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생이 지겹네요. 왜 지겹냐고요? 나는 열심히 사니까요. 열심히 산 사람들은 알겠지만, 열심히 살면 지겨운 시기가 일찍 찾아오는 법이거든요. 그리고 나는 '지겨운 시기를 즐기기엔' 너무 젊다는 게 문제고요. 


 호젓함과 평화로움을 즐기며 사는 건 원래 성향이 그렇거나 노인이어야 가능한 거니까요. 그러니까 늘 지겨움을 느끼는 건데...뭐, 이건 오늘의 주제가 아니니 나중에 써보죠.



 2.일기를 쓰려고 제목에 노량진을 쓰긴 했는데...그 다음을 모르겠어요. 내가 노량진을 왜 썼을까...라고 거슬러 올라가보니 최근에 방영을 끝낸 골목식당 포방터 편이 떠올라요. 



 3.작년 말 술을 마시고 그 녀석과 순두부를 먹고 있었어요. 그 녀석...마포구 패거리 중 유도를 전공한, 문신이 많은 남자 말이예요. 내게 일진 체험을 시켜주곤 했다는 그녀석 말이죠. 닉네임이 분명 있었는데 닉네임을 까먹었네요. 검색하면 나오겠지만 여기선 조나단이라고 쓰죠. 그 녀석의 외국 버전 이름이예요. 외국인들이 오는 파티에 가면, 외국인들이 편하게 부를 이름이 필요하니까 만들었겠죠 아마도.


 어쨌든 순두부를 먹으며 엠팍이라는 커뮤니티를 보다가...한 글이 눈에 띄었어요. 지금 포방터 돈까스집 앞에 몇 명이 서있다는 내용이었어요. 그 글을 보니 왠지 이상하게 가슴이 뛰었어요. 오늘 한번 도전하러 가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조나단에게 물었어요. 


 '이봐, 지금 날 위해서 포방터로 좀 태워다 줄 수 없어?'



 4.휴.



 5.그야 이 말은 단순히 포방터로 태워다 달란 말이 아니라 같이 기다려서 돈까스를 먹자는 뜻이었어요. 그냥 포방터로 갈 거라면 택시를 타고 가면 되니까요. 조나단은 일단 그 돈까스집 유행 자체를 몰랐는지, 설명을 듣고서야 고개를 끄덕였어요. 표정이 미묘해서 한번 밀어붙여 봤어요.


 '이봐, 저거 한 아침쯤엔 사장이 나와서 번호표를 나눠줄거야. 지금 가면 끽해야 몇시간 서있으면 된다고. 그럼 번호표 받고 사우나 가서 몸도 담그고 한숨 쉬다가 돈까스 먹으러 오라고 연락오면, 그때 가면 되는 거지. 거기쯤 가면 새벽 네시는 넘을테니 기다리는 시간도 얼마 안 걸려. 돈까스 먹으러 가자! 아니! 추억을 만들러 가자고!'


 그야 사장이 아침 7시에 와서 번호표를 나눠준다고 해도 약 3시간...짧은 시간은 아닐 거였어요. 어쨌든 조나단은 원한다면 태워다 주겠지만 같이 돈까스는 안 먹을 거라고 했어요. 그래서 '그럴 것까진 없어. 그냥 택시 타고 혼자 가면 되니까.'라고 대답했어요.



 6.조나단에게 포방터 쪽으로 카카오택시를 불러 달라고 하고...그리고 커뮤니티를 검색해서 정확한 위치를 알아냈어요. 조나단은 카카오택시가 올 때까지 같이 기다려 줬고 택시가 와서 그와는 헤어졌어요.


 택시를 타고 가다가...기사에게 말했어요. 미안한데 다시 차를 돌려서 다른 데로 가자고요. 나 혼자서는 거기서 도저히...혼자서 서서 기다리고...혼자서 번호표를 받고...혼자서 사우나에 가고...혼자서 수면실에서 한숨 자다가 돈까스를 먹으러 가고...그리고 혼자서 터덜터덜 돌아오는 게 너무 무서웠거든요.


 이럴 줄 알았으면 조나단이 운전하는 차를 동네까지 얻어타고...그가 좋아하는 코인노래방에 잠깐 들러서 그가 부르는 노래에 박수도 좀 쳐주고...그렇게 몇 곡 부르고 들어가는 게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7.하하, 나는 가끔 그래요. 예전에 만났다가 이제 안 만나는 여자의 카톡을 대나무숲처럼 쓰곤 하죠. 나의 카톡을 확실히 차단한 여자의 카톡창에 말이죠. 나의 돈을 찾아오던 여자가 아니라 나를 찾아와주다가 이제 안 찾아와주는 여자 말이죠. 


 그래서 카톡을 켜서...나를 차단한 여자에게 카톡을 하려고 하다가 망설여졌어요. 이상하게도 여자들은, 차단했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풀어버리곤 하더라고요. 그래서 네이버를 켜서 '카톡 차단 확인 방법'을 검색해 봤는데...상대가 나를 확실히 차단한건지 아닌지 절차가 너무 복잡해서 포기했어요.



 8.화이트칼라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주식을 언제 팔아야 하는지 아세요? 택시 기사가 사라고 할 때죠.'라는 대사요. 그 대사가 갑자기 생각나서 기사에게 물어 봤어요. 


 '저기, 기사님은 혹시 인콘이라는 주식을 아십니까?'


 라고 묻자 기사는 모르겠다고 대답했어요. 그래서 마음을 먹었어요.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시초가에 인콘을 사자고요. 기분 전환을 위해서 말이죠. 여자들이 기분이 안 좋을 때 백을 하나씩 사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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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내 듀게 일기를 읽어온 사람들이라면 쓰지 않아도 다들 알겠죠. 그 주식을 내가 샀는지 안 샀는지 말이죠. 내가 그 주식을 샀다면 위의 대사에서 주식 이름을 초성으로 바꿔 놨겠죠.


 아, 제목의 노량진은 그거예요. 언젠가 들었는데 노량진에 가면 돈까스랑 냉모밀 이것저것 다 해서 5~6천원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사진을 보니까 왠지 맛있어 보였어요. 노량진에 가서 돈까스도 먹고 오락실에 가서 킹오파도 하고 싶어요. 아주 잠깐...옛날의 좋았던 시간을 체험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역시 아닐거예요. 돈까스는 보나마나 맛이 없을 거고 오락실에 가서 게임을 해봤자 옛날만큼 재밌지도 않겠죠. 시간이 지나가버렸으니까요. 시간...시간 말이죠. 그야 지금 내가 가진 시간도 제법 좋은 시간이겠죠. 나중에 본다면. 


 이상하게 열이 펄펄 끓는 것 같아요. 감기는 아니예요. 그냥 온몸에 열이 펄펄 끓어서...잠깐씩 반팔을 입고 바깥 복도에 서있다 들어오곤 해요.


 쳇...내일도 빙수랑 마카롱 먹고 싶은데 번개를 칠 수가 없네요. 다음엔 진짜로 오픈채팅방 만들고 관리하는 법을 배워서 올려야겠어요. 그리고 내일 살 주식은 이미 생각해 놨어요. 초성은 써도 모르겠죠. ㅎㅎ아니면 ㄴㅇㅍㅌ를 살거예요. 온몸에서 열이 발산되는 것 같아서 찬물샤워를 하고 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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