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제목 때문에 헷갈리는 분들도 계시겠는데, 2002년작입니다. 장르는 대체 역사 환타지물이구요. 스포일러 있을 거에요. 어차피 아무도 안 보실 것 같고, 또 스포일러를 빼고 얘기하자니 할 얘기가 너무 없고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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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란 말은 아예 포스터에 없는데, 사실 배경만 7년 후 미래일 뿐 'SF'적인 건 전혀 없으니 정직하다 하겠습니다.)



 - 이런저런 사진 자료들을 바탕에 깔며 세계관 설명과 함께 시작합니다. 이토 히로부미 암살이 실패했고, 고로 조선 총독이 누가 되고 블라블라 하다가 결국 일본은 패전국이 되지 않았고, 원폭도 안 맞았고, 식민지 놀이 맥스 스탯 상태로 정착해서 오히려 UN 상임 이사국이 되어 잘 나가고 있으며 한국은 그대로 식민지인 상태로 2009년을 맞게 된다. 뭐 그런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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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인데. 이게 14년 전이니 괜히 웃깁니다. ㅋㅋㅋ)


 그래서 2009년 현재로 넘어오면 주인공은 장동건이 연기하는 사카모토. 조선인 핏줄이지만 일본이 지배하는 현실에 아무 불만이 없는 성실한 경찰입니다. 다만 아버지가 20여년 전에 조선계 테러 조직(일본인들은 '후레이센징'이라고 부릅니다)을 돕다가 동료 경찰들에게 총 맞아 죽은 게 인생 컴플렉스일 뿐. 레알 일본인 베스트 프렌드이자 동료인 '사이고'와 늘 함께 하며 열심히 사건 해결하러 다녀요.

 그러다 도입부에서 벌어지는 테러 사건을 진압한 후 그 사건에 뭔가 이상한 점이 있다는 걸 눈치 채고선 열심히 수사하러 다니는데, 점점 일은 이상하게 꼬이고 상관들이 자기를 맘에 안 들어하고... 그러다 급기야는 정직을 당하고, 암살 시도까지 당하고선 쌩뚱맞게 살인범으로 체포까지 됩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난 내선일체가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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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주인공... 이라기엔 그냥 장동건 원탑이긴 한데, 그래도 일본인 친구도 비중이나 역할, 캐릭터 설정 같은 건 섭섭지 않습니다.)



 - 오프닝을 보면서 깨달은 점이. 이게 꽤 영악하게 기획된 영화라는 거였습니다. 오프닝에서 영화 속 가상 세계를 설명하면서 이동국의 유명한 골 세레모니 사진을 보여주는데, 카메라를 훅 내리면 가슴에 일장기가 박혀 있다는 식이죠. 그리고 개봉 시기는 2002년. 공동 개최 때문에 기분 상하고, 한일 월드컵이니 일한 월드컵이니 싸우면서 한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경쟁심과 반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ㅋㅋㅋㅋ 거기에다가 원작(영화는 '원안'이라고 주장하고 법원에서도 그렇게 결론 내렸습니다만)도 기가 막히게 잘 골라서 베껴왔죠.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고정되어 버린 대체 현실이라니. 아주 위험하면서도 참 먹음직스런 떡밥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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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절 한국 영화답게 적절한 짤 찾기는 힘듭니다만. 암튼 꽤 잘 연출된 액션이 막 보기 시작한 사람을 살짝 놀래킵니다.)



 - 영화의 초반을 보면서 좀 놀랐습니다. 그냥 간단히 말해서 잘 만들었어요. 도입부의 그 역사 설명하는 장면도 꽤 흥미진진하면서 엄숙하고, 바로 이어지는 테러와 진압 장면의 액션도 상당히 잘 연출되어서 재미가 있습니다. 보기 전엔 이런 감상 상상도 못했는데, 정말로 요 앞부분은 그 시절 기준 참 잘 만들었고 요즘 보기에도 후지지 않아요. 절대로 '예스터데이' 다음에 봐서 그런 거 아닙니다? ㅋㅋㅋ 정말 꽤 괜찮아요.


 그리고 그 후로도 한동안 괜찮습니다. 두 남자 주인공의 돈독한 관계를 보여주면서 캐릭터 설명도 하고 후반에 펼쳐질 갈등을 빌드업 하는 부분도 괜찮고. 또 장동건이 열심히 수사하러 다니다가 '윗분들'의 벽에 막혀서 분노하고, 그러다 함정에 걸려 들고, 또 그 와중에 조선인 저항 조직과 얽히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부분들도 뭐 도입부의 훌륭함 정도는 아니어도 꽤 매끄럽게 잘 흘러갑니다. 그랬는데 말이죠... 그러니까 기승전결 중 '승' 정도까진 무려 수작급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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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응수씨는 무명이던 이 시절에도 참으로 김응수 같은 역할(?)을 김응수스럽게 잘 소화하십니다. 괜히 웃김. ㅋㅋㅋ)



 - 대략 런닝타임 절반, 그러니까 한 시간 쯤을 넘기면서 부터 이제 영화가 자폭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요즘 말로 '국뽕' 모드에 돌입하기 위한 워밍업이 시작 되거든요. 

 근데 뭐 애초에 소재가 이런 영화니까 국뽕을 아예 피할 순 없죠. 그건 이해합니다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추욱추욱 늘어지면서 지루해지구요. 배우들 연기나 대사나 모든 게 애국애족 갬성으로 도배가 되고. 그걸 또 (곡 자체는 괜찮은데) 아주 장엄하면서 그냥 듣기만 해도 왠지 애국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음악으로 마구마구 버프를 넣어 활활 태워 버립니다. 

 또 당연히 이때부터 일본인 캐릭터들은 다 악역화 되는데. 뭐 그건 그럴 수 있지만 그래서 보다 보면 자꾸 그런 생각이 들어요. 장동건 저놈아는 대체 저 나이를 먹도록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산 거지. 저 일본 애들 저렇게 막나가는 걸 보면 당연히 지 살고 있는 세상은 원래부터 저랬을 텐데. 대체 그 동안 왜 아무 불만 없이 살았던 거야? 와 같은 쓸 데 없는 생각이 들어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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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2009년의 비밀 조직 리더이신데요... 김구 아닌데요... ㅋㅋㅋㅋㅋㅋ)



 - 하지만 뭐 여기까지도 괜찮습니다. 초반의 호감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요. 근데 진짜 문제는, 이렇게 영화가 감정적으로 타오르기 시작하면서 초반에 좋아 보였던 부분들이 망가져버린다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액션이 그래요. 도입부의 테러 장면은 정말로 '꽤 애썼네?' 싶게 괜찮았어요. 테러범들의 진입 장면도 나름 신경써서 연출되어 있고 또 얘들 진압하러 출동하는 경찰 특수부대도 그냥 우루루 뛰어다니는 게 아니라 나름 전술적으로 움직이는 듯한 흉내를 꽤 냅니다. 양측이 다양한 화기를 사용해서 같은 총질이라도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여주는 것도 괜찮았구요.

 근데 후반으로 가면 똑같은 총질 연출이 어떻게 되냐면, 분노와 슬픔에 불타는 애국지사들이 우와아아아악!!! 하면서 한 쪽으로 총을 우다다 쏘면 일본 애들이 반대편에서주루룩 쓰러집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밀고 들어오는 일본 애들이 또 일렬로 서서 와다다 총을 쏘면 우리의 애국지사들이 여기저기 피를 흘리며 쓰러져요. 그냥 이것만 계속 반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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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애국의 총탄을 받아르앗!!!!!!!!)


 그러니까 그 장면의 '감정'에만 치중해서 연출이 극도로 단순하고 저질(...)이 되어 버리는데. 일단 이러기 시작하면 영화 끝날 때까지 똑같아요. 막판에 드디어 '각성'한 장동건의 분노의 총질 장면이 대표적인데요. 끄아아아아~~~ 하면서 슬로우 모션으로 현장 가운데 버티고 서서 총을 휘두르면 일본군들이 레밍처럼 일렬로 달려와서 10여명이 한 번에 우루루 죽어 쓰러집니다. ㅋㅋㅋㅋㅋ '못 말리는 람보'입니까 뭡니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조선인 저항 조직 사람들 묘사가 참 별로에요. 그냥 궁서체로 진지하고 교훈적인 옛날 일제강점기 드라마에서 똑 떼어 갖고 온 듯한 분들인데요. 생기도 없고 뻣뻣하고 재미도 없고 종이처럼 평평 납작한 데다가 딱히 그 사람들을 어떻게 구분할만한 역할을 주지도 않습니다. 다 그 놈이 그 놈이에요. 게다가 이 분들은 입만 열면 다 똑같이 애국애족 얘기만 하거든요. ㅠㅜ 차라리 일본인 캐릭터들이 훨씬 낫다는 느낌.


 그 외에도 참 아쉬운 점들이 많지만 그냥 간단하게 '후반부는 재미 없다'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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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애국으로 달리는 동안에도 이 캐릭터를 끝까지 내버리지 않고 잘 챙긴 것이 그래도 영화가 완전히 망가지진 않게 해 줍니다.)



 - 아. 그런데 오해하시면 안 될 것이. 분명히 늘어지고 지루해지고 식상해지긴 합니다만. 영화의 만듦새 자체는 그렇게까지 크리티컬하게 망가지지 않습니다. 솔직히 막 근본적으로 뜯어 고칠 것도 없이 후반부를 대략 10여분 정도 줄여서 좀 컴팩트하게 갔으면, 하다 못해 그 거룩한 음악이라도 좀 줄였으면 훨씬 나아졌을 거라고 봅니다. ㅋㅋ 지금은 저처럼 설교 싫어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너무 별로에요.


 그래도 두 남자 주인공의 엇갈린 운명과 대립 같은 건 또 의외로 설득력 있게 잘 그려낸 편이었구요. 마지막 임무 수행 장면의 연출도 나쁘진 않았구요. 결말의 에필로그 같은 것도 뭐, 제 취향은 아니지만 이런 테마 다룬 영화로서 해 봄직한 연출이었다고 생각해요.


 덧붙여서 영화의 비주얼이 상당히 좋습니다. 아무래도 영화 개봉 시점부터 고작 7년 후의 근미래라는 설정 때문인지 괜히 SF랍시고 오버하지 않고 걍 깔끔 단정하면서 차가운 느낌의 셋트와 의상, 색감으로 쭉 가는데 그렇게 '첨단' 볼거리에 집착하지 않은 덕에 지금 보기에도 촌스러운 느낌 없고 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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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이 캐릭터는 정말 시작부터 끝까지... 음... 그렇습니다. ㅠㅜ)



 - 배우들 연기에 대해선 제가 뭐라 평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면 상황 설정상 대부분의 배우들이 일본어로 연기를 하거든요. 일본어 전혀 모르는 제가 듣기에도 장동건의 일본어 실력은 극중 설정에 안 맞게 어설프다는 게 확확 느껴지긴 하지만, 어차피 한국어로 연기를 해도 그렇게 잘 하는 배우는 아니어서 기대치가 없었기 때문에 걍 무난했습니다. 그리고 맞상대인 나카무라 토오루 쪽이 연기가 괜찮아서 덩달아 장동건도 나쁘지 않아 보였구요.


 다만 장동건의 '운명의 여인' 역으로 나온 서진호라는 분은... 흠; 연기도 무척 어색하거니와 캐릭터도 참 납득 안 가고 이상해서 나올 때마다 많이 난감했습니다. 이 분은 그냥 '러브 라인도 하나 넣어야지'라는 식으로 억지로 존재하는 캐릭터인데. 그 와중에 앞뒤 안 맞는 괴상한 설정까지 들어가서 정말 여러모로 별로였어요. 찾아보니 배우 활동 길게는 더 안 하시고 프로듀서 김형석과 결혼하셨군요. 허허.


 그리고 일본인 형사로 나온 김응수씨. 이 분은 이미 그 때부터 참 김응수씨 같은 캐릭터를 하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괜히 웃겼습니다. ㅋㅋㅋㅋ 근데 이땐 완전히 무명 배우였나봐요. 사실 '화산고' 첫 장면에도 나왔었는데 특별 출연인가? 했었거든요. 결론은 아니었던 걸로(...)


 덧붙여서 특별 출연이 좀 있습니다. 중간에 이마무라 쇼헤이(!)가 잠깐 나오구요. 마지막 에필로그 씬엔 김규리(그 시절 이름은 김민선)도 나오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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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좋은 기억으로 앞날이 잘 풀리길 바라는 배우 중 하나였으나...)



 - 암튼 대충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의외로 멀쩡하고 단단하게 잘 만들었는데. 참 잘 할 수 있었는데 잘 달리다가 감정 과잉으로 다 퍼져버린, 많이 아쉬운 영화였어요.

 SF인 척 하다가 막판에 환타지로 가는 게 당시 사람들에게 많이 욕을 먹었나 봅니다만. 전 그 환타지 설정은 전혀 신경이 안 쓰였구요.

 그저 막판의 그 애국 스피릿 폭발 전개가 그동안의 재미를 싹 다 날리고 자꾸 남은 시간 확인하게 만든 게 참 안타까웠네요.

 그래서 당연히 이 영화도 추천은 안 하구요. ㅋㅋ 다만 요 시리즈 글의 영화들 중에선 분명 상위권이라 하겠습니다. 사실 전반부만 놓고 보면 '화산고'보다 훨씬 잘 만들었어요. 후반부가 워낙 별로였을 뿐...;




 + 위에도 이미 적었고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가 원안이라고 주장하는 영화입니다. 복거일씨는 자기 생각보다 본인 책을 많이 갖다 썼다며 '원작'으로 인정하고 저작권료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재판에서 졌죠. 근데 전 판단을 못 하겠네요. 그 소설을 읽긴 했는데 내용을 다 까먹어서...;



 ++ 이 영화를 만든 이시명 감독. 데뷔작입니다. 그 당시 충무로에선 왜 자꾸 신인 감독들 데뷔작으로 이런 프로젝트를 맡겼을까... 싶지만 생각해보면 어차피 이런 영화를 만들어본 감독이 없던 시절이니 그럴 수도 있었겠다 싶구요. 또 그런 조건을 생각하면 영화 잘 만든 편인 것 같은데요.

 이 영화의 흥행은 실패였지만 그래도 몇 년 후에는 나름 흥행작을 하나 냈습니다. '흡혈형사 나도열'이요. ㅋㅋ 근데 그 이후로는 감독을 한 것도 없고 그냥 아무 소식도 뉴스도 없군요. 어떻게 지내시는지.



 +++ 대충 생략했지만 사실 은근히 개연성 부분에서 웃기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경찰서 건물에서 장동건이 총 맞고 탈출할 때, 아니 명색이 2009년의 경찰서인데 cctv 하나도 없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 그렇게 탈출한 장동건이 그냥 피가 질질 흐르는 팔을 부여잡고 비틀거리며 사람들 왕창 많은 번화가를 쭉 걸어서 후레이센징 아지트로 가요. 사람들 다 막 쳐다보는데!!! ㅋㅋ 대체 일본의 경찰은 왜 이리 무능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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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만 빼고 다 안다!!!)



 ++++ 여기에 덧붙여서 이 영화에서 가장 거슬렸던, 그냥 망한 설정 하나가요.

 그러니까 초반에 장동건의 설정 중 하나가 자꾸만 어떤 여인의 꿈을 꾼다는 겁니다. 그 여인이 그리워서(?) 연애도 안 하고 솔로로 살고 있는데. 나중에 만나는 저항 조직에 그 여인이 있겠죠. 게다가 눈치를 보니 이 여인도 똑같은 꿈을 꾸면서 장동건을 보며 살아온 모양입니다. 근데 꿈속 내용과 다르게 이 여자는 결국 막판에 총 맞아 죽어요. 그러고 장동건은 과거로 돌아가서 그 여인과 똑같이 생긴 사람을 만나면서 끝나는 건데...

 그럼 대체 저 꿈의 정체는 뭡니까? ㅋㅋㅋㅋ 어떻게 생각해봐도 이게 말이 되게 연결이 안 되는데. 원래 각본을 수정하다 생긴 오류인지, 아님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재밌어 보이는 떡밥 집어 넣고 책임을 안 진 건지. 그냥 괴상합니다.



 +++++ 근데 이게 습관이 돼서 그런가. 스포일러 다 적겠다고 해 놓고 본문에 스포일러가 거의 없네요. 그래서 아래에 적어 봅니다.


 그러니까 이게 다 시간 여행을 통해 일본이 역사를 조작해버린 결과였던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 세계가요, 영화 속에선 수년 후에 남북이 통일되면서 대한민국이 일본은 사뿐히 즈려밟고 중국까지 위협하는 강대국이 됩니다. 그래서 만주를 내놓으라며 중국을 윽박지르니 중국이 당장 내어주진 않지만 '정 그럼 와서 우리랑 같이 조사 정도는 해보든가' 라고 하는데, 거기에 일본이 끼어들었다가 그만 그 과정에서 찾아낸 고려인지 고구려인지의 유적이 타임머신이라는 걸 알아 버렸고. 그래서 영화 속 세상이 되었다. 라는 설정이에요. ㅋㅋ 조선인 저항 조직은 이 비밀을 알아내고선 그 타임머신을 찾아서 과거로 돌아가 역사를 원래 버전으로 되돌리려 하는 거죠.


 막판엔 두 주인공이 모두 이걸 알게 되고. 장동건은 그래도 고민하다가 자기 눈 앞에서 저항 조직의 어린 소년이 일본 경찰에게 총 맞아 죽는 걸 보고서야 우워어어어!! 하고 참으로 뒤늦게 떨치고 일어나 시간 여행을 합니다. 그리고 친구였던 사이고는 하필 사랑하는 자기 와이프가 히로시마 집안 사람이라(...) 짤 없이 장동건을 막아야 하는 처지가 되구요.


 그래서 결국 이토 히로부미 암살 현장에서 마주친 둘은 서로 복잡한 눈빛 보내며 쏠까 말까 죽일까 말까 고민하다 사이고는 장동건이 아닌 안중근을 쏘는 걸 택하고, 그걸 막기 위해 결국 장동건이 친구를 쏘고 복잡한 표정을 짓는 걸로 두 친구 이야긴 마무리 됩니다. 이렇게 임무 성공 후 이제 그 시대에 남아 있는 타임머신을 파괴하러 간 장동건이 그 자리에서 '운명의 여인'과 똑같이 생긴 여성을 만나 웃음 짓구요. 그 둘은 독립군이 되어 2009년 독립 기념관에 보존된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다들 각잡고 정자세로 진지한 표정인 가운데 (그리고 싹 다 남자인데) 지들만 어깨동무하고 해맑게 웃고 있는 군기 빠진 모습이 포인트.


 아. 덤으로 이 영화에 등장하는 타임머신은 무조건 100년 전으로만 돌아간답니다. 그래서 배경이 2009년인 거에요. 이토 히로부미가 1909년에 죽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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