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담배녀"란 명칭..

 

또다시 ~녀가 탄생하고, 국민적 악녀가 되었네요.

서울대 게시판에도 가보니 거기도 난리가 아니네요.

신상공개 까발려야 한다는 글도 많습니다.

사퇴한 학생회장은 그 와중에도 한 사람을 매장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며, 개인의 신상이 알려져 더 큰 상처를 주는 일을 경계하고 있더군요.

잘못된 고소, 고발도 있을 수 있습니다.. 무고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번 사건은 법리를 잘못 적용한게 더 큰 것 같습니다.

 

 

 

2. 피해자 중심주의

 

이 사건의 가장 큰 핵심은 "피해자 중심주의"의 오용입니다.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운동권 사회의 성폭력 사건 공론에서 피해자 중심주의는 페미니즘의 가장 큰 윤리 중 하나였습니다.

성폭력 사건은 둘만의 개인적인 장소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이 있어 세부적인 사실관계를 제3자가 알기가 어렵고,

성폭력 피해자는 해당사건의 충격으로 세부적인 사실관계에서 다소 잘못된 진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대부분의 성폭력 사건이 교수-제자, 선배-후배 등의 권력관계 속에서 발생하기에 피해자의 진술 전체를 부정하며,

피해자가 무고한 이를 매장한 사람이 되거나, "꽃뱀녀"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기억이란 항시 본인의 입장에서 재구성되는 것이기에 동일한 사실관계를 놓고 보더라도 전혀 다른 식으로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불편함을 호소하며 거부의 의사를 밝힌 것이 가해자 입장에서는 합의의 한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는 식으로요.

그렇기에 일부 불일치하는 진술이 있더라도 일차적으로는 피해자의 편에서 사건을 재구성하며, 전체적인 맥락에서 사건을 조망하고,

특히 당시 피해자가 느꼈던 고통에 중점을 두는게 피해자 중심주의라고 알고 있습니다.

 

 

 

3. 이 사건에서의 피해자 중심주의의 오용

 

아직까지 나온 사실관계만으로 봤을 때는 이 사건에서 피해자 중심주의는 

세부적인 사실관계에서의 의견 불일치에 있어서의 피해자 입장에서 사고하는게 아닌,

법리 판단 자체를 무조건 피해자 입장에서 바라보자는 식으로 흘러간게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더 세부적인 상황이 더해질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봤을때 사실관계를 굉장히 명확합니다.

이별을 통보하는 과정에서 남성이 여성을 배려하지 않은 가운데 불친절하게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흡연을 하지 않았던 남성이 흡연을 했으며, 이런 흡연이 여성 입장에서는 연애관계의 종료에서 자신의 남성성을 과시하며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걸로 보여줬던거죠.

 

개인적인 헤어짐에서 일방이 예의없이,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행동을 한 사건이었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흡연이 여남관계의 권력구조하에서 남성의 권력으로 사고될 수 있느냐란 점이죠.

남성이 속한 단체에 일종의 고소를 한 여성 입장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을 요청한 것이고요.

 

특정 여성 입장에서는 그렇게 느꼈을 수 있지만, 이런 감정이 보편성을 획득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피해자 중심주의라고 해서 무조건 피해자를 편드는건 아닙니다.

피해자의 감정과 언어가 적어도 여성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보편성을 얻을 수 있어야 되는 부분이겠죠.

 

 

 

4. 페미니즘의 반성

 

결국 개인 연애사와 여남 권력관계의 정치성을 구별하지 못했던 여성의 잘못된 고소로 시작된 사건이지만,

잘못된 법리를 적용한 대학 내 페미니즘 진영의 실수라고 보여집니다.

 

운동을 하는 사람은 항시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중과 너무 거리가 멀어진 가운데 그들만의 리그에서만

논쟁을 하다보니 이런 우스운 결과가 나온 셈이죠.

그리고 통합진보당 사태처럼 그 리그가 대중들에게 공개되었을때는 웃음거리만 되고요.

 

참... 올해는 운동권이 벌거숭이 임금님이 되버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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