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아래 논쟁이 있었는데, 이건 저 역시 매우 궁금하던 사안입니다. 이런류의 행사나 회의들이 많긴 합니다. 행사나 회의를 할때마다 뭔가를 한다고 이거저거 홍보하기도 하고, 정비하기도 하고. 많은 것들을 하죠.

 

 

* 근데 제가 궁금한건 이게 실제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느냐입니다. 이 의문엔 계량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회의가 개최됐는데 효과가 없었더라 류의 보고서나 논문을 본적이 없기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계량적인 답변을 본적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답변이나 논의들은 추상적이고 모호한 말들과 더불어 개인적인 경험으로 점철되고, 그에 근거해서 논쟁이 이뤄지죠. 제 의문도 다분히 추상적이며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예를들어, 얼마전 남아공에서 월드컵이 개최됐는데, 전 도무지 남아공이란 나라에 관심이 가지 않는단 말이죠. 남아공에서 월드컵이 치뤄졌다고 해서 (지금까지 본적도 없지만)남아공 제품을 살 일도 없을 것같고요. 남아공은 저에게 그저 아프라카 남쪽에 있는 나라고, 만델라의 나라일뿐입니다. 남아공인을 대하는 제 태도가 크게 바뀌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남아공인과 거래를 하거나 대화를 하는 경험안에서 남아공 월드컵은 좋은 얘깃거리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럼 말이죠, 회사의 중역이나 간부, 혹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이런 국제회의나 행사가 치뤄졌다는 것을 근거로 그 국가에 속한 회사들과 거래를 하나요? 이번엔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볼께요. 서울 올림픽이 열렸었죠. 그럼 그때당시 미국의 소비자들은 미국에 수출된 한국의 제품을 보고 "아, 이거 얼마전 올림픽이 열린 국가의 기업이 만든 브랜드다"라고 생각하며 그 제품을 구입했을까요? 또다시 제 경험을 근거로 얘기하자면, 제가 중국제품을 이용한다면 그것은 그 제품의 가격이 싸기때문에 이용하는 것이지 그 국가의 이미지가 좋아서 이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베이징 올림픽이 열렸다고 해서 갑자기 중국의 이미지가 확 좋아졌냐? 글쎄요. 전 그게 궁금합니다. 코리아 좋아요, 동아시아 어디쯤에 코리아라는 나라가 있어요. 라고 얘기하는 외국인이 많아졌냐가 궁금한게 아니라, 국제회의나 이벤트를 근거로 그 나라의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신뢰하고 더 나아가 국제 정치내에서 이런 이벤트를 근거로 한 파워게임들이 가능해졌냐, 이겁니다. 만일 가능해졌다면, 그런 이벤트들이 구체적으로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끼친것이냐까지 안다면 금상첨화겠죠.

 

아, 이건 따지듯 묻는게 아닙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럴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벤트를 구경하러 온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건 사실이겠고, 이벤트에 참여하러 온 외국 기업이나 경제관계자들이 한국의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알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직관적인 것이고요. 더군다나 우리나라가 그동안 쭉 쇄국 정책으로 버텨오다가 갑자기 활짝열린 신세계는 아니지 않습니까. 덧붙여, 만일 외국인의 투자나 국내기업의 수출이 국제적인 행사를 기점으로 크게 or 점차적으로 증가했다면 이런 행사가 의미가 있다고 볼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투자나 수출이 증가한 동기간 동안의 다른 실질적이고 강력한 이유(예를들어 환율이나 금리라던가, 미래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 및 외교 상황의 변화라던가)가 있음에도 표면적인 이벤트나 사건만이 크게 부각되었을 수도 있겠죠. 사람들은 어렵고 복잡하며 이런저런 전제가 많이 필요한 설명보단 이해하기 쉽고 그럴듯한 설명을 더 선호하기도 하지 않겠습니까. 듣는 입장에서건 말하는 입장에서건 말입니다. 직관적으로 생각해서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막상 실제적인 효과를 측정하니 미심쩍거나 영향력이 의외로 적은 경우도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 기분탓인가요. 리브로 오프 매장이 굉장히 한산해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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