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구 한나라당) 지지 그룹을 진지하게 생각해 봤습니다. 진짜로 진/지/하/게/요. 물론 저희 회사나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표본집단으로 했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맞다고 보기도 어렵고 그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이 모두 새누리당 지지라고 보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꽤 유의성이 있는 분석이 될 것 같아서요.

 

첫번째로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전문가 그룹이에요.

 

여기서 특정 지역이라는 것은 물론 강남, 목동, 분당과 같은 신흥 부유층이 모여 사는 곳을 지칭합니다. 그곳에 거주하는 전문직 종사자, 전문 경영자, 오너 경영자들이 제가 첫번째로 분류한 새누리당 고정 지지층이에요. 이들은 대한민국 평균 이상의 소득과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학력도 상당히 높아요. 그리고 누가 자신들의 이익을 보장하는 정책을 펼 것인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지요. 철저하게 계급 이익에 부합되는 선택을 하는 그룹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다른 선택을 하라고 설득을 하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이들 그룹 중에 민주당이나 진보정당 지지자(이른바 강남좌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절대적으로 마이너리티에 속하죠.

 

두번째로 6.25 전쟁을 전후로 해서 태어난 50대 중반에서 60대 계층이에요.

 

이분들은 공산주의와 북한에 대해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는 듯 해요. 전후세대라서 전쟁을 직접 격지 않았다 하더라도 냉전대결 시대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이 이분들의 의식을 고착화하는데 충분했을 것이라고 판단해요. 그래서 상당히 훌륭한 교육을 받은 분들도 우리나라의 진보(우리가 엄정하게 분류하는 진보가 아닙니다)는 서구유럽의 진보와 다르며 종북성향을 띄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십니다. 여기에는 조선일보를 필두로 하는 보수신문의 프레임이 아주 성공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실제로 대화를 해 보면 우리나라는 항상 적화통일의 위협을 받고 있고, 국내에는 수 많은 종북세력과 간첩들이 북한의 이익을 위하여 활동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야당과 노조, 전교조들이 포함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래서 투표소에만 들어가면 1번을 고수(참여정부때는 제외)하는 행동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겁니다. 풍전등화와 같은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나름 절박한 선택인 것이죠. 작금의 우리나라 상황이 패망 직전의 월남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이분들한테서 숱하게 들었습니다. 북한이 지금이라도 쳐들어 오면 야당을 찍는 젊은이들은 모두 완장을 차고 돌아다닐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죠. 물론 우리들도 잘 아는 바와 같이 종복세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전교조에도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부의 문제를 마치 전체가 그런 것인처럼 포장하는데 보수언론의 기가 막힌 솜씨가 작용한 것은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사실 지금의 야당이 종북세력이 아니고 대부분 우파성향을 띄고 있는 보수주의자라는 점을 이분들에게 설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 좀 부정적입니다. 그러기엔 이분들의 트라우마가 너무 강하고 신념을 바꾸는데 적절한 연령층도 아니에요.

 

세번째는 우리나라 민주화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40대 초반에서 50대 초반의 계층이에요.

 

이분들이 이른바 386세대들입니다. 이분들은 민중의 힘으로 최소한 절차적 민주주의를 쟁취한 경험을 갖고 있고 또 이에 대해 자부심도 갖고 있어요.  고속성장 시기에 사회 입문을 했기 때문에 대부분 안정된 직장을 가질 수 있었고 부동산, 주식 투자 등으로 어느 정도 자산 축적도 하였기 때문에 적당히 보수화가 진전된 계층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정치에 대해서는 상당히 냉소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요. 그 놈이 다 그 놈이라는 양비론적 시각이 강하죠. 청년 시절에 운동권에 있었거나 최소한 운동권 활동의 지척에 있었기 때문에 이른 바 386 운동권의 한계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요. 이 분들이 야당 정치권을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식 표현으로 생활감이라고 할 수 있는 현실 감각의 부족이죠. 특히 운동권 출신 정치인에 대해 제 손으로 천원 한장 벌어보지도 못하고 단 한명의 월급도 줘 보지 못하고 입만 살아 있다고 경멸을 합니다. 하지만 절차적 민주주의의 훼손이나 비리 문제에 대해서는 무척 민감하답니다. 그래서 여기에 저촉되지 않는 한 새누라당이든 뭐든 Why Not입니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한 두 그룹처럼 새누리당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닙니다. 야당이나 진보세력이라도 현실 감각을 갖추고 유능하다고 생각하면 망서리지 않고 표를 주는 것이 이분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주로 행정경험이나 조직 경영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김두관 씨나 이계안 씨 같은 경우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요. 국민의 정부 시절의 고건 씨나 진념 씨, 참여정부 시절의 김진표 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호감을 갖습니다. 따라서 이분들을 포섭(?)하기 위해서는 행정경험이 풍부한 관료출신, CEO의 배치가 중요해요. 지난 서울시장 보선 때 40대가 대거 박원순 시장 쪽으로 돌아선 이유도 박원순 시장이 여타 운동권 출신처럼 뜬 구름 잡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이렇게 세 그룹으로 나누어 분석은 해 봤는데 이분들은 설득하는 것은 역시 지난한 일이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 그리고 듀게의 스타 별들의고향님은 제 생각에는 위에 언급한 어느 그룹에도 안 속하는 아주 독특한 존재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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