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가 아주 독특하네요. 마르첼라라는 아줌마가 주인공인데 화장기 없는 얼굴에 머리 질끈 묶고 일하기 편한 옷으로 적당히 주섬주섬 주워 입고 다니는 사람입니다. 수수한 척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수수해요. 물론 배우 자체는 아주 예쁜 외모이긴 합니다만. 그리고 독박 육아를 하다가 모종의 사건을 계기로 경찰에 복직한 경력 단절 여성입니다.


  그리고 성별이 바뀐 폭력경찰이에요. 근데 이 폭력이 다른 수사물 주인공과는 좀 다른 방식입니다. 신체적으로는 괴한의 습격을 받고 나가떨어질 정도로 평범해요. 대신 시청자가 기분나빠질 정도로 수사권력을 남용합니다. 탐문 과정에서 궁금한 게 있으면 시민들에게 막무가내로 들이대거나 비협조적인 사람한테는 막말을 할 때도 있구요. 용의자에게 무죄추정의 원칙따위 없어요. 누가봐도 아직 애매한데 이놈이다 싶으면 저항하지 못하는 대상을 지나치게 몰아붙이거나 수사 초반부터 노골적인 혐오감을 드러내 신경을 긁어대는 등 예의를 쌈싸먹고 조심성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게다가 집요하게 달라붙어 표적수사를 하고 원하는 결과가 안나오면 언론에 용의자 정보를 흘리기까지 해요. 그덕에 애먼 사람에게 큰 곤란을 선사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동료들에게도 민폐를 끼치고요. 

  성격이 이렇다보니 남편과 애들도 이 아줌마를 싫어해서 이혼당할 위기에 있구요. 분노발작이 있어서 한 번 뒤집히면 마구 주먹을 휘두르는데 정작 자신은 필름이 끊겨서 기억을 못하는 증상을 가지고 있어서 엄한 순간에 깽판을 치고 다른 곳에서 정신이 들어 멘붕에 빠지는 일이 빈번합니다. 주인공이긴 하다보니 사건의 결정적 단서들을 발견하기는 하지만 이게 능력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워낙 집요해서 얻어걸리는 느낌이에요.


  전반적인 무드는 꽤나 하드보일드입니다. 주요 사건도 상당히 충격적이고 인물간 따뜻한 정을 나누는 장면도 거의 없어요. 주요인물들이 뭔가 하나씩 꿍꿍이를 가지고 있거나 위기에 내몰려 있고요.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건 여성들이고 남성은 배경으로 물러나 있다는 점도 드라마의 개성입니다. 이 여성들이 대체로 욕망이나 공격성, 지배욕구 같은 것들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편이라는 점도 아직은 신선해 보이구요. 다양한 성정체성이나 인종이 특별한 역할 구분 없이 섞이는 부분은 미국과는 다른 영국식 PC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해요. 무엇보다 주인공의 막장짓을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보는 재미가 제일 쏠쏠하긴 하네요. 


  시즌2 기준으로 얘기한 건데 시즌1은 이정도까진 아니었던 거 같아요. 시즌2 보고 있는데 다 보면 시즌1도 다시 봐보려고요. 다음 시즌도 나오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2231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30709
11362 심심하면 우주의 생명체와 거대필터에 대한 페르미 역설 읽어보세요 가끔영화 2019.11.08 343
11361 [비하인드 뉴스] EBS 영업 비밀에도..펭수 '신원 확인' [4] 보들이 2019.11.08 929
11360 커피와 TV 단막극 <뷰티풀 슬로우 라이프> 보들이 2019.11.08 317
11359 [KBS1 한국영화100년더클래식] 바람 불어 좋은 날 [3] underground 2019.11.08 409
11358 [아이유주의] 이름에게 [1] 칼리토 2019.11.09 503
11357 82년생 김지영 이야기가 없네요?! [30] 노리 2019.11.09 1590
11356 이런저런 일기...(불금마무리, 연말모임) [2] 안유미 2019.11.09 342
11355 이런저런 잡담들 [1] 메피스토 2019.11.09 282
11354 전 크리스토프가 너무 싫어요. [5] 동글이배 2019.11.09 966
11353 종교라는 진통제 [3] 어제부터익명 2019.11.09 650
11352 [넷플릭스바낭] 빌어먹을 세상따위 시즌 1, 2를 보았습니다 [12] 로이배티 2019.11.09 761
11351 잘못 이해한 질문 [2] 가끔영화 2019.11.09 415
11350 전수조사는 선의의 피해자 발생의 우려가 있어 [2] 휴먼명조 2019.11.09 717
11349 '프렌드 존' 재밌게 봤습니다 [2] 마가렛트 2019.11.09 328
11348 [바낭] (이시국에!!!) 일본 애니메이션(작화)의 전성시대 [19] 로이배티 2019.11.10 799
11347 아이즈원 팬 계신가요 [1] 메피스토 2019.11.10 632
11346 [네이버 무료영화] 엘리자의 내일, 다가오는 것들 [3] underground 2019.11.10 744
11345 [바낭](이시국에!) 닌텐도 링 피트 어드벤쳐 [7] skelington 2019.11.10 563
11344 우상화와 팀원간 자기계발이라는 사다리 놔주기 [1] 예정수 2019.11.10 420
11343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를 읽고 [2] 예정수 2019.11.10 57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