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Network 짧은 리뷰 (스포 없음)

2010.10.11 21:55

@이선 조회 수:1934



이 영화는 facebook의 창업자 얘기이다 보니 주인공이 facebook의 아이디어를 얻은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facebook의 창업자와 facebook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이고, facebook이 아직 성장하고 있는 만큼 실제 이야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죠.  하지만 영화는 2시간 안에 결말을 봐야 하니까 어딘가 선을 그어야 합니다.  여기서 전 이 영화가 가장 성공적으로 해낸 것 중 하나가 어디에서 이야기를 멈출까 하는 결정을 잘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끝나지 않은 얘기 속에서 실마리를 찾아내서 영화의 소재와 가장 어울리는 마침표를 찍는 거죠.  그 결과 facebook이 인터넷 산업에서 가지는 의미와도 부합하고, 주인공의 캐릭터와도 어울리는 무언가가 되었는데, 그게 정말로 똑똑한 결말이더란 말입니다.

두 번째로 잘한 건 주인공의 캐릭터를 묘사한 방법입니다. 하버드에 다니는 컴퓨터 너드에게 너무 깊이 공감하지도 않고 천재성을 찬양하지도 않아요. 어딘가 균형이 맞지 않는 성격도 정당화하지 않습니다. 그저 어떤 것을 이룰 능력이 있는 사람이 그것을 이루었다는 얘기를 할 뿐이죠. 그러다 먼저 말한 똑똑한 결말에 의해 관객들은 이 사람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고 훨씬 더 많이 이해하게 됩니다.

이렇게 두루뭉술하게 쓰고 있는 이유는, 이 영화의 경우 주인공을 제외하면 어떤 배우가 실제의 누구 역을 맡았는지조차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입니다. 정말이에요.  알고 가고 싶은 분들은 알고 가면 좋겠지만 (알고 간다기보다는 facebook을 둘러싼 미국 인터넷 산업 관계도를 공부하는 것 같겠지만) 모르고 가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  배우들은 다 좋았고, 심지어 이건 뭔가 싶었던 져스틴 팀버레이크도 맡은 역에 아주 잘 어울리더군요.

제가 전기영화를 좀 꺼리는데, 실제 인물에 대한 영화를 이렇게 재밌게 본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ps. 아아....하지만 아시안 여자들은.....여전히 Asian bitch의 이미지로....

ps2. 오래된 메모를 뒤지다가 fakebook이라는 아이디어를 써놓았던 걸 발견했어요.  fakebook이라는 단어가 있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설명이 단 한 줄 적혀 있더군요.  혹시나 해서 알아보니 fakebook.com은 누가 이미 선점한 주소구요.  아마 그 메모는 한 2년쯤 전 facebook에 가입하라는 스팸메일이 무지막지하게 돌던 그 시점쯤 끄적거렸던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떤 실마리로 무슨 아이디어를 생각했던 건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아서 매우 답답합니다. 흑.

이 fakebook메모와 함께 기억난 사실인데, 그 당시(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고) facebook에 가입할 때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이메일 주소록을 싹 긁어서 facebook 초대 이메일을 보내는 기능이 있었어요. (아, 그러고보니 twitter 가입할때도 뭔가 그런 게 있었던 것 같네요.) 다행히 저는 facebook의 마수에 걸려들지는 않았지만, 친구중 한 명이 그 선택을 잘못해서 지도교수님 및 이메일을 주고받았던 사람 모두한테 (껄끄러운 관계 포함) facebook 초대메일을 보내놓고 전전긍긍한 기억이 있습니다.  인터넷 기업이 무언가 무리할 때 이런 흑역사 한 페이지쯤 만들기 마련이죠.  최근에 국내에서는 네이트와 싸이월드가 큰 삽질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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