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포는 천재입니다

2012.07.05 22:18

mithrandir 조회 수:1833




영화 천재 말고요.



여자 천재... -_-;




그의 작품 '여자들을 사랑한 남자'를 보면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어요.

주인공이 영화 시작부터 여자 뒷꽁무니를 쫓아다니는데, 

정말이지 그 집요함과 자연스러움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처음엔 허허 웃다가 나중엔 입이 떡 벌어질 지경.

그 미친듯한 집착은 영화 내내 무엇을 상상하든지간에 그 이상을 보여주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겁니다.


아, 인류가 태어나고 지고 또 태어나는 동안

수많은 예술가 나부랭이들이 "나는 여자가 좋아요 룰루랄라"하면서

여성에 대한 사랑과 집착과 낭만과 찌질함을 작품으로 풀어냈지만,

그 많은 예술가들이 아무리 날고 기는 걸작을 남겼다한들

여자 천재 프랑수아 트뤼포 앞에서는 명함도 못내밀겠구나...


그러고보면 트뤼포 영화의 바람둥이들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뻔뻔함"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자연스러워"요.

정말이지 단 0.1초의 순간도 놓치지 않고 딴 여자한테 눈을 돌리고

그와 단 0.00001초의 오차도 없이 그 여자한테 돌진해가는데

대체 이 놈들은 그 행동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어!

그리고 따발총처럼 여자를 "후리는"(천박한 표현 죄송) 그들의 대사로도 모자라

독백으로까지 이어지는 여자꼬시기의 고민과 해법들.

(예를 들어 피아니스트를 쏴라 초반 샤를 아즈나브르의 그 미친듯한 독백씬...)




하지만 여기서 의문이 드는데,

과연 트뤼포의 이 여자꼬시기 스킬은 자신의 영화 속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도 잘 통했을까요?

예를 들어 프랑수아 트뤼포가 카트린느 드뇌브 앞에서 열심히 뻐꾸기를 날려대는 동안,

과연 드뇌브는 "오, 이 남자 귀여운데?"라고 생각했을지,

아님 "이 찌질한 자식 입 좀 다물어! 니 작품이 위대하니까 일단 만나준다... -_-;"였을지?




어쨌든 "고다르와는 뭔가 다른 방향으로 천재"였던 트뤼포의 회고전.

본래 좋아했던 감독이긴 했지만, 좋아하는 감독이라면서 정작 작품은 많이 보지 못했던 트뤼포인데,

이번 전작전 하는 김에 정말 전작을 다 - 그것도 필름으로 - 볼 수 있게 되니 좋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19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80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742
73522 (듀나인) 갤럭시노트를 선물받았는데, 기존 스마트폰을 어떻게 하나요? [3] pennylane 2012.07.05 2193
73521 초등학교 풍경 [5] 가끔영화 2012.07.05 2007
73520 요새 예술영화전용관 가는게 너무 재밌네요 [7] military look 2012.07.05 2051
73519 [책벼룩] 시공 주니어에서 나온 나니아 연대기 추가합니다. 스위트블랙 2012.07.05 1149
73518 오늘 k리그 올스타전 (2002 vs 2012) 명장면 몇개. [4] 자본주의의돼지 2012.07.05 2040
73517 이것이 바낭-대부의 그 침대 장면 말이죠 [7] 안녕하세요 2012.07.05 2228
» 트뤼포는 천재입니다 [2] mithrandir 2012.07.05 1833
73515 뉴스룸 보셨나요? [3] applevirus 2012.07.05 2910
73514 다이어트 잘 하고 계시나요? [4] 블랙북스 2012.07.05 1420
73513 (반항)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보고 [5] 유우쨔응 2012.07.05 2600
73512 알라딘 13주년 이벤트 괜찮네요 [7] mithrandir 2012.07.05 3587
73511 [유튜브] M 카운트 다운 "음악의 신: 스페셜 무대" [3] espiritu 2012.07.05 1629
73510 [비일상 잡담] 꽤 늦은 엑스포 후기 [18] 잔인한오후 2012.07.05 1934
73509 저도 요리 바낭 - 이게 내가 만든 카레가 맞단 말이냐(사진은 없음) [6] 보라색안경 2012.07.05 1754
73508 문선배 a.k.a 문재인 사진 몇장 (직찍) [4] 오뚝이3분효리 2012.07.05 2946
73507 유령을 보고 [1] 라인하르트백작 2012.07.05 1313
73506 [야구] 오늘자 최훈카툰 촘 재미있군요. ㅎㅎㅎ [2] aires 2012.07.05 2974
73505 [채팅] 회사에서 밤샘철야하면서 여는 이인의 미칠듯한 빠른 채팅방... 은 사실 어디까지가 진실이죠? (Feat. 폰타) 異人 2012.07.05 861
73504 [바낭] 에일리 팬이 될 것 같아요. [4] ripa 2012.07.05 2283
73503 [아이돌잡담] 슈퍼주니어 sexy, free & single 컴백 무대 + 2ne1은 노래만. [11] 로이배티 2012.07.05 279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