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무섭고 불쾌했던 꿈

2012.08.10 16:25

제인의추억 조회 수:1477

어제 초저녁에 잤다가 새벽 3시엔가 일어났어요.

밤을 새고, 아침 먹고, 오전 10시에 다시 잠들었습니다. 방학하고 나서 이런 식의 패턴이 1주일에 3번 이상인 듯... - -;;

방금 막 잠에서 깼는데, 그동안 꾼 꿈이 너무 강렬하고, 무섭고, 뒷맛이 참 안 좋네요.

중간에 한 번 깬 적이 있었는데, 이런 끔찍한 악몽을 꾸고도 다시 바로 잠든 제 자신이 웃기네요. 다행히 다시 잠들어서 꾼 연속된 꿈(이런 식의 시리즈 꿈 꾸는 것도 거의 없었어요)에선 그 전보다 상황이 나아졌지만 불쾌한 건 여전..

 

꿈에서 저는 고등학생, 학교 운동장에 있습니다. 역시나 처음이 없는 꿈, 혹은 내가 기억 못 하는 것이거나.

어쨌든, 운동회인가 뭐 그런 건지 학생들이 운동장에 많이 있어요.

친구들이랑 있었는데, 눈이 쭉 찢어진 '노는 애'가 저한테 다가오더니 시비를 겁니다. 평소 알던 사이도 아니고, 매우 당황스러웠는데, 왜 시비를 건 것인지는 기억이 안 나고요. 그 애랑 실랑이를 벌이다가 한 대 맞기도 한 것 같아요. 그리고 대충 그 자리에선 끝났지만,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될 거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해질 무렵이지만 아직 날이 많이 어둡지 않은 시간에, 저는 학교 안 복도에 혼자 있습니다. 그런데 전에 시비 걸었던 그 아이(이제 싸이코라고 부르겠습니다)가 저한테 다가옵니다.

저한테 또 시비를 걸면서, 저한테 어떻게 행동하지 마라, 그리고 ~~를 해라, 무언가를 시켰습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고, 그 싸이코가 위협적이긴 하지만 그때까지는 그 애가 그렇게 무섭지 않았습니다. 저자세인 상태로 대꾸하면서도 완전하게 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러자 그 싸이코가 커터칼을 가지고 와서 위협을 합니다. 갑자기 흥분을 하면서 과격해집니다. 자기가 이 칼을 못 쓸 것 같냐고, 쓸 수 있다고. 점점 그 애가 무서워지는데, 그 애가 칼을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합니다. 그 싸이코는 커터칼을 자기 손바닥에 거침 없이 그었습니다. 손에서 시뻘건 피가 튀어 오릅니다.

너무 무서워서 저는 울음을 터뜨리면서 바닥에 주저 앉았습니다. 알았다고 연신 대답하면서요. 아.. 정말 끔찍했어요.

 

장면이 넘어갔습니다. 원래 제가 창을 등지고 서있었는데, 그 싸이코가 창가에 앉아있네요. 자기는 이 뒤로 넘어갈 거라고 또 협박하면서요.

저는 그러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속으로는 그 애가 떨어지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이 상황이 너무 무서웠고, 그 애를 다시는 보기 싫었거든요.

그 싸이코는 예고도 없이 창문에서 손을 놓아버립니다. 그 애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마자, 엄청난 '쿵!' 소리가 나네요.

거의 이성을 잃고 반대편 복도로 미친 듯이 달렸습니다.

 

몇층에서 떨어졌는지 모르지만 싸이코는 죽지 않고 학교를 잘 다닙니다.

그리고 이제는 사람들이 많은 데서도 노골적으로 예의 미친 짓들을 하고 다닙니다.

자해를 하고, 학생들을 죽이려고 칼을 휘두르고 다닙니다.

그리고 저는 방과 후면, 그 싸이코를 피하려고 갖은 힘을 다 쓰지만 늘 마주쳐요.

그 애한테 도망치면서 미친 듯이 달리다 보면, 늘 더 이상 갈 데가 없는 막다른 곳입니다.

저는 창문 밖으로 위태롭게 매달려서 위, 아래, 양옆으로 움직이고요. 엄청나게 날렵한 그 싸이코도 창가에 매달려 저를 쫓습니다.

 

이런 추격전이 수차례 반복되고, 저는 창가에 매달려 있다가 손을 놓기에 이릅니다.

몇층에 매달려있는지 상관 없이 그 애가 너무 무서워서요.

떨어지는 순간에 저는 상상을 합니다. '사방은 물이고, 나는 얼음이다.'

그러자 몸이 서서히 떠오릅니다. 저는 팔을 휘저으며 더 높이 오르려고 몸부림을 칩니다. 날아오르는 저를 그 싸이코가 보고 있습니다. 저는 깔깔거리면서 그 애한테 중지손가락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그 싸이코도 나는 법을 터득했습니다. ㅡㅡ

제가 올라온 곳까지 쫓아와요.. 정말 지겹고 무서운 놈.. 저는 다시 땅으로 곤두박질 칩니다. 그런데 떨어지는 속도는 매우 느렸어요. 그런데 떨어져서 땅 속으로 파고들어갔죠.

장소가 바뀌었는데 저는 저승에 있어요. 환생, 천국, 지옥 등을 심사받을 것을 기다리며 의자에 앉아있어요. 제 옆에는 싸이코가 있네요. 징한 놈..

 

제가 심사 받을 차례가 와서, 저는 살아있을 때 제가 겪은 무서운 일들을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높으신 분이 그러는 거에요.

"이렇게 어린 나이에 여기에 오다니, 너의 고통은 별로 크지 않은 거다."

도대체 무슨 논리죠?ㅡㅡ;; 그래서 억울해하고 있는데, 저승의 심판관 중 한 명이 제 고등학교 친구였어요!!

그 친구는 제가 겪은 일들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그 애가 말했습니다.

"얘가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알려드릴게요."

그러고는 저를 환생할 수 있는 구멍으로 밀어부쳤습니다. 지금 당장 허가 없이 환생 시켜도 될 만큼, 저는 억울한 삶을 살았다는 거였죠.

 

그런데 제 심사가 끝나지 않았는데 그 싸이코가 들어옵니다. 그러고는 심판관들한테 내기를 걸어요.

"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 나서, 아군이 우리 둘(저와 싸이코)에게 뭘 먹이는 지에 따라 결정해요."

뭐 그런 걸로 천국, 지옥, 환생을 결정하니ㅡㅡ

커피를 마시는 건 심사 받고 나가기 전에 밟아야 할 절차인가 봐요. 만약 아군이 소주를 먹이면 우리가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고요.

제가 받은 컵에, 심판관인 친구가 커피를 따라주었습니다. 저는 제 친구한테, 아군이면 당연히 좋은 것만 따라주지 않겠냐고 물으면서 불안해 했습니다.

 

그러던 중 꿈이 깼어요.

결국 그 싸이코가 떨어져나갔다는 결말로 끝났으면 그래도 개운했을텐데.. 꿈 깨고 나서 정말 불쾌하더군요.

꿈 속의 그 강렬한 이미지와, 늘 불안에 떨면서 싸이코에게서 달아나던 광경이 너무 생생해서.. 싸이코가 커터칼로 자해하고, 창가에서 떨어질 때가 정말로 무서웠습니다.

되게 오랜만에 꾸는 꿈인데 이런 뒤숭숭한 꿈을.. 꿈에서 깨고 생각했습니다. 한 번만으로 끔찍한 경험인데, 엘름 스트리트의 애들은 진짜 생지옥이겠구나..

 

이 꿈을 왜 꾼 건지는 모르겠네요. 그저께 싸이를 돌아다니다가, 꿈 속에서 싸이코로 등장했던 애의 사진을 보긴 했는데 말이죠. (하지만 그 애랑 안 좋은 사이도 아니었어요. 그 애 인상은 안 좋았고, 좀 노는 애이긴 했지만..)

어제 듀나 님의 '우리 모두의 힘'을 읽어서 그런가..

글도 참 기네요. 꿈도 참 길었고요.

다시는 꾸기 싫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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