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진 공산주의 농담 중에 '~를 모두 총살하고 크레믈린을 파랗게 칠하라는 계시'라는 유형이 있죠. 이 계시를 받은 이들은 후자에 대해서만 의문을 표합니다. 사실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닌데 말이죠.

뭔가를 배우기 위해 배움의 대상이 비교우위에 있어야 할 필요는 없고, 평가의 모든 영역에서 그래야 할 필요는 더욱 없죠. 배울만한 점이 있다면 배우는 거고, 좀 더 현명하다면 모든 면에서 비교열위인 대상의 실패로부터도 뭔가를 배울 수 있겠죠, 그게 다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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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핀탑
코로나19의 높은 전파력과 낮은 치명률등 주요 역학 특성에 대한 보고들은 1월 말 이전에 이미 나와있었습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1월 23일 우한 봉쇄의 의미는 머리를 조금만 굴리면 알 수 있죠.

능동추적과 뒤이은 광범위한 검사를 행하지 않는다해서 '전염되게 두자'를 의미하진 않고, 또 저런 조치가 감염 확산 방지에 실효적이지 않다면 의미 없는 자원의 낭비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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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
일본의 상황에 대해 잘 아시는 모양이네요. :)
양국이 설정한 목표와 수단의 적합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적어도 일본 애들의 대응에는 큰 모순이 없는데 반해 한국 정부의 대응은 모순되어 있다고 해야합니다.

어떤 이유로 감염원의 추가 유입 방지책을 실행할 수 없다면, 이후의 선택지는 크게 제한.. 사실상 지연 전략으로 한정되죠. 이 전략의 성패는 가용 의료자원의 확보와 유지에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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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첸
음.. 다들 건강하지 않기 때문에, 감염자 또는 발병자에 따라 위험 수준이 상이하기 때문에 의료자원의 투입에 신중한 선택이 요구되는겁니다. 자원은 한정돼있어요. 사태 발생 이전에도 전국의 유휴 음압병상은 200개 미만이었고 의료인력은 과로에 시달리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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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ground
음.. 치사율은 과장되어있고, 통계적 왜곡을 발생시킨 요인 중 하나는 우한의 의료체계 붕괴라 보고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사망률은 1% 언저리에 그칠 것이라 예상합니다만, 뭐 두고보면 알겠죠.
'확진자 수'가 의미하는 바가 뭔지를 이해해야겠죠.
감염병 관리의 목표를 1.사망 발생 억제, 2.감염 확산의 억제라 할 때, '확진자 수'는 그 중 어느 목표에도 유의미한 기여를 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오히려 이로 인한 착시의 위험이 더 큰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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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모델을 만들어보죠.

R0=3은 통계적으로 1체의 감염원이 접촉한 건강체로부터 3체의 감염원을 추가적으로 발생시킨다는 의미입니다.
최초 감염원이 1체일 때, n단위시간 이후의 감염원 수는 4^n입니다.

단위시간 t는 감염원에 접촉한 건강체 중 3체가 감염원으로 기능하기까지 필요한 시간입니다. 개념적으로 잠복기간 평균에 근사하겠죠. 자연상태에서도 이 t의 크기는 지속적으로 증가합니다. 감염이 확산됨에 따라 감염시킬 수 있는 건강체가 감소하기 때문에. 변수 t를 무한대로 늘리게 되면 감염 확산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외래 감염병이므로 초기 감염원은 국외에서 유입되고 그 수가 x일 때 n 단위시간 뒤 감염원은 x*4^n.
감염이 시작된 이후 임의의 시점에서 감염 인구 p(n)은 x에 비례하고 t에 반비례하며 지수적으로 증가합니다.

p(n)중 일정한 비율로 중증 환자 s(n)이 발생합니다. 이들에겐 의료자원의 투입이 요구되는데, 그 총량은 제한되어있죠. s(n)이 가용 의료자원을 초과하게 되면 병원 내 감염의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이 시점을 지나면 오래지않아 대량의 사망이 발생하고 의료체계가 붕괴하게 되죠. 한국과 일본은 모두 이 시간과의 싸움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다행히 무한대는 불가능하지만 인위적으로 t를 일정 수준까지 늘리는 것은 가능하죠. 유입된 감염원의 수가 의료자원을 초과하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t가 의심환자의 검사-격리-치료에 소요되는 시간(3주 정도라 하죠)보다 크고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면 감염 확산은 억제되고 유한 시간 뒤엔 종식시킬 수 있습니다.

t의 길이를 늘리는 주요 수단은 사회적 격리와 자가 방역입니다. 건강체의 감염 가능성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는 자가 방역수준이고, 개체 수준에서 유효한 최소 방역 수준은 그에 따라 결정됩니다.
감염에는 감염원과 건강체의 접촉이 요구되므로 이들의 격리는 t를 늘리는 가장 확실한 수단입니다. 투입되는 자원의 성격에 따라 기관격리와 자가격리로 구분한다면,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는 기관격리는 자원량에 의해 한정되죠.
감염자의 지수적 증가를 감안하면 선별적 기관격리와 대다수의 자가격리는 피할 수 없는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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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최초 감염원 유입은 1월 초~중순으로 추정되고, 국내 확진자 발생이 20일, 우한 봉쇄가 23일이었으므로 이 중 어느 시점에서 '완전한 국경봉쇄'에 돌입하고 현재의 대응 매뉴얼대로 이 기간 입국자들에 대한 능동 추적이 행해졌다 해도 그 성공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중국발 입국자의 수를 1일 2만명, 그 중 10%만 고위험 지역 방문자라 가정해도 이미 누적 2만명 수준이예요.
이미 평균 잠복기를 초과하는 기간동안 고위험 지역으로부터의 입국 통제가 유효하게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1월 말경에는 광범위한 지역사회의 2차 감염을 기정사실로 전제하는게 현실적입니다. 많은 이들이 기우로 여겼겠지만, 위험관리라는게 늘 그렇죠.

감염원의 추가유입을 방치한 상태에서 의료자원을 소진시키는 방역정책을 취하는 건 모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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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럼 일본의 전략은 성공할 것이라 예측하느냐, 그럴 리 없죠. :)
일본의 전략이 합리적 선택의 결과라면, 일본은 코로나19가 계절 특성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 아래 움직이고 있을겁니다. 이같은 예측이 틀렸다면 한국이나 일본이나 어차피 똑같이 실패합니다.
아니, 전 세계 어디라도 조금 빠르고 늦은 차이가 있을 뿐 최종적으로 근사한 결과에 도달하는 것을 피할 수 없겠죠. 지수적 증가를 인력으로 따라잡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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