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하는 조그만 사무실은 4층건물의 4층입니다. 작년봄에 이사왔어요.
이 건물에 갓 육십대로 뵈는 관리인 할아버지가 있어요.

이사올때 도와도 주시고 4층까지 편지갖다주러오실때마다 고생하신다고 커피라도 타드리라고하셔서 막내인 제가 해드렸는데요.
매일아침 건물앞 길가에 앉아계다가 제가 지나가면 벌떡 일어나서 인사를 하시는건 좋은데,
저만 보이게 윙크를 하거나,
어느날은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손바닥을 내밀면서 왜안하냐고 자꾸 손바닥을 들이대고,
또 어느날은 커피 종이컵을 건넸더니 건네는 제 손바닥을 자기 손가락으로 슥 긁으며 웃는데 진심 무서웠습니다.

다음날 오셔서는 휴가 어디가냐고 막 추근덕거리길래 빡 열받아서 할아버신 어디로 가시냐고 그랬더니 대표님이 들으시고 '이요군 어른한테 할아버지는 좀 그러니 소장님이라고 하는 게 좋겠구만' 그러시길래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귀여워서 그러셨겠지. 불쾌한건 알겠는데 근본이 나쁜 사람은 아니야.' 그러시고 옆자리에선 '노친네 노망났나'라고 하십니다

길에 가는 저를 잡고 문자찍는 거 좀 도와달라며 옆 30센티 내로 붙습니다

항상 큰길에 앉아계셔서 제가 우체국에라도 가면 어디가냐고 매번 물어봅니다

말하기를 좋아하고 누구에게나 찰싹 붙어서 말을 하는게 버릇인데, 키가 180이 넘고 덩치가 좋고 항시 얼굴이 벌건 건달 타입입니다. 부인도 딸도 있고 딸이 변리사라고 선물 사다 준다고 자랑하더군요.
여자라면 빌딩앞 광고지 돌리는 여자분에라도 말을 걸고 있다는 것이 주변 증언입니다.

얼마전 건물주님이 도와달라신 일(컴퓨터 문제-관리인 실수) 을 도와드려서 건물주님이 고맙다고 돈을 주셨어요.

그러고 끝난줄 알았는데, 이 할아버지가 며칠전부터 계속 내가 고맙다면서 커피사줄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내가 왜 당신이랑 단둘이 커피를 마시러 가야 되는데~!!!!!

퇴근길마다 이렇게 맞닥뜨리니 짜증 확 나는데
덩치 큰 사람이고 저는 사무실에 혼자있을 때도 많아
화냈을때 해꼬지라도 할까봐 참고 있습니다.

사실은 착한 사람인데
제가 오바중인 걸까요?

어찌해야 할까요ㅠㅠ


폰으로 적어 두서가 없습니다ㅠㅠ
도와줘요 듀나인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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