감독들이 악당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그렇게 해야 새로운 선수를 키울 수 있으니까. 부상이 많은 노장 선수를 자꾸 기용하는건 감독들 입장에서는 꺼려지는 일일겁니다.

하지만 정상호 선수가 왠만큼 포수를 잘봐도, 정상호, 박경완 둘 다 건강한 상태에서는 김성근 감독은 박경완 선수를 썼어요. 김성근의 야구를 완벽하게 만들어줄 사람은 현재 크보판에는 박경완 밖에 없을테니까요.

아마 이만수 감독이 팀을 운영하게 되면, 예전처럼 박경완 선수를 기용하지는 않을 겁니다. 프론트에서는 슬슬 코치 권유를 하겠죠. 어쩌면 박경완 선수에게도 그게 가장 좋은 일이 될 거 같습니다.

가장 오래 뛰었던 연고지의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는 것. 근데 왠지 제 느낌이 그래요. 선수 생활을 지속할지 코치로 전업을 할지는 모르지만, 김성근 감독을 따라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맥락에서 최동수 선수도 좀 애매해졌죠. 안치용 선수는 다시 잘하고 있지만, 최동수, 전준호 선수 등 김성근 감독이 데려온 노장 선수들의 진로가 좀 애매해 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김광현 선수도 걱정이 되고요. 김성근 감독이 아니라도 팀 프론트나 코칭 스테프 차원에서 최고의 대우를 해주겠지만, 그래도 김성근 감독 아래서 만큼 특별한 관리를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김성근 감독은 김광현 선수가 단순한 10승 투수나 잘하는 투수에 만족하는걸 항상 경계했어요. 항상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에서 손가락 안에 꼽힐 투수가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선수 본인에게는 이게 스트레스였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과정을 통해 김광현이라는 투수가 단련이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기량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김광현을 최고로 만들어주기에 김성근 만큼 적합한 지도자가 또 어디있겠어요.



그리고 김성근 감독이 과연 이대로 프로야구 감독에서 은퇴 할 지의 문제가 남았습니다. 이게 가장 크고 중요한 이슈죠.

벌써부터 여러 팀 팬들이 자기 팀 감독으로 와달라고 설레발치는 광경을 네이버에서 볼 수 있어요. 그도 그럴 것이, 김성근만큼 감독으로서 확실한 능력을 보여줄 인사가 잘 안보이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엔 본인의 의지도 그렇고, 다른 구단들의 사정도 그렇고, 분명 어느 팀 덕아웃에서는 김성근 감독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아마 NC에서 그럴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합니다.

김성근 감독의 재계약에 SK 프론트가 난색을 표했던 이유 중 한가지가, 코치 선임에 대한 김성근 감독의 주장 때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김성근 계약 조건을 최고 수준으로 보장해주는건 SK같은 그룹 차원에서 문제도 안되는거죠.

그런데 프론트가 코치 선임에 대한 김성근 감독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주는 것에 난처해 했다는 것이 많이 떠돌고 있는 이야기들 입니다. 

다른 팀들에서는 이게 마찬가지겠죠. 감독 바뀔 때 코치 바뀌는 게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러 감독이 바뀌어도 프랜차이즈라는 이유 등으로 바뀌지 않는 코칭스테프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 생길 NC 야구단에는 그런게 없어요. 선수단 구성은 감독 마음대로 되지 않을지언정, 코칭 스테프 인선에 있어서는 감독 마음대로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게 NC입니다.

구단 홍보나 마케팅 효과에서도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게 되면 NC는 엄청난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순식간에 이슈메이커로 떠오를 수 있고, 김성근 감독이 지휘하는 한 성적에 있어서도 창단 초기 돌풍을 일으킬 확률도 높아지고요.




경질이라는 모양새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가 김성근 감독이라는 의견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분명 김성근 감독도 이 사건의 명백한 피해자 중 하나죠. 자신의 피땀으로 만들어 놓은 팀을 그만두게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다른 팀들도 김성근이라는 감독을 필요로 할 것이고, 그 분은 기꺼이 또 다른 도전에 응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로 봐서는 할아버지가 분명한데, 승리에 대한 갈망? 열정? 이런 걸로 봐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아요. 그런 점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현역입니다. 이런 시련에 좌절할 분이 아니에요.



오히려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김성근의 SK를 사랑했던 SK의 팬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번 사태를 이르게 한 SK 구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 홈관중 수익등, 객관적인 수치로 판단했을 때에도 SK가 프로야구 흥행을 이끄는 인기구단이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SK가 그런 인기구단이 된 시점은 김성근 감독이 SK를 이끌게 된 시기와 일치해요. 단순히 시기만 일치하는게 아니라 이들 사이에는 명백한 인과관계가 존재합니다.

김성근이 이끌었기 때문에, 그래서 강 팀이 되었기 때문에 SK가 인기구단이 될 수 있었던거죠. 새롭게 SK 팬이 된 사람들 중에는 인천, 경기권 같은 연고지역과는 관계없이 강하고 끈기있는 김성근식 야구에 대한 지지자가 많습니다.

전통의 엘롯기같은 팀들이야, 코칭스테프나 주축 선수가 어찌 되든 간에 연고지역에 대한 충성도가 워낙 높아서 지지도에 큰 하락이 없을 수도 있지만,

SK같은 경우에는 김성근이라는 지도자가 가지는 의미가 워낙 각별한 것이라, 특히 이런 식으로 안좋게 물러났을 경우에는 팬들의 지지가 크게 빠져나갈 수 있어요.

제가 돌아다니는 히어로즈 게시판에서는 이번 사태를 통해 SK 팬들이 느낄만한 상실감을, 송신영, 김성현+강정호,손승락이 다른 팀에 팔려가는 정도가 아닐까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년 사이 팬이 된 SK 팬들 경우에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종류의 심리적 타격은 성적이 잘 나오는 것으로 보상이 안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팬들이 본격적으로 등을 돌리게 되면, 결국 그에 대한 손해를 감수하는 쪽은 SK라는 구단이 될 겁니다.

성적이 잘 나오게 되어서, 혹은 성적이 잘 나오지 않게 되더라도 지금까지 유치해 놓은 팬들이 꾸준하게 SK를 찾게 된다면 이번 사건이 큰 타격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혹시나 성적이 떨어지고 팬들마저 등을 돌리게 되면 SK야 말로 이번 사건에 대한 최고의 피해자가 될겁니다. 하지만 그러한 사태를 자초했다는 점에서 동정의 시선도 받기 어려워 질 것이고요.



LG 트윈스가 김성근 감독을 경질한 이후에 두고두고 야구 팬들에게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SK 와이번스가 그 전철을 밟게 될지 관심이 갑니다.




ps. 오늘을 기점으로 작년 프로야구 1,2,3,4등 팀의 사령탑은 모두 교체가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 5,6,7,8등 팀의 감독들은 그대로에요. 참 신기합니다. 야구판도 그렇고, 사람 일이란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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