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분의 댓글을 읽고 고민하다가 토요일엔 개미처럼 일하고 오늘 일요일에 홍상수 감독전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밤과 낮 보고 나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보려고 했는데 넵, 너무 야심찼죠. 밤과 낮을 보고 나니까 힘이 쭈우우욱 빠져서 커피마시면서 수다떨다가 그냥 왔습니다.


영화관은 의외로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대다수였습니다. 킥킥거리는 웃음이 쉬지 않고 터져나왔습니다. 저는 한국인이 뭐뭐 해서 같은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고 이런 거 거의 없는데 오늘은 아주 조금 으쓱 했습니다. 아 영화에 맞춰서 메뉴를 정한 건 아닌데, 절묘하게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브런치 먹었어요. 그런데 정작 영화에선 프렌치 먹는 장면이 아니고, 소주 마시면서 찌질한 대사 연발하는 장면만 나오더군요. 'ㅅ';; 이선균씨가 잠깐 등장해서 엄청 반가웠는데, 배역이랑 좀 잘 안맞는 것 같아서 나오는 동안 계속 불안불안했습니다. 그래도 뭐, 이선균씨 좋아서 등장이 기뻤습니다. 주인공 김영호씨에 대해선 막연한 호감이 있었는데, 연기력에 대한 호감은 확신으로 바뀌었지만, 앞으로는 계속 찌질한 주인공 성남씨의 모습이 겹쳐보일 것만 같아요.


저도 계속 웃으면서 봤는데, 이게 뒤끝 없이 유쾌한 웃음이냐 하면 그렇지 않았습니다. 교환학생 시절에 짧게 연애한 적(그러니까 외국에서 나이차이 많이 나는 연애인 게 극중 성남-유정관계랑 비슷한 부분이네요)이 있는데 뭐 나쁜 기억은 별로 없지만 영화에서 성남씨가 유정씨랑 한 번 자보려고 수작 부리는 대사가 낯설지만은 않았습니다. 뭔가 제가 다 부끄러운 느낌? 이게 홍상수 감독님의 미덕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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