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방금 끝난 자이언트 짧은 잡담 하나.

자이언트가 내일 마지막회인데, 예고를 보니 "아무리봐도 삼풍"으로 보이는 건물 붕괴 사고가 일어나는 모양입니다.

혹시 이명박 찬양 드라마가 아니냐는 의심 속에 시작했던 작품입니다만,

결국 마지막회까지도 그런 개발 지상주의들을 까는 걸로 끝내는 작품이었네요.

작가가 극중 성실한 이범수의 배역 "이강모"와 주얼리 정의 악역 "조필연"을 두고 이런 말도 했다죠.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가 다들 이강모인 줄 알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조필연이라고요.






1.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전을 보고 왔습니다.

사진들이 생각보다도 재미있었어요.

근사하고 화려한 풍경들에 귀여운 동물들이 바글바글.

그 유명한 카메라 바라보는 다람쥐는 사진 사이즈도 가장 크게 전시되어 있더군요.







근데 뭐랄까, 사진마다 붙어있는 설명들이 

너무 교훈을 강요하려는 의도가 강해서…

예를 들어 그냥 평범한 풍경 사진 하나 놓고도 "이 아름다운 환경을 지켜야 합니다!"라는 식.


그러다보니 종종 너무 진지해서 웃기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늘어진 사람 뱃살 사진 아래에다가

"이 뱃살은 지구에 해를 끼치는 인간의 욕심입니다."라고 적어놨더라구요.

근데 더 웃긴 건, 바로 아래 걸려있는 탄탄한 식스팩 사진에다가는

"이런 근육 또한 지구에 좋을 리는 없겠죠." 

뭐 어쩌라구… -_-;


매번 전시볼때마다 그렇듯이 이번에도 대도록을 충동구매했습니다.

그래도 사진들이 몽땅 들어있고 질도 좋아서 돈은 안아까워요.




2.

KT에서 3G 통신으로는 Skype등 통화 어플을 막는다고 합니다.

몇몇 비싼 요금제에서만 허용을 한다니 실질적으로는 금지인 셈.


http://smartblog.show.co.kr/393


최근엔 덜하긴 하지만, 외국에 통화할 일이 있을 때 스카이프 참 잘썼는데.

이젠 외국에 통화할 일 있을 때 무선랜 되는 곳을 찾아다녀야겠군요.

이게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참 번거로운 건데…




3.

다시 한 번 리영희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책장에서 잠자고 있는 대화를 다시 꺼내 읽어야겠네요.

리영희 선생님의 글과 관련 링크들을 모아둔 웹페이지 하나 소개:


https://docs.google.com/document/pub?id=1Mm0by75-ObzOVHpLzivqREKY_kol_mIkSMaWk92iJyk





4-1.

토요일에 '그을린'과 '환상의 그대'를 보았는데 

씨네큐브에 사람들 바글바글하더군요.

특히 환상의 그대는 거의 매진이었는데,

이날 극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친구는 "이게 우디 앨런의 힘?"이라고 코멘트를.

정말 우디 앨런의 힘이었을까요. (근데 개봉하면 왜 그래... -_-;)


저도 그렇지만 이날 이 두 영화 조합으로 관람한 분들 꽤 많았던 듯.

듀게엔 생각보다 감상평이 많지 않아서 좀 서운하네요.



'그을린'은 두번째 보고 더 맘에 들었던 작품.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볼 때는 결말의 "반전"에 신경을 더 곤두세웠지만,

(사실 정확히 말하지만 이게 "반전"이라기보다는 사건의 "해결"이라 해야겠죠.)

내용을 알고 다시 보니 이전엔 집중 못했던 초반 중반에 더 몰입할 수 있더군요.

인물 하나하나를 허투루 다루지 않는 감독의 공력이 더 눈에 잘 들어왔습니다.

다만 남들은 다 좋다는 라디오 헤드의 음악은,

다시 봐도 여전히 너무 튄다는 불만 뿐.


필름 상영인데 화질 좋더군요.

요새 지저분한 메이저 배급사 필름들과 달리 영화 프린트가 깨끗하더군요.

붙박이 자막으로 그을린 "사랑"이라고 붙은 걸 보니 제목은 이걸로 확정.

전 이 제목 정말 맘에 안들어요.

매력적인 제목에 "사랑"이라는 군더더기가 붙어버리니

꼭 스테이크 전문점에서 파는 연말 특선 메뉴같이 들립니다.


"여기 그을린 사랑 두 접시! 웰던으로!"



4-2.

환상의 그대는 진짜 참… 우디 앨런 영감님 진짜 못됐어요.

아 얄미워. 낄낄낄낄. 진짜진짜 사악한데 그게 또 밉지가 않더군요.

그 "여배우"역이 본래 니콜 키드먼이 맡기로 했던 배역이라는 걸

KIDMAN님이 올리신 글 읽고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니콜 키드먼이 맡았으면 어떤식으로 연기했을지 궁금합니다.

지금 캐릭터도 나쁘지는 않지만 어딘가 '마이티 아프로디테'에 나온

미라 소르비노 배역의 답습이라는 아쉬움도 들었는데,

니콜 키드먼이 좀 더 뻔뻔하고 얄밉게 연기했으면 더 재미있었을지도요.




4-3.

씨네큐브가 10주년이라니 축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엄밀히 말하자면 백두대간과 트러블이 생기기 전과 그 이후의 씨네큐브는

서로 전혀 다른 극장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좀 고깝기도 합니다.

시네마루처럼 적극 보이콧하는 극장은 아니지만,

맘놓고 좋아하기엔 뭔가 껄끄러운 곳이랄까요.






5.

그저께는 새벽 1시에 동네 파리 바게트에 가서 케이크를 사왔습니다.

그 새벽에 케이크 사러 나가는 저도 대단하지만

그 시간까지 영업을 하고 계시던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아저씨)도 참…


전에는 어느 식당 문닫을 시간 쯤에 들어가서 혹시 영업시간 지났냐고 물었더니

사장님이 "아 괜찮습니다, 들어오세요"라고 하시더군요.

근데 직원들 표정이 영 미묘해서 '아, 이거 우리가 실수한 건가…?'싶었는데,

사장님이 요리가 나온 뒤에 직원들 다 퇴근시키고 혼자 서빙-정리하시더라구요.


이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어딘가 짠하고 안쓰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요새 밥먹고 살기가 어려우니까요.





6.

인셉션의 꿈 시퀀스를 분할화면으로 정리한 유튜브.

http://www.slashfilm.com/votd-inception-realtime-split-screen/


생각처럼 감흥이 확 오는 건 아니지만,

중반에 무중력 격투씬 같은 건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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