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2012.01.06 23:17

WO1 조회 수:1137


1/8(일)~10일(화)까지 예기치않은 2박 3일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뭐하면 좋을지 멍합니다. 여러가지 사정이 있습니다만

일주일가량의 휴가 시간을 갑작스런 몸살과 짧은 국내여행 등으로 보내고 이제 월요일부터 일 시작! 이었는데 미뤄졌습니다.

고기도 먹을 줄 아는 사람이 먹는다고 갑자기 주어진 시간이 연장되니.. 좋다 싫다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기분으로 듀게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휴가 첫날에 여행가라는 조언을 더 많이 들은 것 같은데, 그날 서랍 몇개를 뒤져서 간신히 찾은 여권은 몇년 전에 만료되었더만요. 

직장생활 시작한 그 해에 만료된 여권을 보며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때 동료가 여권 새로 만든다고 사진 찍었던 게 기억나는데

그땐 내 여권의 유효기간 같은 건 생각도 못했었네요. 해외여행은 항상 부러웠지만 피곤과 기분 하락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는걸 보니 에너지가 없나봅니다.

여행가라는 조언 듣고, 여행을 위한 모든 행정절차와 여정들을 떠올리니 급한 업무받아서 야근 확정되었을때의 딱 그 기분이 되더군요. 목구멍이 욱 하고 막히는.. 

쉬기를 기다렸다는듯이 몸살에 걸려서 덜덜덜 떠는 몸을 끌고 여행사 이곳저곳에 전화나 좀 해보다가 여권발견하고 그나마도 말았던건데 참 힘들었습니다. 


솔직히 만료된거 확인하고 좀 안도했어요. 언제 또 이런 긴 휴가가 생기겠냐며, 이번에 안가면 반드시 후회할꺼라고 짤짤짤 흔들어대던 지인들 떠올리면

의욕이 없어서 못가겠어 라고 말하기가 영.... 다들 바쁘고 놀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바쁜 와중에도 시간들이고 품 팔고 돈 쪼개서 계획적으로 좋은 곳에(하다못해 휴양지라도) 여행다녀오는 의지를 발휘하는 지인들을 보면 

어쩐지 같은 돈으로 세일이나 특가상품같은 것 잘 찾아내서 센스있게 훨씬 비싸보이고 멋진 것을 구매하는 현명한 지식인 소비자들이 떠오릅니다. 

삶을 더 가치있게 사는 멋들어진 직장인 뭐 이런.. 느낌.


반면 시간도 돈도 있고 여행을 충분히 갈 수 있는데도 의지가 없어 집에서 계획없는 일요일의 연장선마냥 헤집고 있는 사람은 

비싼 돈 주고 엄청 쓸모없는 물건을, 바가지 쓰고 구매하는 우둔하고 교육못받은 그런 졸부가 된 느낌.. 을 은연 중에 받습니다. 음. 

소중한 인생의 한 부분을 왜 그리 허비하는건지..  저 치는 어쩔 수 없군. 구제불능이야. 뭐 이런 부분은 누가 가르친다고 배울수 있는게 아니지.

여행에 대한 의욕이 없는 자 = 삶의 소중함을 모르고 시간의 가치를 모르는 자 = 현재도 격이 낮으며 향후 인격의 질적측면 발전가능성이 낮은 자 

이런 등호가 성립되는 것 같습니다. 제 주변만 그런지. 


역시 나는 동일한 돈과 시간을 활용하는 센스가 부족한건가? 아니 그런데 왜 여행을 가야하지? 이런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모질이라는 증거인가?

소질없는 재무설계를 나름 끙끙거리며 해온 결과는 이런건가? 그런데 쓸 줄도 모르는 돈 모아서 뭐하지?

근데 여행의 가치를 알아야 인생이 고급이고 격이 높은건가? 집에서 쉬는게 뭐 어때서?.... 


하지만 여행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 인격도야 깨달음 등등은 이미 뭐라하기엔 너무도 명확한 주제라 ... 


결국엔 또 2박 3일을 어떻게든 잘 보내긴 해야하는데.. 

그냥 SF 소설이나 쌓아두고 읽고싶은데, 작년에 스트레스 심할 때 썻던 방법이라 그 방법에 질릴까봐 또 쓰기가 꺼려집니다. 

차라리 일하는게 낫겠다 싶은 심정이 되는 걸 보니 두렵습니다. 워커홀릭 기질때문에 일전에도 건강을 아주 망친 적이 있는데 걱정입니다. 


이런 식으로.. 노는 시간이 밋밋해지는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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