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31 04:14
뉴욕시에 100몇 년 만의 큰 피해를 끼쳤다는 샌디는 슬슬 물러가는 중이고, 저는 좀이 쑤셔서 회사에 기어나왔습니다. 회사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디씨 오피스는 공식적으론 문을 닫았지만 건물은 일단 제대로 돌아가고 있어요.
어젯밤엔 콘에디슨 건물이 폭발하는 바람에 39가 이남은 전기가 다 끊겼다고 해요. 그거보다 아주 조금 북쪽에 사는 제 아파트 건물은 멀쩡했습니다. 그런데도 다운타운 침수된 모습을 보니 참 심란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잠결에도 이거 정전되고 바람이 심해져서 암흑속 계단을 걸어내려가야 하는 게 아닌가 걱정을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세상은 놀라울 정도로 고요하더군요.
이 와중에도 역시 빛을 발하는 건 유머 감각입니다. 옆주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씨는 "이번 허리케인으로 할로윈에 지장이 가면 내 행정명령으로 할로윈을 옮기겠어" 하고 트위트를 했어요. 집에 붙어있으면서 온갖 날씨 뉴스와 블룸버그 시장, 쿠오모, 크리스티 주지사 기자회견을 체크했는데 크리스티 시장은 의외로 잘생기지 않았나요. 아 그리고 한 방송작가 언니는 "허리케인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지만 혹시 수퍼모델들이 다 날아가면 대신 내 사진을 찍으렴" 이랬습니다. 호오.
아, 회사까지 오는데 관광객들이 참 많았습니다. 생활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별로 안 돌아다녀서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껴진 거겠죠. 근데 한 세 팀 정도가 낄낄거리면서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간 길거리를 비디오촬영하더군요. 평소엔 비디오 촬영 모습을 별로 본 적이 없는데 참 특이했어요. 뭐를 그렇게 하하호호 웃으며 기록하고 싶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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