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장르적 틀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편이고 또 대중과 평론가의 괴리가 크다는 얘기가 있어서 평론 싸이트들을 찾아봤습니다.

앞에도 언급했던 메타크리틱과 로튼 토마토입니다. 

일단 로튼 토마토의 경우 평론가들의 평점이 일반 유저 평점보다 높습니다.

비판이 나오는 건 오히려 모두 유저들 쪽이고요.

로튼 토마토의 전문가 평점은 94점, 유저 평점은 85점입니다. 전문가도 top critics로 범위를 좀 더 전문가로 좁히면 100점이 나옵니다.

https://www.rottentomatoes.com/tv/squid_game/s01/reviews?type=top_critics

메타크리틱은 유저 스코어가 조금 더 높긴 한데 전문가 평점에서는 부정적 평가가 전혀 없어요.

https://www.metacritic.com/tv/squid-game


내용을 읽어봤는데 우선 거의 대부분의 평론에서 배틀 로얄과 헝거 게임을 언급하며 비교를 합니다.

평론가들도 이 드라마를 같은 서바이벌 게임 범주에 넣고 있고요. 이야기의 큰 줄기가 그러니까 아무래도 언급을 빼기는 힘들겠죠.

재미있는 건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The Most Dangerous Game (1932)', 'The Running Man (1987)' 까지도 언급하는데 듀게에서 많은 분들이 공통점이 더 크다고 지적하신 '카이지:도박묵시록' 이나 '신이 말하는대로'를 예로 든 평론가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마이너이거나 평론가들에게 알려지지 않아서였을까요?


국내 장르팬들이 단점으로 지적하는 드라마와 캐릭터에 대한 지나친 이입은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드라마가 훌륭한 이유로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또 상당수가 영화 기생충과의 공통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들은 서바이벌 게임 자체보다는  그 배경, 인물 하나 하나의 사연등에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또 그것들이 시사하는 바와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을 비교하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긍정적인 평론은 모두 이런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듀게분들도 그렇고 많은 미디어에서 오징어 게임의 전 지구적 인기에 대해 '한국적 게임들이 신기해서 호기심을 자극했던 게 아닐까?'라고 추측하셨는데 오히려 전문가적 평론엔 그런 지적은 없었습니다. 영어판 번역을 봐도 알겠지만 'Red Light, Green Light' 이라거나 'T** of W** (혹시나 스포가 될까봐 글자를 가렸습니다)'등 으로 번역되는 놀이들은 한국에만 있는 것도 아니죠. 외국인들이 긍정적으로 본 이유는 그 보다는 사회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 판데믹으로 인해 빈부격차가 더 커지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데쓰게임을 해야할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는 것은 아니더라도) 그 인물들에 자신을 이입하며 드라마를 봤기 때문입니다.  판타지인데 너무 리얼이다...이런 느낌? 공정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지구적 화두입니다. 



두 평론 싸이트에서 유일하게 부정적 평가를 한 두 사람의 평론을 좀 더 자세히 읽어봤습니다.

하나는 한씨네마 싸이트고요. 그런데 이 분은 전체평이 없고 에피소드별로 일일이 리뷰를 해서 1화와 9화 리뷰만 읽어봤습니다.

이 분은 장르의 규범과 효율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대신 스토리의 허술함, 이해 안 가는 캐릭터들의 행동, 너무 뻔히 예측가능한 이야기 진행등을 묘사합니다.

그러나 인물들의 행동과 게임진행등에 있어서 '게임 이론이 약하다'고 계속 언급한 걸 보면 실제로 주인공들이 멋진 게임을 진행했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어느정도 장르적 클리셰에 따라오는 드라마였길 바랬나봅니다. 재미있는 건 마지막 에피소드 리뷰를 쓴 날짜가 9월25일인데, 너무 뻔한 이야기고 인상적이지도 못해서 '시간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썼는데, 아직도 인기가 식지 않고 있어요. 오징어 게임에서 유일하게 예측 불가능한 게 이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https://www.hancinema.net/korean_drama_Squid_Game-reviews.html


나머지 하나는 5점 만점에 1점을 준 평론가로 아주 평가가 화끈하십니다. 일단 제목을 보면

'오징어 게임: 지루하고 과장되었고 피칠갑을 한 허접한 D급 싸구려에 거만한 헛소리와 형편없는 연기로 완성된 작품'

크하하, 더 이상 적나라 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읽어 본 해외 리뷰중에는 이 분 리뷰가 Sonny님의 기대치에 가장 근접한 게 아닐까 싶어요. (오해하실까봐 미리 말씀드리자면 기대치는 '장르물로서의 작품에 대한 기대치'입니다. 이런 평가의 리뷰를 기대하셨다는 게 아니라요)    

내용은 제목의 자세한 설명인데 저렇게 심하게 실망한 이유는 이런 장르의 영화는 이런식으로 전개되면 안 되기 때문이겠죠. 이 분도 1932년작 '가장 위험한 게임'에서부터 비슷한 계보의 영화를 줄줄이 읊으시며 '감독은 Saw 시리즈도 안 봤냐? 어떻게 이렇게 허접하게 만들었지?'라고 퍼붓습니다. 그걸 9개의 에피소드로 만들어놓으니 시간낭비도 이만저만이 아니죠.   

https://www.jimschembri.com/squid-game-a-boring-bloated-bloodthirsty-serving-of-craptacular-d-grade-schlock-complete-with-pretentious-twaddle-really-awful-acting/



국내 평론은 이 분

"오징어 게임이 중간에도 못 미친 이유: 더 지니어스를 바랬더니 명수는 12살"

그러니까 장르적 클리셰와 규범안에서 뭔가 창조적인 작품을 바랬다면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 같아요. 게임은 예측불가능하게 진행되고 주인공은 머리를 기발하게 써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게임에서 이기고 승리를 멋지게 쟁취하는 그런 스토리를 바랬는데 막상 열어보니 주인공은 도박중독자 인간 쓰레기에다가 자기 가족도 돌보지 못하면서 착한 척은 혼자 다하고 그랬던 거죠. 거기다가 이야기는 다 한 번씩 여기 저기서 본 짤방을 주워서 짜집기를 한 수준인데 이게 왜 인기가 있지? 

http://apnews.kr/View.aspx?No=2044742


혹시 제가 찾아보지 못한 다른 평론들도 있으면 알려주세요. 읽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 오징어 게임을 2번째 시청중인데, K드라마라면 질색팔색하는 남친님이 주변에서 자꾸 영업당하고 신문에 나오는 뉴스와 인터넷 밈에 소외되기 시작하자 '1,2화 정도만 같이 볼까?' 제안해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남친님을 위하여 1,2화는 영어 더빙판을 봤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3,4화는 한국어에 영어자막으로 봤어요. 영어 더빙이 너무 일본 애니 스타일로 되어 있어서 배우들의 감정 연기를 다 망치고 있어요. 저 위에 싸구려 D급에 배우들 연기도 엉망이라고 혹평하신 분은 영어더빙판을 봐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 따위 목소리 연기를 하고도 IMDB에서 주연 크레딧 자리를 꿰차고 있다니 또 부아가 치미는군요. 



* 덧붙이자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휩쓸었을 때 여기 저기서 너무 화제가 되니까 저도 '그렇게까지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 않나?' 했습니다. 봉 스타일에 익숙한 탓도 있고 예술적 완성도로는 다른 영화들이 더 훌륭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랬다가 주변에서  '무슨 소리야? '기생충'은 위대한 작품이다. 앞으로 내 앞에서 다시는 그 따위로 얘기하지 마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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