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블로그에 싸질렀던 글

2012.09.06 13:17

DaishiRomance 조회 수:3872

우선 밝혀 둘 사실은 필자는 뭐 아동 성폭행범들을 옹호하거나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들은 물론 저지른 범죄에 대한 죄값을 치러야 하며 다시는 이러한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으로 영구히 격리를 시켜야 한다는 생각에는 뜻을 같이 한다. 그만큼 이후 전개될 내용은 아동 성폭행범들에 대한 변명이 아니라 앞으로 이런 흉악범죄가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하는 뜻을 같이 하고자 제시하는 의견이다.


유교적 가부장제가 근간을 이루던 한국사회는 여성운동가들의 권리찾기를 통해 남녀평등의 사회가 찾아오면서 여성이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됐다. 그만큼 여성들은 지금보다 사회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고, 자신보다 무능한 남자에 대한 거부의 뜻을 당당하게 밝힐 수 있게 됐다. 간단하게 말해서 과거에는 사회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월등히 힘이 강했다면 지금은 그 힘이 균형을 이룬 것을 떠나 어떤 부분에서는 여성이 더 강한 권력을 갖게 된 것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원시시대부터 남자란 사냥과 채집을 하며 외부의 위험요소로부터 부족을 지켜온 존재다. 그것은 과거의 사회에 따라 유지해온 이성이 아닌 동물적 사회에서의 인간 남성에게 새겨진 본능같은 것이다. 오늘날 남성에게도 분명 부족을 지켜야 하는 야성의 본능은 분명 있다. "남자는 다 늑대"라는 말도 그래서 생겨났을 것으로 생각된다. 남자의 야성이란 싸움에 기인한 것이다. 짐승과의 싸움을 통해 짐승보다 우위에 섰고, 땅을 지키기 위해 외부의 침략자와 싸우면서 혹은 침략을 떠나면서 남성은 '정복자'의 마인드를 갖게 된 것이다. 유교사회에서의 가부장적 가족이란 남성이라는 권위로 가족의 대장으로 올라서서 이른바 '내 가정의 정복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에서 어떤 남성들은 그 '정복자의 본능'을 억압받고 산다. 돈이 없어서, 얼굴이 못 생겨서, 키가 작아서 어떤 남자는 그 야수성을 숨긴 채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고 있다. 이들 '사회적으로 여성에게 혹은 세상에게 외면받고 무시당하는 남자'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의 야수성을 억누르고 살아간다. 그러나 성직자가 아닌 다음에야 본능이란 그리 쉽게 억눌러지지 않는 법이다. 이들 '억압된 남자'들에게는 자신의 야수성을 증명할 '정복대상'이 필요했던 것이다. 결국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자신보다 근력이 약한 여성들을 힘으로 억압해서 그들의 중요한 것을 빼앗아 '정복'했음을 과시하는 것이다. 그것이 결국 '성폭행'이다.


여기서 생각을 좀 더 발전시켜보자. 성인여성들은 나름 운동을 통해 충분히 근력을 키웠으며, 특히 사리판단이 정확해서 쉽게 걸려들지 않는다. 결국 사회적 약자, 자본주의의 패배자들에게 가장 쉬운 것은 성인여성보다 미성숙한 여성들이다. 근력도 약하고 사리판단도 빠르지 않아서 어른들에게 쉽게 걸려들고 쉽게 당한다. 이들은 이 미성숙한 여성들을 무참하게 짓밟을 것이다. 더 강하게 헤치고 짓밟을수록 이들은 더 이상 '자본주의의 패배자'가 아니라는 착각에 빠지게 될 것이다. 자신들도 타인을 정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강한 존재'라는 인식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아동 성폭행범 증가의 원인은 이것이다. 사회적 패배자 남성들이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가장 쉬운 정복상대를 골라 무참히 힘으로 정복함으로써 "난 약한 존재가 아니다"는 위로를 받기 위함이다. 물론 이건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헛소리라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찐따같은 놈들이 자기과시할려고 어린 생명을 무참히 살해한다는 것은 있을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흉악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동시에 범죄의 가능성을 보이는 사회적 패배자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이건 뭐 좀 오바한 생각일수도 있지만 과거 한 여대생의 '루저발언'이 아동 성범죄자 양성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키 작고, 못 생기고, 돈 없는 남성들을 패배자로 만들어버리는 사회가 이들에게 피해의식과 분노를 심어줬을 것이다. 패배자(루저)가 있다는 것은 승자가 있다는 것이고 결국 이들은 '전쟁'을 벌였다는 점이다. 전쟁은 한 판으로 끝나지 않는다. 패배자는 다시 한 번 세상을 향해 역습을 가하게 될 것이다. 물론 모든 패배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흉악범죄자를 증가시키는데 일조한 것만은 분명하다.


함부로 패배자를 만들지 말자. 제 2, 제3의 김길태는 바로 그 패배자들 가운데서 다시 등장할테니 말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90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41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260
69224 잡담 [4] lonegunman 2012.09.06 1423
69223 여기는 핀란드, 휘바휘바! (다 썼어요) [24] 난데없이낙타를 2012.09.06 4184
69222 우디 알렌의 포비아 [3] 가끔영화 2012.09.06 2883
69221 밑에 어떤 분이 올리신 <사회주의는 가능하다> 책 관련 게시물 잘 봤습니다. [20] 참세상 2012.09.06 3651
69220 여자배우 이름 맞히기, 옛날 女배우 많이 아세요? [16] 무비스타 2012.09.06 6559
69219 우와 힘들다 무섭다 [8] 가끔영화 2012.09.06 2645
69218 헐리웃 여배우들 몸값 [7] 감자쥬스 2012.09.06 4204
69217 요즘 삼국지 연의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10] 메피스토 2012.09.06 1737
69216 사랑을 찾아 바다를 헤엄치는 고양이 보셨나요? 고양이라서 행복해요. [3] chobo 2012.09.06 2051
69215 백석 전문 출판사?! [8] rpgist 2012.09.06 2845
69214 [듀나IN] 시계브랜드 추천좀 부탁드리겠습니다 ㅠㅜ [7] 아카싱 2012.09.06 2008
69213 사실 검증과 저널리즘 [2] big apple 2012.09.06 1024
69212 달맞이꽃씨유 추천 부탁드립니다. [4] ExtremE 2012.09.06 1740
69211 [아이폰5] 이 영상은 레알일까요? [4] 닥터슬럼프 2012.09.06 2128
69210 슬슬 다시 리메이크 되었으면 싶은 작품들. [11] 쥬디 2012.09.06 2171
69209 (연애?바낭) 내가 동네북도 아니고.. [5] 사람 2012.09.06 2619
69208 매트릭스랑 다이하드 삭제장면 [5] 쵱휴여 2012.09.06 2379
» 2년전 블로그에 싸질렀던 글 [29] DaishiRomance 2012.09.06 3872
69206 생선회 vs 조개구이 [13] 103호 2012.09.06 3144
69205 스페인 할머니의 오지랖에 대한 옹호론의 용감무식에 대해 [137] egoist 2012.09.06 694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