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다닐 때 할머니랑 같이 산 저는 제사음식류를 제일 잘 먹는 토종 입맛 꼬맹이였습니다. 

물론 밖에서는 돈까스나 치킨같은것도 먹을 수 있었지만 그건 집에서 먹는건 아니었고 밥은 밥이었죠.

그때 집에서 먹을 수 있었던 양식 비슷한 거라곤 엄마가 가끔 해 주시는 게 전부였고 그 중 하나가 "하얀 마카로니" 였어요.

하얀 마카로니가 새콤하고 고소하게 부드러운 맛을 내서 굉장히 좋아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처럼 토종중의 토종 아저씨 입맛이지만 카투사의 후유증으로 가끔 양식;을 찾으시던 아빠랑 같이 퍼묵퍼묵! 하는게 큰 즐거움이었어요.

젓가락으로 어른처럼 먹겠다면서 까불다가 다 흘리고, 한살짜리 동생한테 주겠다고 들이밀다가 할머니한테 혼나고 뭐 그랬습니다.

나름 음식에 얽힌 추억이라면 추억이지요.


간장국수와 마가린밥 글을 보니 (저도 그거 둘 다 잘 먹었어요) 그게 갑자기 생각나서 엄마한테 물어봤어요. 그거 어떻게 했던 거냐고요.

엄마는 그런 음식같지도 않은 음식이 뭐냐며 기억도 못 하시다가 생각이 났다며 레시피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1. 마카로니를 삶아서

2. 마요네즈에 버무린다.


-끗-


야매요리 정다정의 스멜이 강하게 납니다.

후추니 소금이니 그런것도 없어요. 그냥 닥치고 마요네즈랍니다.  아니 이걸 막 추억의 요리라고 마음 한구석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내 동심은..? 

저는 중학교 1학년 때까지 마요네즈는 입에도 안 댔는데, 그 마카로니만 퍼묵퍼묵 먹어놓고 아 고소해 아 부드러워 이랬던 겁니다.

그게 마요네즈 맛인줄도 모르고ㅠㅠ 

아빠는 원래 마요네즈를 잘 드셔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같이 퍼묵퍼묵하셨던 거죠....


여튼 온갖 파스타에 올리브 오일이네 뭐네 집어넣어 요리하는 이제로선 생각도 못할 마요네즈 마카로니; 가 그 추억의 음식이어서 살짝 멘붕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집에 가서 해먹어 볼려구요....=_= 


저 말고도 "하얀 마카로니" 드셔보신 분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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