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 채팅, 안돼

2011.08.28 02:01

살아 움직이는 조회 수:1819

제목은 그냥 밑에 '드록바, 안돼' 라는 글이 있길래 도용했습니다.

 

주말인데 할 건 드럽게 없어서 책을 읽다가 핸드폰으로 랜덤 채팅 앱을 다운 받았어요.

 

이건 외국인이랑도 채팅이 가능하네요.

 

Do you speak english? I can't speak english. I'm sorry.

 

 국내 처자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전 그저 대화가 필요했기 때문에 건실한 청년들도 상관 없었지만

 

그들은 절 원하지 않았어요. 사실 저도 썩 반기진 않았는데, 남자인 것을 확인하고 번개처럼 나가는 그들에게 도의적 책임을 돌리고

깨끗한척 하고 있었습니다.

 

별명이 섹시녀인 처자 한 명

별명이 귀요미인 처자 두 명

별명이         윤인 처자 한 명

 

과 대화 했어요. 섹시녀는 그냥 짐승남을 찾고 있는 듯 했습니다. 저도 한 짐승하는데, 호감형이 아니라...

 

두 번째 귀요미에게는 여기 왜 이렇게 귀요미가 많냐고 하자마자  떠났습니다.

 

첫번째 귀요미와 윤인 처자와 그나마 대화를 했는데, 이 둘과 대화할 수 있었던 것도 제 매력과는 상관 없었어요.

 

귀요미1은 애기 엄마였기 때문에 랜덤 채팅 시장에서 인기가 없는, 다시 말해 저랑도 대화를 할 수 있는 처자였고,

 

윤은 이웃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21살의 귀요미1의 아들은 웃는 모습이 너무 이뻤는데, 아들 옆에 케이크 모양의 인형이 다소곳이 서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그 케이크가 기저귀로 만들어진 것을 눈치채고, 창의력 대장이라는 호칭을 붙여주었어요. 다음에 제가 선물할 때 시킬테니

 

택배로 쏘라고 하자. 단가 이십만원을 부르던 귀요미1을 보고 있자니, 마치 관광객을 호갱님으로 아는 손님 없는 식당의

 

이모가 생각났습니다. 애기가 자고 있는 시간에 랜덤채팅을 하는 21살의 엄마를 보니 참 대견하기도 하고,

 

그 나이 때 아이들의 모습도 잃어버리지 않은 것 같아서 참 귀엽고 좋았습니다.

 

 

윤은 좀 씁쓸했습니다. 랜덤 채팅에서도 학벌이 중요한 시대인 느낌이 들어서 자꾸 학교 어디 다니냐고 물어보는 통에

 

김이 빠져서 나와버렸네요. 가까운데 살아서 베란다 창문 열고 고함치면 채팅 안해도 될 정도였어요. 조금 뻥입니다.

 

쏘울메이트의 느낌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말이 통하면 편의점에서 맥주나 한 잔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시나리오를

 

상상했는데, 전 학벌이 너무 싫어요. 꿀벌은 좋아합니다. 꿀을 만들잖아요. 학벌도 학을 만든다면

 

학벌만으로도 사람취급을 안 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얼마전에 깨달았거든요. 학을 뗀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윤과는 더 이상 대화할 수 없었어요. 앱을 지우고 이제 잘 준비를 합니다.  할 일 없는 사람들은 다들 주무십시다.

 

자신의 뇌와 랜덤 채팅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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