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돈노미/베네데타/고티에

2021.10.22 20:41

daviddain 조회 수:444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31485


< 쇼 걸>이 개봉 후 이제는 컬트의 반열에 올랐음을 관객들과 평론가들의 반응을 통해 조명하는 다큐입니다. 재평가라기보다는 꾸준히 관심받고 새로운 팬 층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쇼 걸의 뮤지컬 버전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했던 여성은 실제로 강간피해자로 세 들어 살던 집에서도 쫓겨나고  남친 집에 폐인처럼 살다가 남친이 보라고 한 <베이사이드 얄개들saved by the bell>의 연극 오디션을 보다가 <쇼 걸>을 알게 됩니다. 엘리자베스 버클리가 한 노미의 매너리즘을 아주 과장되게 연기하면서 이게 치유의 경험이 되었다고 하네요. 노미는 늘 화가 나 있는 젊은 여자이며 대도시에 와서 새로 시작하려는 여자라고 하면서요. 여성 평론가는 버호벤이 여자들을 다루는 방식이 좋다고 하면서 <포스 맨>,<살과 뼈>,<로보캅>,<원초적 본능> 등 버호벤의 다른 영화에 나타나는 폭력과 성의 관계에 주목합니다. <쇼 걸>을 갖고 시를 쓴 남자도 있고 드랙퀸 쇼에서 쇼 걸 패러디하고 해석을 곁들여 지방 순회하며 <쇼 걸>을 트는 사람도 있더군요. 어느 평론가가 영화제에서 카일 맥라클란을 만났는데 맥라클란이 먼저 <쇼 걸> 얘기를 꺼내면서 다 진지한 드라마로 생각하고 접근했다고 합니다. 엘리자베스 버클리, 지나 거손,폴 버호벤은 옛날 풋티지만 나왔습니다. 버호벤은 레지 상 수상하며 9월에 받은 평론보다도 이 상이 더 좋다며 여유만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엘리자베스 버클리는 랄프 로렌 훈남 조카와 결혼해 아들을 두고 인스타로 소통도 활발히 합니다. 가끔 노미의 메이크업이나 베르세이스 농담 던지는 것 보면 <쇼 걸>을 받아들인 것 같더군요. <쇼 걸>20주년 재개봉할 때 나타나기도 했고요. 다큐에서는 영화에 거울 장면이 많은 것, <이브의 모든 것>을 끌어들여 평론하기도 하고 이제는 <mommy the dearest>,<인형의 골짜기>처럼 컬트의 반열에 올랐다고 주장합니다. 엘리자베스 버쿨리는 <쇼 걸>이전에 <베이사이드 얄개들>에서 모범생에 학생회장인 제시 역을 했는데 그 당시 젊은 여배우들이 이미지 전환을 위해 섹시한 역을 맡았던 루트를 따랐던 거라고 하네요. 그 드라마로 버클리와 친숙해진 사람들이 <쇼 걸>을 받아들이는 것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반응이 차이가 났다고 합니다.  왓챠에서 봤습니다.


저는 <듄>도 <라스트 듀얼>도 보러 가지 않을 겁니다. 리들리 스콧의 중세극이란 점에서 끌리지만 저는 맷 데이먼, 벤 에플렉같이 미투 스캔들에 관련된 인물들이 강간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하고 나오는 게 꺼림칙합니다. 감상평 올라오는 것을 보면 아담 드라이버가 <결투자들>의 하비 카이틀과 비슷한 것 같아요. 하비 카이틀이 주연으로 남았으면 <지옥의 묵시록>은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되었을 겁니다.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search_keyword=%EA%B2%B0%ED%88%AC%EC%9E%90%EB%93%A4&search_target=title_content&page=1&division=-13817444&document_srl=13775561


평민에서 황제가 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시대에 결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 카이틀은 그 권리를 마음껏 휘두릅니다. 보나파르트 시대가 끝나고 결투에 지고 석양을 바라보는 모습은 진정 몰락했다, 살아도 더 이상 산 게 아님을 느끼게 만듭니다. 아담 드라이버 역시 평민에서 자수성가한 인물로 나온다고 합니다. 카일로 렌을 잘 연기한 배우답게 폭력적이고 어두운 역을 잘 하겠죠.




대신, 폴 버호벤의 <베네데타>를 기대합니다. <Immodest acts>라는 제목으로 르네상스 이탈리아에 있던 수녀의 레즈비언 행위를 다룬 역사서이고 문헌학적 고찰을 합니다. 국내에는 2011년 번역되었는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베네데타는 예수 그리스도를 보았고 그와 결혼했으며 성흔을 입었다고 주장합니다. 그것을 조사하여 인정받고 수녀원장이 됩니다. 그 안에서 수녀들 간 알력이 발생하고 성흔도 다 자해한 것이며 수녀인 바르톨로메아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리지>에서 리지가 하녀에게 글을 가르치다 친밀해지고 관계를 맺게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나중에 베네데타는 수녀원장직을 박탈당하고 식사도 수녀들이 먹는 식당  밖 바닥에서 하게 되지만 관계를 맺게 된 수녀는 일반 수녀의 삶을 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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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주디스 브라운은 성모 수녀회의 수녀원장 베네데타 까를리니에 관한 기록에서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했다. 이것은 역사학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었다. 『수녀원 스캔들』의 내용이 교회내에서 한 여인이 경험한 성공과 실패에 관한 이야기이자 종교적 환영을 경험한 한 인물의 삶에 관한 기록일 뿐만 아니라, 서양 근대사에 나타난 여성 동성애에 관한 최초의 사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베네데타는 아홉살에 수녀원에 입회했고, 스물세 살 때부터 종교적이면서도 에로틱한 신비한 환영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환영 덕분에 수녀원장으로 선출되었지만, 후에 그녀는 그리스도와 초자연적인 결합을 한다는 바로 그러한 주장으로 의심을 받게 된다. 종교 심문을 하면서 교회 당국자들은 베네데타가 성흔을 위조했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수녀인 바르톨로메아와 레즈비언 행각을 벌였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두 수녀의 관계 그리고 수녀원장에서 범죄자로 몰락한 베네데타의 부침에ㅡ 관한 이야기는 놀랄 정도로 생생한 고문서 기록 속에서 남아 있다.


버호벤이 중세 다룬 것은 <살과 피>이후로 정말 오랜만인 것 같네요. 그 영화에서도 용병이 던진 창에 맞아 뇌에 이상을 일으킨 수녀가 등장하고 자신이 지옥에 갈까 두려워 한 용병은 그녀를 돌봅니다. 종교가 허상이면서도 여전히 사람들의 의식 구조를 지배하고 있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었습니다. 베네데타는 신의 목소리를 듣는다고 하며 여러 목소리를 내었다고 하고 자신이 자주 보는 남자 천사가 있었는데 바르톨로메아와 관계할 때는 그 남자 천사처럼 행동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 역사서를 쓴 주디스 브라운은 중세의 레즈비언 관행과 그에 대한 인식을 보여 주는 사료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베네데타의 출생과  평범한 집안부터 수녀원은 연줄이 있는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었고 이것도 관련자들의 이해 관계에 좌우되는 사업이었음을 보여 줍니다. <쇼 걸>의 노미가 자신의 육체와 댄서로서의 능력으로 성공하는 것처럼 베네데타도 밑바닥에서 환영을 보고 성흔을 입는 것으로 상승합니다.


수녀원에서 일어났던 일과 정치가 맞물린 사례는 50년 전에 나온 켄 러셀의 <악령들>에도 나옵니다. 올더스 헉슬리가 역사적 사례 연구를 한 것을 각색한 것입니다. 질투심이 한 사람을 파멸로 몰아갈 수 있는지를, 루이 13세 하의 구도 속에서 보여 줍니다. 거기서 수녀들이 집단 최면 취해 전라로 나와서 꿈틀대는 듯 했던 움직임은 솔직히 춤 같았어요, 야한 장면보다는요. <말러>에서도 말러가 자신의 관 위에서 젊은 남자들 앞에서 스트립 쇼 하는 알마를 상상하는 장면도 비슷했죠.


버호벤이 83세군요


2.<고티에, 프릭스 앤 긱스>


2018년 프레타 포르테에서 은퇴한 고티에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쇼를 준비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마돈나의 <보그>에 맞춰 모델들이 춤추는 모습이 나옵니다. 알마도르브의 <키카>에서 의상을 담당한 적 있죠. 



Kan een afbeelding zijn van 2 mensen en lachende mensen



고티에는 에이즈로 사망한 자신의 연인 프란시스를 추억합니다. 피에르와 자일스 듀오가 두 사람일 거라고 가정하고 모델들을 기용해 찍은 사진입니다.


Pierre et Gilles Madonna | Pierre et gilles, Gilles, Pierre


이 듀오가 찍은 마돈나. 마돈나도 다큐에 나옵니다.


framed | Tilda swinton, Portrait, Fashion portraiture


틸다 스윈턴


저는 이 듀오를 길버트와 조지로 늘 착각합니다.




영상에 나온 곰은 고티에가 어렸을 적 부모님이 선물해 준 인형이었다고 합니다.


왓챠에서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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