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본 화차

2012.10.16 15:29

detlefroth 조회 수:2937

런던 영화제가 한창 진행중인데 화차를 상영하길래 가서 봤어요. 아무르나 러스트 앤 본 같은 다른 영화들도 보고싶었지만 어차피 개봉할 거 같았고, 한국 영화를 큰 스크린에서 보고싶었거든요. 관객은 2/3정도 들었던 거 같아요.

영화는 정말 잘 만들었더라구요. 그냥 머리 쓰지않고 흐름을 따라갔어요, 어차피 그게 그렇게 중요한 영화도 아니고. 차경선이라는 여자가 정말 안쓰럽더라구요, 죄를 짓고 안짓고를 떠나서요. 어쩌면 조금 클리셰같은 부분은 많았는데 (나비..에 비유한 거라든가 이선균 과거 회상의 오글거림이나;; 정말 남자친구 와이셔츠를 그렇게 패션화보처럼 걸친다거나, 김별이 없었으면 차경선을 어떻게 찾았을까요) 그게 그렇게 걸리지 않았어요. 어쩜 제가 오랜만에 극장에서 한국 영화를 봐서 관대해졌을 수도 있지만 그거보다도 그냥 김민희가 주는 특유의 분위기에 동화된 거 같네요. 막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 이미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을 다 따라가서 알고있는 내용인데도 김민희를 통해서 보니 울림이 다르더라구요. 조성하씨는 약간 고앙이 상이라는 생각이;;

관객 반응이 좀 재밌었어요. 동물병원 의사로 주인공을 설정한 건 좀 탁월했다는 생각이 든 게, 약간 긴장감이 팽팽했다가도 화면에 동물들이 잡히니 그게 살짝 풀어진달까요. 강아지를 안은 김별이 클로즈 업 되는 장면에선 다들 강아지 얼굴 보고 피식피식 하더라구요. 이선균이 자동차 사이드 미러 깰 때도 다들 웃고 ㅎㅎ 이선균 나오는 영화 처음 봤는데 묘하게 발음이 걸려요.. 크레딧 올라갈 때 다들 박수를 쳐서 저도 따라 몇 번 쳤네요.

아무튼 영화보고 한 밤 지났는데도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는 좀 오랜만이예요. 이게 영화 자체의 힘도 있지만, 제가 타국 생활을 오래 하면서 느꼈던 (전반적인) 이쪽 문화에 대한 거리감의 반대되는 뭔가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나는 제천이랑 마산에 가봤고, 용산이 어떤 곳인지 안다..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뭐가 횡설수설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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