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blog.daum.net/_blog/_m/articleView.do?blogid=0YIsa&articleno=34


이하는 편지의 텍스트입니다.





-----------------------------------------------------------------



홍성교도소의 정봉주입니다.



감옥사는 저를 제일 힘들게 하는 것은 저를 초월적 능력을 갖고 있는, 전능한 존재로 인식하며, 그런 기초위에서 이러저러한 일을 해결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미권스 내부 문제를 상세하게 말하면서 문제해결 하라고 압박하는 것, 이번 ‘코피사건’을 설명하면서 질타하는 것 등은 저를 너무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글들은 가급적 보지 않았습니다. 편지 또한 그러했구요.
그런데, 삼국 ‘나꼼수 지지철회’ (=‘동지 의식을 내려놓는다’는 구절)라는 기사를 보고는 피해갈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나꼼수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입장에서, 그리고 저를 지지하는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미권스) 또한 이 문제에 한 발을 넣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른 바 진보진영 매체와 인사들에게 한 말씀 드려야겠네요.
노무현대통령님 죽음으로 몰아갈 때, 한명숙 대표 금품수수 관련 재판 때, 곽노현 교육감 사태 때 당신들은 늘 똑같은 입장과 자세를 취했습니다.
김어준총수는 이렇게 말했죠. “진보는 우리 진영까지도 비판할 정도로 도덕적이다. 우리 진영이라고 봐주지 않는다.” 라고요.
저는 한 발 더 나아가겠습니다. 저는 비겁하고 치졸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작 보수진영의 강자하고 붙여야 할 때는 당신들은 꼬랑지 내리고 골방에 숨어있었죠.



이번 사건에 광분하고 ‘기사를 써대는’ 분들에게 묻습니다.
당신들이 언제 한 번 제대로 MB정권과 맞서 싸우는 삼국카페를 제대로 보도한 적 있었나요.
불모지, 아무도 MB와 맞서지 않고 숨죽여 있을 때 깃발 들고 나선 ‘나꼼수’에 대해서 잘 한다며 어깨 두드려주는 기사를 써 본적 있나요? 정봉주는 나꼼수 하지 않았으면 구속되지 않았겠지요.
정봉주는 어떤 이유로 왜 구속되었는지? 그리고 왜 석방되어야 하는지 제대로 한 번 보도한 적 있었나요? 그런데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신이 났습니다. 비겁한 짓이죠.
정작 자기가 써야할 기사를 피하고. 우리 내부를 조지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비겁함 저변에는 당신들의 진정한 심리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진보진영의 담론은 내가 주도해야 한다는 헤게모니적 발상, 내가 권력을 쥐고 있어야 한다는 진정한 마초이즘적 우월주의의 발상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보기에 나꼼수는 ‘허접한 것’ 이겠지요. 언론인도 아니면서 언론인 척 하는 김어준, 마이너 언론인인데 날뛰는 것이 고마운 주진우, 정치평론이나 하지 김용민,

마지막으로 초선 국회의원과 낙선한 주제에 인터넷 대통령으로 칭송받는 정봉주, 그리고 이들에 대한 ‘영웅적 열광’ ! 이 모든 것이, 이들에 담론적 이니셔티브를 뺏긴 것과 어우러지면서 당신들의 우월적 심리를 불편하게 했겠지요.
이 모든 것이 한 표적으로 모였으니 얼마나 고마운 상황이었겠습니까? 1타 4피의 천재일우의 기회로 봤던 것이지요. 그래서 ‘진보의 인사’인 당신들의 조급한 팬대는 춤을 춘 것입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나꼼수’가 지위를 잃는다 해도 당신들은 절대로 그 자리에 서지 못합니다. 당신들은 걸어야 할 ‘목숨’이 아까운 분들이고 설사 건다고 해도 거는 ‘시늉’ ‘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총구를 우리에게 향한 그 어설픈 ‘총질’을 중지해주기 바랍니다. 부부싸움을 하는, 친구간 우정싸움을 하는, 이념 전쟁을 하는 우리끼리 다투다 우리끼리 정리할테니 말이죠.


우리 진영의 어설픔 때문에 서론이 길어졌네요. F3가 면회 왔습니다. 몇 차례에 걸쳐 ‘여성부 명단 밝혀라’ , ‘관리 대상 여성 명단 공개하라’ 고 접견 서신을 넣었으며, 그 편지를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습니다.

제 지지자들은 편지를 통해 ‘정 의원님이 여성편력이 심한 것으로 오해될 수 있으니 하지 말라고 하라’고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제시할 심적, 환경적 여건이 안되었기 때문이죠.
이것을 인터넷기사를 통해 접한 사람 중에 누가 가장 기분 나빴으며, 가장 모욕감을 느꼈을까요?
바로 제 사랑하는 집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집사람 송지영씨는 한 번도 그 일을 입 밖에 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생각 할 수도 있었겠죠.
‘오죽 정봉주의 행실이 그랬으면 감옥에 있는 데에도 저런 말을 할까?’ 라고 생각 할 수도 있었겠지만 한 마디도 하지 않았죠.

두 가지 이유입니다.첫 째는 주진우의 본래 의도가 그러지 않을 것이란 믿음과, 둘 째는 거기에 성차별적 마초이즘이 녹아있다고 보지도 않았던 겁니다.


이번 ‘코피사건’은 삼국에서 지적하는 것이 맞을겁니다.
문제는 삼국에서 지적하는 것에 대해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일단, 삼국에서 요구할 수준으로 양성평등적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깊이 성차해 볼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집사람 송지영씨와 내동하거나, 혹 송지영 우월적 삶을 살고 있는 저 또한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사과의 문화나 사과의 행위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저같은 대인의 풍모를 갖고있는 사람에게만 익숙한 문화입니다. 그런데, 접견(=면회)를 왔습니다.

“여성문제를 조심하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고 하자, “주진우는 ‘비키니 전투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김용민이 기록한다.”는 말을 듣고 무릎을 쳤습니다.

이를 F3의 촌철살인에 감복을 한 것이죠. ‘비키니 전투에서 사망!’ 이라는 표현에 모든 합의가 담겨 있고 저는 이 사건이 종결됐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그렇지 않고 일은 더 커졌고 급기야 ‘지지철회’를 선언하는 상황까지 온 것입니다. 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분열’입니다.



고백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진보의 가치를 지향하면서도 양성평등적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성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여성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어떠한 진보적 가치보다,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삼국에서 지적하는, 여성계에서 지적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음은 물론, 도달해야 한다는 절박한 현실적 필요성을 느낀 적도 없었습니다.

이런 부족하고 저열한 수준에 머물러있음을 반성하면서 사과하겠습니다. 그리고 고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모든 문제가 저 정봉주의 구속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입니다. 근원적 원인 제공하는 저 정봉주입니다. ‘나꼼수’는 지금 그것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정봉주’의 부재로 정상적인 상태가 아닙니다.

‘나꼼수’에서 발생한 문제는 저의 죄가로 돌리고 저의 사과로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미권스 또한 많이 격앙되고 흥분된 상태일 겁니다. 비상상황으로 운영할 것을 요구했지만, 자신과 생각과 견해가 다른 사람을 ‘알바’로 단정하거나 ‘일방적 배척’의 권한까지도 위임한 것은 아닙니다.
소통하고 민주적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잘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제한 된 입장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최소화하기만을 바라는 생각에 마음 조아리고 있습니다.

‘미권스’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이 계시면 (운영상의 미숙함 때문에) 다 (지금은) 정봉주가 부족한 탓으로 돌려주세요. 그래야 제가 감옥을 마음 편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정봉주 나가고 싶습니다. 저 강해보이지만 강한사람, 아닙니다. 2평도 되지 않는 독방, 누워서 팔을 벌리면 양 쪽이 닿는 좁은 독방에서, 하루에도 수 십번씩 눈물을 떨굽니다.



설날, 가족이 보고 싶어서, 팔순 노모가 아프시지나 않을까 걱정되어서, 부인이 생각나서, 눈물을 훔치지 않을 때가 없습니다. 그저 여리고 약한 인간일 뿐입니다.

중3아들과 초6딸을 보면 한없이 무너질 것 같아서 편지도 보내지 말라고 하는, 면회를 오지 말라고 하는 너무나도 여리고 약한 인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나가고 싶습니다.

민주통합당의 모습, 정치적 상황을 보면 일찍 나가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 지는 것 같아 하루하루 지날수록 걱정만 커집니다. 나가야 할 텐데, 여러분이 ‘분열’하면 나갈 길은 점점 더 멀어집니다.

저 하나 뿐만 아니라, 진보진영에 기대를 거는 많은 국민들을 위해서 ‘분열’하지 말아주세요.


조국 교수가 말했더군요. 민주통합당이 ‘오만’해 진 것 같아 걱정된다구요.
저는 ‘진보진영’전체가 오만해지고 있는 것 같아 ‘더’걱정입니다. 우리 진영끼리 피,아 구분없이 난투극을 벌리려 하고 있고 또 그런 것을 자신의 도덕성, 고결함의 표상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오만함의 ‘표상’ 일 수 있습니다. 

4.11 총선 분위기가 좋아지고 문재인 이사장 대선후보 지지율이 오차 범위 내에서 여당 후보를 추적하는 양상을 보면서 ‘희망’을 갖을 수 있지만 위험합니다.

야권 후보로 단독 레이스가 아닌 ‘누군가’ 뛰어들어 2강 혹은 3강 체제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야지, 지금 낙관적 태도를 취하는 것은 ‘오만함’의 또 다른 측면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사과’라고 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이지만, 그 내면은 상처받은, 혹은 상처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하겠다는 ‘공감’의 표시입니다.

이성적 대화이기도 하지만 감정의 근저에서 소통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과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 몫입니다. F4는 일심동체입니다. 문제의 근원인 ‘정봉주의 사과’로 ‘코피사건’을 종결짓기를 바랍니다. 그 이후 어떤 정치적 목적도 없는 순수한 마음의 말씀입니다.
정봉주도 조속히 구출해내고 코앞에 닥친 4.11 총선대첩과 12월 정권탈환을 위해 ‘분열’을 종식시켜 주세요!
‘공감’은 극대화하고 ‘차이’는 최소화하는 미덕을 발휘해주시기 바랍니다.
장문의 글이지만 ‘참고로’ 원고료는 사절하겠습니다 ^.^



꼭 이깁시다!


2012. 2. 8


우주를 품은 21세기 융합지도자 정 봉 주


홍성교도소에서





------------------------------------------------------------------



몇몇 훈계조의 곁가지가 거슬리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자기 자신도 이 문제에 모자른 면이 있었다는 걸 솔직히 인정하는 모습은 보기 좋네요. 하지만 진정으로 이런 사과를 했어야 하는 건 정봉주가 아니라 남은 멤버들이었는데. 이 멤버들도 하루빨리 깔끔하게 사과하는 게 제일 멋진 일이란 걸 이 편지를 보고 좀 알기를 바랍니다. 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12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72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650
82741 노희경 작가 빠담빠담 ... 다 끝났네요...<리뷰기사 추가> [23] 마당 2012.02.09 3575
82740 듀나인] 책상용 스탠드 추천해주세요. + 책상욕심 바낭 [1] 홍시 2012.02.09 1433
82739 세상에~ 라면먹고 속이 안좋은 이유가 있었군요. [6] 무비스타 2012.02.09 4661
82738 [한달 반짝 세미나] 코피-비키니 사건으로 공부해보고 싶은 (젊은) 여성과 섹슈엘러티 [7] 애플탱고 2012.02.09 1545
82737 백화점 매장에서도 소셜커머스가 되는건 처음본거 같아요. [3] 아카싱 2012.02.09 2021
» [링크]정봉주 사과편지 전문 [92] 晃堂戰士욜라세다 2012.02.09 6506
82735 IE 6 쓰시는 분들, 지금 네이버에서 검색 결과 화면 제대로 보여지나요? [6] chobo 2012.02.09 950
82734 [영화] 두 개의 선 [7] 생강나무 2012.02.09 1481
82733 대부분 작곡가를 모르거나 제목을 모르는 곡 [4] 가끔영화 2012.02.09 1051
82732 [자유의지 다이어트 모임]15일째 [8] friday night 2012.02.09 807
82731 오늘 하이킥... [24] DJUNA 2012.02.09 1783
82730 어이구 불만제로 봏니까 [1] 가끔영화 2012.02.09 1464
82729 듀9 안드로이드에서 화면 회전 위젯 없나요? [1] 삶의 형식 2012.02.09 931
82728 이번주 인간극장은 뭐랄까... [17] 달빛처럼 2012.02.09 3293
82727 세대론 떠들자는건 아니구요... [8] 새우눈 2012.02.09 1018
82726 [음악] 디어클라우드, 사라지지 말아요 (for 에아렌딜님) [8] 13인의아해 2012.02.09 1481
82725 Sentimental Scenery [1] fuss 2012.02.09 847
82724 관람 기준과 관련 없는 외적인 것들. [3] 스위트블랙 2012.02.09 830
82723 [듀나인] 부모님과 볼만한 영화 [5] virtuald 2012.02.09 957
82722 말이 많으면... [1] 수줍은저격자 2012.02.09 76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