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경험 얘기입니다. 여기 뉴욕에서 학교 졸업하고 직장생활하기 전에 학교 교수님이랑 책 개정 작업을 같이했어요. 제가 초안 잡아가면 70대에 가까운 할아버지 교수님이 꼼꼼하게 고치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한번은 교수님이 이런 지적을 하셨어요. 제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인칭대명사 he를 사용한 이전 에디션을 그냥 놔뒀더니, 이걸 다 he or she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게 좀 복잡한 문제라서, 예전 판례는 거의 he로 통일되다시피 되어있고, 판례를 인용한 책은 그걸 그대로 따르고...


교수님의 말씀 요지는 그렇습니다. 너는 어려서 이런 문제를 쿨하게 (혹은 쪼잔하지 않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he 옆에 she를 덧붙이는 건 60-70년대 여성들이 싸워서 이룬 일이란다. 따라서 이 책의 독자층 중에는 이 문제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도 있을거야. 그러니 문장이 좀 깔끔하지 못하더라도 두 인칭대명사 같이 쓰자.


뭐랄까, 사소한, 별 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트집잡는 걸로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언제든 말보단 실질이 중요한 것도 맞고요. 하지만 저는 조그마한 수고 정도는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저는 야근하러 이만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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