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에 막말;; 얘기가 많이 나와서 몇 년 지난 불쾌한 기억을 간단히 재구성해봅니다.

졸업하고 회사 시작하기 전에 시간제 아르바이트 비슷하게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한시적으로 했었고, 그걸 직업으로 하는 사람도 꽤 있는 종류의 일이죠. 거기서 한 미국 사람 남자가 있었는데, 근무태도가 영 불량했습니다. 시간제라고 해도 늘 누가 보는 건 아닌데 그 틈을 타서 쇼핑을 다녀오거나 사무실에 있을 때는 시끄럽게 떠들고. 매일 지각하는 건 뭐 말할 필요도 없고요. 여기까지는 당연히 짜증은 나지만 나랑 상관없는 상황이었고요. 그런데 어느날 아침, 업무 지시를 받고 일을 하는데 그 사람은 또 늦었습니다. 늦었으면 조용히 일을 시작하면 될텐데, 같이 일하던 나이지리아에서 이민온 다른 직원한테 뭐냐고 물었고, 그 사람은 좀 더듬더듬 설명을 했어요. 그랬더니 이러더군요, 네 영어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그래서 저는 옆에서 특유의 욱하는 성질이 뻗쳐서 너는 늦은 주제에 뭘 그렇게 시끄럽게 하냐고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저한테 그러더군요. 너는 미국식 예절을 모르는 것 같다고.


'ㅅ'

'ㅇ'

'--'


지금 생각해도 분해요. 제가 좀 불같은 면이 있어서, 거의 그때 바로 소리지르고 싸울 뻔 했습니다만, 잠시 생각하고, 그 발엔 아무 대꾸도 않고 바로 수퍼바이저 격의 직원한테 메일을 보냈습니다. 상황을 설명하고 참고로 알아줬으면 좋겠다고요. 그랬더니 30분도 안 지나서 직원이 내려와서, 그 문제의 직원만 빼고 회의실로 이동시킨다음 문제의 직원은 더이상 일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아, 그 종류의 일은 얼마든지 있는 거라 뭐 대단힌 피해를 끼친 건 아닙니다만 저로선 단기 아르바이트지만 큰 스트레스가 사라졌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딜 가든 남한테 피해끼치는 종자들은 있고, 그런 사람들이 업무 효율에 악영향을 끼칠 정도로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용인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동료가 그런 사람들을 가르칠 필요도, 의무도 없습니다. 중요한 건 원칙과 그런 케이스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하는 조직의 지침과 매뉴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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