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5 13:43
중학교 때 소설 듄을 읽었을 때는 자기 능력에 눈뜬 영웅의 성장기였는데, 이번에 영화로 본 듄은 인간을 넘어선 능력을 각성한 소년의 갈등기네요.
소설 속의 수많은 디테일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물이 너무 귀해서 생전 씻지도 않는 프레멘의 생활 공간의 냄새라든지 이런 묘사들이 조금씩 기억납니다.
하지만 원작 소설의 팬이었다는 감독은 여기서 더 나아간 창의적인 묘사도 보여주는데요. 프레맨들이 사막에서 커피를 끓이는 장면에 보면, 여러 사람이 드리퍼에 침을 뱉잖아요. 첨에 보고는 “도대체 왜” 라고 생각했는데, 2차 관람 때 자세히 보니 침이 아니라 입에 머금은 물을 드리퍼에 뱉는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프레멘들이 가지고 다니는 물은 보호복에서 수집되되서 목 근처 나온 빨대로 빨아 먹는 재활용 물 뿐이니, 커피를 끓이려면 빨대에서 빨아들인 물을 드리퍼에 뱉는 게 가장 낭비가 없는 방법이더라고요.
그 물이 사람이 내쉬는 숨 속 수증기와 땀과 소변 성분이라는 건 잠깐 잊고, 드리퍼에서 커피가 걸러져 나오면 커피를 즐기면 됩니다. 흠, 그러고 보니 이건 드립커피라기보단 상온에서 주출한 콜드 브루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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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런 곳에서 살까 하긴 우주의 시간의 티끌 같은 몇백만년 전이건 후건 생명체의 행성을 지구의 시간과 같이 생각해서는 안되겠죠.
얘기를 들으면 듄은 아주 철학적인 주제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