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0 17:27
드디어 보이지 않게 된 듯합니다.
포도막염에 망막증이 있어서 5년 전에 아산병원 가서 레이저로 지졌고 왼눈에는 항체주사도 하나 박았죠.
(아프진 않았지만 시야 안으로 대바늘만한 주사바늘이 들어오는 경험은 꽤 인상적이었음)
그 후로 안과검진 해 오다가 작년에 취업한 후로 너무 바빠서 병원 못 가고 있었더니
비문증이 조금씩 생겼고 뭔가 수면에 떨어져내리는 잉크처럼 퍼져가더니 그게 지난 화요일 아침에 팡 하고.
터져서. 지금은 왼쪽 눈이 다 먹고 난 쭈쭈바 껍데기 씌워놓은 듯한 느낌입니다. 시력 자체는 정상인듯.
올 게 왔구나 싶어서 그냥 덤덤해하고 있습니다. 한 사흘동안 고민도 해 보고 겁도 나고 어쨌거나
병원 가긴 가겠지만 가서도 별 뾰족한 소리 못 들을 걸 알고 하니 차분해지면서 현실을 긍정하자 싶더군요.
긍정하지 않으면 내가 어쩔건데..랄까. 겁내 봐야 내 정신상태만 점점 피폐해지고. ㅋㅋ
(그래도 정신상태랑 신체상태는 별개인지 관절은 힘이 좀 풀려서 덜덜거리긴 합니다.)
어떤 목적을 갖고 끼적거린 건 아니지만 그냥 누가 들어줬으면 싶네요. 널리 알리면 낫는 게 질환이라니까.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말처럼 자기소모 자기연민의 유혹은 참 큽니다. 근데 그거 해봐야 바닥 안 치고
점점 늪처럼 끌려들어가서 사람 멘붕만 빨리 될 뿐 문제 해결엔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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