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권 프로젝트 6번째 책입니다.

 

 

006. 마음을 망치는 음식 마음을 살리는 음식

 

책의 부제는 '약없이 우울증 이기는 기적의 밥상'

 

이 책은 분자교정법 (Orthomolecular psychiatry)에 기반을 둔, '식단을 바꾸면 정신병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담고 있는, 일본 정신과 의사가 쓴 책입니다.  이 책에서 특별히 타킷으로 삼는 병은 우울증이고요. (그러니까 제가 봤죠~)  근데 대강 보면 우울증 뿐 아니라 히키코모리, 강박증, 사회불안 등의 사례도 종종 나옵니다.

 

분자교정법은 http://en.wikipedia.org/wiki/Orthomolecular_psychiatry 요기 가보시고.. 창시자인 Abram Hoffer는 캐나자의 정신과의사이자 생화학 박사인데, 식습관과 정신병 사이의 관계에 대해 파들어가다가 주류학계에서는 팽당하고 후에 라이너스 폴링(-_-) 박사와 만나 짝짝꿍하게 되는...뭐 그런 스토리. 음....;;;

 

제 생각에 이 책에서 제공하는 지식들은 1) 우울증이나 불안증, 강박증은 아니지만 (그래서 정신과 갈 필요는 없지만) 불안 초초 짜증 등에 휩싸여 기분이 오락가락 하거나 탄수화물 폭식증이나 습관적인 불면 등 심리적으로 고통스러운데, 이에 도움이 되는 식습관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분들 2) 현재 주류 정신과/심리치료를 받고 있는데, 동시에 식습관도 같이 교정하고자 하는 분들 3) 과거 정신적으로 고통받았으나 현재는 많이 개선되었는데, 개선된 상태를 더 향상시키고저 식습관 개선을 도모하는 분들에게 유용하지 싶습니다. 동시에 정신적으로 아주 건강하지만 뇌의 건강 자체에 관심이 크신 분들도 재미로 한번 보셔도 좋으실겝니다. 전 이 책과 함께 <두뇌 영양실조>라는 책도 같이 들춰봤습니다. (다 읽지는 않아서 100권 리스트에는 안 넣었..) 역시나 분자교정법에 기반한, 일본 의사가 쓴 책이라서 내용이 많이 겹치더군요.

 

서점에서 한 번 읽고만 와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대강 내용 정리를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두뇌 영양실조>와 내용이 섞일지도.)

 

1. 단백질 만세

 

뇌와 정신건강에 핵심인 신경전달물질은 단백질로 만들어진다. 몸 안의 호르몬이며 각종 효소도 단백질이다. 그러니까 단백질이 캡이다. 그 중에서도 동물성 단백질이 젤 좋다. 건강해지겠다며 채식하다가 뇌 망치지말라. 콩이 아무리 좋아도 질 좋은 동물성 단백질에는 미치지 못하며, 특히 정신과적 질병이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즉 신경전달물질의 교란이 심각한 사람들의 경우는 동물성 단백질이 필요하다.  단백질은 체중 1kg 당 1~1.5g 을 섭취하는게 권장량이다. 체중 50kg일 경우 권장 단백질(50~75g)을 음식으로 섭취하려면 하루에 먹어야 할 단백질 음식은 다음과 같다.

 

달걀 1~2개, 치즈 1~2장, 고기 100g (커다란 살코기 한덩이), 생선 100g (큰 한 도막), 두부 반 모, 낫토 100g, 우유 200ml...

 

음...저게 하/루/ 권장 섭취량입니다. 대단하죠. (미쿡의사들이 쓴 '뇌건강 식단 서적'에는 단백질 요구량이 이정도로 많지 않아요. 그네들은 네발달린 짐승 고기는 피하라고 권장하는 편이라..콩이나 두부를 많이 먹으라고 하지도 않고. 등푸른 생선과 견과류 노래 부르는 정도..)

 

 

 

2. 탄수화물은 잘 가려 먹어라. 혈당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게 중요하다. 고로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거나, 낮은 GI의 탄수화물을 먹어라.

 

우리가 흔히 아는, 그 내용입니다. 흰 탄수화물 (흰 쌀, 흰 밀가루, 하얀 설탕)은 피하라. 특히 단 음식은 입에도 대지 말라. (엉엉 ㅠㅠ)  낮은 GI 탄수화물을 먹어라. 더 나아가 탄수화물 섭취 자체를 줄이라고까지 하는데, 정작 식단을 보면 황제 다이어트처럼 탄수화물을 보이콧하거나 이런 수준은 아니에요. 그냥 단 음식, 과자, 빵, 청량음료 이런 것들 제한하고, 흰 밥을 현미밥이나 콩곡물밥으로 바꾸고 간식으로 탄수화물 간식 대신 단백질이나 유제품 간식을 먹고, 이런 수준.

 

이 책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이 혈당을 안정되게 유지하는 것이에요. 뇌가 쓸 수 있는 연료는 포도당과 케톤체(다이어트 와중 몸 속 지방과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그러니까 비상연료죠. 평상시에는 안 쓰임.)이고 이 중 핵심이 포도당인데, 뇌는 오직 혈액 속의 포도당만을 쓸 수 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뇌 활동을 위해서는 혈당수치를 안정되게 유지하는게 중요하다. 그런데 GI가 높은 탄수화물,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혈당수치가 급상승하고, 인슐린(혈당을 낮추는 유일한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고, 그럼 갑자기 혈당이 낮아지고, 그러면 다시 혈당을 올리는 호르몬들(글루카곤, 노르에피네프린, 코티졸 등등..)이 왕창 분비되는데 이렇게 혈당이 오락가락하고 호르몬들이 정신없이 분비되는 와중 자율신경계가 교란되고 뇌 상태도 메롱해지고, 특히 저혈당 상태에서는 초조 불안 짜증 단음식에 대한 지독한 갈망이 생기고 뭐 그렇다는거죠. 하여튼 이렇게 혈당수치가 일정하게 조정되지 않고 오락가락하는 증세가 심각해지면 '저혈당증'이라고 하더군요..만, 제가 의사가 아니기때문에 저혈당증이 병원에서 제대로 진단, 치료되는 질병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혈당증을 다룬 책을 보면 제 상태와 아주 비슷하고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성 야식, 폭식 혹은 만성피로, 짜증, 불안, 초초등에 휩싸인 일반인들의 스트레스 증상과도 흡사하더군요. 다른거 다 떠나서 저는 저혈당증 맞는 것 같습니다. 당뇨 유전도 있어서 인슐린 대사에 문제도 있고 탄수화물 단 음식 중독에 야식 쩔고..흠흠.

 

하여튼 이 책에서는 혈당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탄수화물을 골라서 먹으라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음식을 먹을 때 1) 채소 2) 단백질음식 3) 국 4) 밥의 순서로 먹으라고 강조하고 있어요.  탄수화물을 먹게 되더라도 단독으로 먹는 것을 피해서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라는 것이죠.

 

 

3. 지방은 오메가 3가 캡이고..

 

오메가 3에 대한 예찬은 여전하고, 트렌스지방등을 피하라는 소리도 당연히 나오는데, 특이한게 콜레스테롤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뇌에는 꼭 필요하기도 하다고 주장하는군요. 저는 원래 콜레스테롤은 전혀 신경을 안 썼어서 뭐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갔습니다. 전 달걀 노른자가 좋아용.

 

 

4. 비타민 B군과 미네랄을 잘 챙겨야..

 

기타, 비타민 B군과 (특히 강조되는 것이 과거 V.B3였던 니아신, 그리고 V.B6..) 비타민C 섭취에 신경을 쓰고 철분, 아연, 마그네슘, 엽산, 핵산도 악착같이 먹어라. 이런 비타민과 무기질들은 세로토닌등을 합성하는데 직접 관여하거나 신경전달물질이나 뇌세포의 활동 과정에 직접, 보조적으로 작용하는 물질들이라고 해요. 이 영양소들 섭취를 위해 관련 음식들을 열심히 찾아 먹고, 정 안되면 영양제를 통해 꼭!꼭!! 보충하라더군요. 특히 영양제는 공복에 먹으면 효과 빵이니까 꼭 식사할 때 혹은 식사 후에 먹으라네요. 관련 영양소별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고, 찾아 먹어야 하는 음식들이 나와있는데 다 까먹었어요. 검색앤진님의 도움을 받아 나중에 다시 찾아보려고요. (사실 영양제로 땡칠려고..-_-..)

 

 

 

 

 몸에 혹은 정신건강에 좋다는 식단과 관련하여 순수비건 식단부터 시작해서 별별 책이 횡횡한 가운데 제가 이 책의 주장에 쉽사리 수긍해버린 것은, 제 경험이 이 책의 주장과 일치하기 때문이에요.

 

 20대가 되어 제 우울증이 (저도 모르게) 진행되고 제 뇌의 전전두엽과 해마가 열심히 망가져가고 있던 그 긴긴 시간 동안에도 제 뇌 상태가 특출나게 좋았던 빛나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중 가장 특출났던 기간이 바로 열혈 헬쓰식단과 함께 근력+유산소 3시간 매일 돌리기!!를 2달 정도 진행하고 난 후의 8~10개월 정도였어요. 근데 당시 제가 실시했던 헬쓰 식단이 이 책에서 제시하는 식단과 아주 흡사해요. 당시 운동 목표가 '근육을 키우자!'였는데, 헬쓰 정보를 찾아보니 하루 권장 단백질 섭취량이 체중 X 1.5~2g 더라고요. 근데 단백질파우더를 먹지 않는 이상 저정도 단백질은 제 위가 도저히 소화를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하루 50g을 목표로 삼고 열심히 먹었는데, 실제로는 30~40g정도 먹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먹어야 할 단백질음식이 너무 많았어요. 먹고 또 먹다가 하루가 가더라는. 결국 삶은 달걀을 먹다 체해서 소화제를 삼키며 징징 울다가 (헬쓰) 관련 게시판에 문의해보니, 체력 안 좋고 소화기 약하면 원래 단백질 음식 많이 먹는 거 힘들다고, 5~6번 혹은 그 이상으로 쪼개서 조금씩 나눠서 수시로 먹으라고 조언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매끼마다 등푸른 생선 한 토막 혹은 닭가슴살 한덩이 혹은 두부나 기름기없는 살코기로 만든 반찬을 꾸역꾸역 먹고, 달걀/견과류/저지방우유 같은 건 싸가지고 다니면서 간식으로 먹었죠. 그리고 탄수화물은 발아현미콩밥을 주로 먹고 곁들여 바나나 고구마 가끔 먹고 간혹 과일을 먹었는데, 지금 보면 다들 GI지수가 60이 안 넘어가는, 혈당수치 안정화에 아주 좋은 탄수화물들이었죠. 그리고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부피와 거의 동일한 분량의 채소를 먹으려고 노력했는데, 그 분량이 어마어마했어요 -ㅅ-  이 식단들을 다 짜놓고 거기에 종합영양제 한 알과 오메가 3 두 알을 섞어서 매일 악착같이 먹었는데, 진짜 하루 내내 입에 음식을 달고 사는 느낌. 먹어도 먹어도 먹어야 할 음식이 남아 있는...위가 쉴 틈이 없숴... 그런데도 살이 빠졌으니 참..

 

그렇게 헉헉대며 먹어가며 근육 좀 만들어놓고 (그래봤자 여자가 2개월간 PT도 없이 근력운동 설렁설렁 했는데 근육이 생기면 얼마나 생겼겠어요. 살은 빠졌는데 근육은 좀 늘었다. 이 정도.) 학기가 시작되었는데, 그 학기와 다음 학기 내내 자기통제능력이며 충동억제능력, 지적능력이 전례없이 높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특히 지적 호기심이나 주의지속력, 정신에너지 수준이 높았고,  더불어 정서스윙, 불면증, 미루는 습관은 쥐죽은 듯 잠잠했어요. 새로운 일도 여러가지 시작해서 좋은 성과도 냈고요. 20대를 통틀어 이때 만큼 생산성이 높았던 적도 없었죠.

 

하여튼 지금 생각해보면 이 책에서 권장하는 식단 구성이, 저 당시 제가 먹었던 그 식단과 상당히 일치해요. 평상시 식단과 비교해보면 과하다 싶을 정도의 단백질과, 질 좋은 low GI의 탄수화물, 좋은 지방. 흰 가루는 거의 안 먹고. 채소 엄청 많이. 심지어 식사를 5~6차례로 나누어서, 소량식 자주 섭취하라는 것 까지. 흠흠... 비타민과 무기질을 정신차리고 챙겨먹지는 못했지만, 고기와 현미잡곡과 채소를 많이 먹고 종합영양제도 꼬박꼬박 챙겼으니 대강 비슷했을 듯. 그러니 제가 이 책의 주장에 혹하는 것 같아요. '어, 나 이거 해봤는데. 근데 진짜 효과 있긴 있었음 ㅇㅇ.'  흠..당시 효과가 식단만의 효과인지 근력운동+유산소운동의 효과인지는 애매하긴 합니다만..당시 느낌에는 운동보다는 식단의 파워쪽이 더 컸어요. 하도 잘 먹으니까 운동은 저절로 잘 된다는 느낌?

 

쓰다보니 저렇게 좋았던 것 경험까지 해 놓고 요새는 왜 저 식단으로 안 먹고 사나 싶네요. 오늘부터라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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