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분위기가 워낙 쩔어서 인상에 남아요. 거기다 여주인공의 훗날 겪는 고난을 생각하면 더 슬프죠. 저 장면이 남자 잘못 만나 미국에서 개고생하며 식당에서 접시 닦이 하다 이혼하고 고국으로 돌아온 혜린이의 앞날을 요약해주는 극중극이라서요. 혜린이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간 안성기한테 막 퍼붓죠. 미국 가서는 도착 첫날에 연극 한편 본게 다라고. 자기가 만난 남자는 룸펜이었다고.
으악 이 영화가 벌써 25년이 되었다니 극장에서 본 사람 나이 드러나네요. 전 결혼식 장면에서 졸다가 깨는 하객역 감독 카메오가 기억나요. 갑자기 실내로 들어온 안성기 안경에 김이 서려서 황신혜가 안보이는 묘사라든지 깨알같은 재미가 있었는데...(근데 25년전 극장에서 한번 보고 이걸 내가 제대로 기억하는건지? 또는 왜 이딴 건 기억이 잘 나는데 어제 회의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