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 오브 에이지]

  [락 오브 에이지]는 그럭저럭 잘 만든 브로드웨이 뮤지컬 각색물인 가운데 영화에선 뮤지컬 각색물으로부터 흔히 예상할 법한 문제들이 자주 드러나곤 합니다. 무대에선 춤과 노래로 보완할 수 있는 이야기나 캐릭터 설정 상 결점들이 영화로 옮겨지면서 카메라 앞에서 다 드러나곤 하는데, 특히 이야기 중심에 있는 로맨스를 이끌어가야 할 셰리와 드류는 심심하고 평면적인 캐릭터들입니다. 이들 관계 갈등과 관련된 부분은 작위적 느낌이 상당히 강하고, 그것도 모자라 영화 속 뮤지컬 장면들은 몇몇 하이라이트들 제외하곤 대부분 사운드트랙에 비해 화면은 활력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다행히도 영화는 지루하지 않는데 그건 조연배우들 공이 큽니다. 알렉 볼드윈과 러셀 브랜드는 좋은 코미디 2인조이고, 폴 자마티와 말린 애커만의 연기도 재미있는 가운데, [트로픽 썬더] 못지않은 망가진 코미디 연기에 몸을 화끈하게 내던지면서 노래도 잘 부르는 톰 크루즈는 영화의 최고 장점입니다. (**1/2)




 [매직 마이크]

  [매직 마이크]는 일단 여성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당기겠지만, 저 같은 남성 관객들도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야기야 자기 인생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직업에 정나미 떨어져 가는 선배와 이 직업에 맛을 들여가는 후배에 대한 익숙한 쇼 비즈니스 멜로드라마인데, 이게 생각보다 꽤 재미있습니다.  채닝 테이텀과 다른 남자 배우들이 여러 다양한 스트립 쇼레퍼토리들을 하는 동안 스티븐 소더버그는 건조하고 담백한 사실주의 접근 방식으로 이들의 밤과 낮을 지켜보면서 매끈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채닝 테이텀이야 본인의 자전적 경험이 이야기에 반영되었다고 하니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연기를 하는 가운데, 요즘 들어 제 2의 전성기에 진입한 매튜 매커너히는 적역을 맡아서 매 등장할 때마다 영화에 짜릿한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 




[말리]

2007년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를 통해서야 이름을 처음 듣게 된 밥 말리에 대해 전 그리 잘 알지 못했는데, 케빈 맥도날드의 다큐멘터리 [말리]는 그의 짧은 인생과 음악 경력에 대해 140분이 넘는 상영 시간 동안 많은 걸 알려 주었습니다. 여러 갖가지 자료 화면들과 인터뷰들에 말리의 노래들이 잘 곁들여진 본 다큐멘터리는 비교적 긴 상영 시간에도 불구 지루하지 않고, 저 같은 무식한 관객에게도 왜 밥 말리의 노래들이 지금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를 잘 전달해줍니다. (***)  




[스시 장인: 지로의 꿈]

본 다큐멘터리를 보는 동안 문득 작년에 인상 깊게 본 다른 다큐멘터리 [Bill Cunningham New York]이 제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그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 팔순 넘은 나이에 불구하고 전문가로써 자신의 일에 흠뻑 빠져 사시는 것처럼 본 다큐멘터리의 팔순 넘으신 할아버지 오노 지로도 장인으로써 자신의 일에 평생 매달려 오셨습니다. 그는 도쿄의 한 구석에 자리 잡은 초밥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보기엔 간소해 보여도 이곳은 미슐랭 쓰리스타 레스토랑의 위치를 고수해 온 유명한 식당이고, 예약은 적어도 한 달 전에 해두어야 한다고 합니다. 다큐멘터리는 그가 맏아들과 다른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모습을 자세히 지켜보는데, 재료 구입부터 서빙까지 여러 면들에 꼼꼼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면 정말 쓰리 스타 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고, 그가 대접하는 그 조그만 초밥들은 사람 출출하게 만듭니다. (***)

 




[Being Elmo]

[Being Elmo]는 세서미 스트리트의 가장 사랑받는 머펫 인형들 중 하나인 엘모 뒤에서 활약해 온 인형 조종사 케빈 클래쉬의 인생을 다룬 작지만 따스한 다큐멘터리입니다. 클래쉬는 어린 시절 때부터 인형들을 직접 만들어서 인형 쇼를 해왔는데 그러다가 마침 PBS에서 막 시작한 세서미 스트리트에 그는 푹 빠졌습니다. 그 이후로 꾸준히 실력을 쌓아온 그는 자신의 동네 TV 방송국에서 일하게 되다가 곧 얼마 안 되어 자신이 그렇게도 존경해 온 짐 핸슨을 만날 뿐만 아니라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활동하게 되고, 거기서 일하는 동안 우연히 자신의 손에 들어 온 한 머펫 인형으로 대단한 성공을 이루지요. 클래쉬에 대해 어느 정도 들어본 적이 있는 저에겐 본 다큐멘터리는 새로운 정보를 많이 주지 않지만, 그와 다른 사람들이 작업하는 모습들은 흥미로운 볼거리이고, 그 귀여운 엘모를 통해 많은 아이들에게 다정하게 다가오는 한 선량한 전문가의 모습은 훈훈하기 그지없습니다. (***)




[토탈 리콜]

영화는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고, 보고 나서 재미있게 얘기해 볼만 한 요소들이 여럿이 있긴 합니다만, 리메이크 작을 만들 필요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폴 버호벤의 1990년 버전은 옛날 영화라는 티가 간간히 나지만(정말 세월 많이 흘렀습니다!) 그래도 그 구식 특수효과들은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돋보인 가운데 영화 자체는 여전히 많이 즐길 만한 SF 액션 영화였고 버호벤 덕분에 그 무지막지하게 피 터지는 액션들 와중에서 이죽거릴 수도 있는 재미도 있지요. 원작이 이야기 면에서나 기술적인 면에서나 할 만큼 다 하고 재미 거의 다 뽑았으니 뭘 더 개선할 여지가 있나 싶긴 하지만, 일단 리메이크 버전은 기본 설정 좀 바꾸고 이야기를 매끈하게 업데이트한 가운데 시각적으로 꽤 볼만한 구경거리들을 갖고 있습니다. 덕분에 전반적으로 지루하지 않았지만, 글쎄요, 굳이 이걸 리메이크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1/2)

 

 




 [독재자]

  [보랏 – 카자스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과 [브루노]로 얌전함과 거리가 한참 먼 막장 코미디를 선보였던 사샤 바론 코헨의 신작 [독재자]는 전작들에 비해 덜 과격한 편입니다. 김정일에게 헌정된 본 영화의 주인공은 아프리카의 한 가상 국가 와다야의 망나니 독재자 알라딘인데, 그는 UN 연설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도중 2인자인 그의 삼촌의 계략을 그의 대역과 바꿔치기 당합니다. 운 좋게 목숨은 건졌지만 그 덥수룩한 수염을 깎인 덕분에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는데, 다행히도 그는 유기농 가게를 운영하는 조이, 그리고 그가 사형시키라고 했었지만 정작 다른 ‘사형당한’ 사람들처럼 뉴욕에 정착한 핵물리학자 나달의 도움을 받게 되고, 그런 동안에 민주주의를 가장한 삼촌의 음모를 막으려고 하지요. [보랏]과 [브루노]처럼 본 영화도 지저분하고 뻔뻔스럽게 황당무계한 코미디들이 줄을 이으니 영화는 지루하지 않지만, 원조크 코미디 영화들이 대개 그런 것처럼 후반부로 갈수록 웃음 빈도가 줄어들어갑니다. ‘민주주의’를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독재자 주인공이란 설정에서 나올 법한 아이러니도 생각보다 그리 효과적이지 않은 편이지요. 전반적으로 낄낄거릴 만한 요소들이 꽤 있는 편이지만(알라딘의 삼촌을 맡은 벤 킹슬리가 이 황당무계함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유지하는 게 전 특히나 재미있었습니다)  80분 정도 되는 짧은 상영 시간에도 불구 늘어지는 감이 듭니다. (**1/2)    




[더 딥 블루 씨]

테렌스 데이비스의 [더 딥 블루 씨]는 이미 1955년에 영화화된 적이 있는 테렌스 래티건의 연극을 영화한 작품입니다. 자신에 비해 나이가 상당히 든 남편과 결혼한 헤스터 콜리어는 어느 날 우연히 공군 조종사인 프레디 페이지를 만나게 되는데, 둘은 금세 눈이 맞아 연인이 되고, 얼마 안 되어 그녀는 남편 곁을 떠나 프레디와 동거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프레디는 연인으로썬 좋을지는 몰라도 그녀가 기댈 수 있는 평생의 배우자로썬 적당치 않고, 아내에게 실망했어도 다시 기회를 주려는 그녀의 남편은 안정감을 줄 수 있을지언정 열정을 줄 수는 없고, 이런 난감함 속에서 여전히 열정에만 매달리는 그녀는 덕분에 아주 많이 불행해집니다. 무대가 1950년대 영국이니 이런 줄거리에서 그 시대 특유의 멜랑콜리한 분위기가 자욱이 깔린 멜로드라마가 금세 연상되는데, 영화는 그런 분위기를 흐릿함이 깔린 화면 안에서 양껏 조성하면서 좋은 순간들을 제공하고 레이첼 바이스의 멜로드라마 연기도 볼만 합니다. (***)

 

 




 [마가렛]

 뉴욕에 사는 십대 소녀 리사는 어느 날 의도치 않게 한 교통사고에 말려들게 됩니다. 처음엔 거짓 증언을 했지만, 그 사고에 관련된 기억은 그녀를 쉽게 놔주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녀는 이에 대해 옳은 일을 하려고 하지만, 영리하면서도 동시에 현명치 않고 감정적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자신에게 그리 솔직하지 않은 그녀는 오히려 그녀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본인에게 감정적 민폐만 끼쳐대지요. 이러니 [마가렛]은 보는 동안 빈번하게 짜증나기도 합니다만 안나 파퀸의 훌륭한 날선 거친 연기 때문에 리사에게 감정 이입을 할지 못할지언정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꽤 긴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이 성장통 드라마는 느긋함 속에서 감정적으로 상당히 강렬한 순간들로 우리 시선을 잡습니다. (***)

 

P.S.

 1. 영화 제목은 Gerald Manley Hopkins 의 시 [Spring and Fall : To Young Child]에서 따온 것입니다. 영화 중반에서 인용되기도 하지요.

 2. 영화는 2006년에 만들어졌지만, 제작 중 소송 문제 등 여러 문제들로 인해 개봉되지 못해 왔었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우리 곁을 떠난 앤소니 밍겔라와 시드니 폴락이 제작자로써 크레딧에 포함되어 있지요. 




[버니]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신작 [버니]는 한 황당한 믿거나 말거나 실화에 바탕을 둔 코미디 영화입니다. 미국 텍사스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장의사 버니 티에드는 모범 장의사이면서도 동시에 마을 주민들 모두로부터 사랑받는 존재였는데, 재미있게도 그는 그 동네에서 다들 싫어하는 부자 과부 마조리 누전트와 상당히 가까워기게 됩니다. 물론 버니는 남편을 막 잃은 부인들을 잘 대접하기로 명성이 자자해 왔지만, 마조리는 처음부터 그에게 쌀쌀 맞게 대했습니다. 그러다가 자신에게 그렇게 잘 대해주는 버니를 그녀는 정말 좋아하게 되고 그리하여 둘은 한 동안 같이 잘 먹고 잘 살기 시작하지만, 여전히 마조리는 서쪽 나라 마녀 저리가라 할 정도의 못된 할머니이고(영화가 현지에서 개봉될 때 쯤 뉴욕 타임즈에 실린 실제 인물의 조카가 쓴 기사에 따르면 실제로 정말 그랬답니다), 그렇게 사람 무지 좋은 버니도 여기에 슬슬 갑갑해지고 짜증이 늘어가기 시작합니다. 다큐멘터리 인터뷰 형식으로 이야기를 익살스럽게 진행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가장 재미있는 건 잭 블랙의 신선한 코미디 연기입니다. 그가 그 특유의 과장스러움이 없이 너무나 착하게 그래서 더 웃기게 연기하는 걸 보면 왜 영화 속 마을 사람들이 매튜 맥커너히가 뺀질나게 연기하는 지방검사에게 버니에게 야박하게 굴지 말라고 하는 게 이해가 갈 정도예요. 셜리 맥클레인의 밉살스러운 코미디 연기도 좋은 양념입니다. 한 마을 사람 왈: “5달러만 줘도 마을 사람 그 누구라도 기꺼이 그녀에게 총을 쐈을 거예요.” (***)

 

 

 




 [레드 라이트]

  심리학자 마가렛 매티슨과 그녀를 보좌하는 물리학자 톰 버클리는 심령 현상 혹은 심령사들이 가짜라는 걸 밝히는 일을 해왔습니다. 사정은 넉넉지 않아도 지금까지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는 그들에게 호적수가 등장하는데, 그는 다름 아닌 오래 전에 명성을 날렸다가 불미스러운 일 이후로 갑자기 은퇴를 했다가 다시 컴백을 한 심령술사인 사이먼 실버입니다. 버클리는 그가 사기꾼이란 걸 밝히려고 하지만, 매티슨은 과거의 안 좋은 경험 때문에 그와 엮이는 게 현명치 않다고 충고를 하고, 그런 와중에 요상한 일들이 그들 주변에서 연달아 일어납니다. 그 겁나게 갑갑한 스릴러 영화 [베리드]도 강한 인상을 남겼던 감독 로드리고 코르테스는 영화 속의 미스터리를 위해 좋은 분위기를 제공하는 가운데 영화의 초반부와 중반부를 잘 이끌어나가는 편이지만, 유감스럽게 후반부에 가서 영화는 덜컹거리고 좀 더 채워 넣거나 설명해야 할 구석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결말은 그 전까지 유지해 온 거에 비하면 너무 밋밋하고 단순하니 실망스럽스니다. 배우들이 제 할 일 다 하고 있는 가운데, 로버트 드니로는 미스터리의 중심으로써 제 역할을 다하지만 그의 요즘 출연작들처럼 그의 연기를 좀 더 많이 활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1/2)




 [불리]

 올해 초에 미국에서 개봉 직전 등급 논란으로 말이 많았던 다큐멘터리 [불리]는 이 논란에 비하면 매우 담담한 다큐멘터리입니다. 학교에서 왕따 당하고 있거나 당했던(두 명은 견디다 못해 자살했습니다) 다섯 명의 학생들의 이야기를 번갈아 하면서 다큐멘터리는 학교 내 왕따의 심각성을 전달하고 있는데, 이는 그저 그 동네 이야기만 아니란 걸 우린 잘 알고 있고 그렇게 때문에 영화의 소재는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옵니다. (***) 





[시스터]

알프스 산맥 지역의 한 마을에 사는 12살 소년 시몽은 꽤 유능한 빈민가 소년입니다. 같이 사는 그의 누나 루이즈가 남자친구와 놀러다는 것 외엔 다른 것들엔 신경을 안 쓰니 그가 돈을 벌어야 하는데, 일할 수는 없으니 대신 근처 스키 리조트에 잠입해서 손님들 물건들을 훔치는 걸로 돈을 벌어 왔지요. 그가 일하는(?) 모습을 차분하고 담담하게 지켜보는 동안 영화는 시몽과 루이즈의 관계가 처음 인상보다 복잡하다는 걸 보여주게 그러다가 한 중요한 사실은 남동생에게 용돈만 가져가지 별로 정을 안 주어온 누나에게 시몽이 왜 그렇게 매달려온 이유를 드러냅니다. 2년 전 시카고를 방문하는 동안 진 시스켈 센터에서 인상 깊게 봤던 영화 []으로 데뷔했던 감독 위르쉴라 메이에는 냉정한 드라마 속에서 조용하지만 강한 감정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내고 케이시 모텟 클라인과 레아 세이두의 연기도 매우 좋습니다. (***1/2)

 

P.S.

본 영화를 보는 동안 문득 라민 바흐러니의 [Chop Shop]가 떠올랐습니다. 내용이야 다르지만 여러 면들에서 비교해 볼만해요.

 




 [이웃사람]

  영화를 보고난 다음 날 전 강풀의 원작만화를 벼락치기 스캔했는데, 다른 분들 말씀대로 영화는 그럭저럭 볼만한 불만족스러운 각색물입니다. 일단 캐스팅은 매우 적절하고 분명 좋은 재료들이 시작점에 준비되어 있는데, 이 요소들을 움직이고 발전시켜서 한 데 모이게 할 원동력이 눈에 띠게 부족합니다. 이 심각한 결점은 원작만화를 안 본 관객이었던 저에게도 확연하게 보일 지경이었고 마지막 장면은 특히나 군더더기 같았습니다. 그나저나, 유령 장면은 무섭기보다는 오히려 저로 하여금 이런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아줌마, 따님이 우산 안 갖고 와서 젖어서 돌아 왔는데 빨리 말려주셔야지요.” (**1/2)





 [심플 라이프]

 가정부 할머니 타오 지에는 60년이 넘게 4세대에 걸쳐 홍콩의 한 가족을 위해 일해 왔습니다. 이제 가족들은 거의 다 홍콩 밖으로 나간 지 오래고 이젠 그녀는 홍콩에 남아 있는 유일한 가족일원인 영화제작자 로저와 함께 살고 있지요. 겉보기엔 그들은 평범한 가정부와 주인집 도련님 같지만, 이들의 일상을 지켜보는 동안 우린 그들의 관계가 생각보다 많이 깊다는 걸 알게 되고, 이는 타오 지에가 건강상의 이유로 양로원에 들어간 이후로 더욱 더 확연해집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자칫 뻔하고 감상적인 멜로드라마로 흐를 수도 있지만, 감독 허안화는 조용하고 간결한 접근 방식으로 그들의 관계와 타오의 연로함으로 인해 변해가는 그들 일상을 잘 전달하는 가운데 그 속에서 과장 없이 가슴 뭉클한 순간들을 끌어냅니다. 유덕화의 소박한 연기도 좋지만, 절제된 가운데서도 많은 걸 전달하는 엽덕한의 연기는 잊기 힘듭니다.(***1/2)  





[토리노의 말]

  1) 다음 달 말 국내 DVD 출시하는 본 영화 보시기 전에 감독 벨라 타르가 어떤 감독이었는지에 대해 대강 알아두시길 바랍니다. 2) 도입부는 롱테이크 장면인데 앞으로 이런 장면들이 계속 140여분 동안 이어질 것이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3) 아마 이에 지루해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처럼 흥미와 어리둥절함을 오가면서 계속 이끌려가는 동안 훌륭한 흑백 영화 촬영을 즐길 수도 있으실 겁니다. 4) 그리고 전 타르 감독님를 뵙게 되면 찐 감자에 대해 얘기를 좀 나누고 싶습니다.  (***1/2) 




[히스테리아]

  [히스테리아]는 히스테리가 여성들이 걸리는 병쯤으로 치부되고 세균 이론이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아 의사가 사람 잡는 일이 생기곤 했던 19세기 영국을 무대로 한 유쾌한 코미디입니다. 자궁 적출술과 같은 무지막지하고 어리석은 그 당시 히스테리 치료법과 달리 달림플 박사에겐 좀 더 간단한 방법이 있었는데, 그건 여성 환자들의 성기를 마사지를 하는 것입니다. 한데 손은 피곤해지고 여전히 마사지 해 줄 환자들은 넘쳐나니 그는 일자리가 필요한 젊은 의사 그랜빌을 고용하지만, 그랜빌도 곧 직업 재해에 노출되면서 손에 힘이 떨어지고 그러다가 그는 그의 친구가 만든 전기 기구를 통해 한 좋은 아이디어를 얻게 됩니다. 자신의 손 대신에 그 기구를 개조한 장치로 환자들을 전보다 더 효율적으로 마사지하는 것인데, 이리하여 바이브레이터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지요. 손 마사지이든 바이브레이터이든 간에 자신들의 일에 정말 진지한 태도로 임하는 주인공들로부터 꽤 건전한 웃음을 뽑아내는 가운데, 영화는 19세 관람불가 영화란 게 가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아주 예의바르고 귀엽게 이야기를 굴려갑니다. 배우들의 시치미 뗀 발랄한 코미디 연기도 재미에 한 몫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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