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언어화시켜서 생각하는 것 자체를 안 하는 편이에요.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듀나인들은 글을 쓰듯이 머릿속에서 "이건 이러저러하니까 어쩌고저쩌고 한거야. 난 이런 결정을 내리겠어." 하면서 생각하세요? 저는 전혀;
소설이든 일반 서적이든 읽어도 감상적으로만 읽지, 그 내용에서 왜 그렇게 표현되는지, 왜 어쩌고한지에 대해 생각하기가 막연하고 힘이 듭니다.
수업 시간에 어떤 책에 관해 토론 같은 걸 하면, 다른 학생들은 자기 생각을 잘 말하는데(그것도 잘 정제된, 깊이 있는 생각), 저는 수박 겉핥기로만 말하는 느낌입니다.
제가 주관이 없는 것도 다 사유를 안 했기 때문인 거겠죠.
무언가를 직관으로 감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지 않고, 저도 생각을 하면서 판단하고 싶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을 한다고 해서 그게 올바른? 납득할만한? 결론이 나올 것 같지 않고, 뭔가 생각의 재료도 힘도 흐물거리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능동적으로 사고해서 주체적인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질문을 추려보자면
사유한다는 게 위에 적은 머리로 언어화해서 생각하는 그런 건가요? 입 밖으로 내뱉지만 않았지 속발음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철학책 읽으면 사유하는 힘이 길러질까요? 뭔가 논리적으로? 체계적으로?
그리고 속발음 때문에 힘드네요. 조절이 안 돼요.ㅠㅠ 어디 서점이나 훑어보듯 읽을 때는 쭉쭉 읽히는데, 각잡고 읽으려 하면 글자 하나하나에 신경이 쓰이고 그래요... 흐미...
어떤 조언이든 부탁드립니다.
ㅜㅜ
저는 심지어 순수한 '제 생각'을 물어봐도 능동적으로 사고하는 주체적인 인간처럼 말하지를 못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