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또 백만년만의 와인연재네요.

혹여 관심있으심 옛날 연재는 이걸 참조하시고요

http://goo.gl/h2hum   http://goo.gl/rmOSD   http://goo.gl/etsfj   http://goo.gl/A52kz  http://goo.gl/n0z9J  http://goo.gl/QCZVg

 

1.

떼루와르(terroir)란 대충 토지, 토양을 가리키는 불어로 영어나, 한국어로는 번역할 만한 단어가 딱히 없습니다.

 

 

애들이 막 떼루 와. 그래서 떼루와르 (응?) 

 

 

 과연 떼루와르 라는 게 있는지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말이 많죠. 

 

 그러나 주례(周禮)의 고공기(考工記)편을 보면 '귤이 회화를 건너 북으로 가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있듯. 어디서 나는냐에 따라 당연히 맛이란게 다르기 마련입니다.

 일본에서도 기무치를 담굴 때 고급품은 굳이 고추가루를 한국 것을 쓰는 건,  한국 고추 품종을 일본 땅에 심으면 매우면서도 끝에는 살짝 도는 단 맛이 나지 않고 그냥 맵기만 하기 때문인 것과 연결되는 개념인거죠. 감을 키워도 단감이 잘되는 땅이 있고, 홍시가 잘되는 땅이 있고 그런 거죠.

 

 문제는 이 정도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길텐데, 프랑스 사람들이 포도주는 우리가 최고! 라는 자부심을 과다노출하기 때문에 반발이 많습니다.

 

보르도 포도밭. 떼루와르는 개뿔. 원래는 지롱드 강의  갈대밭인데 간척한거니 떼루와르라고 하기엔...

 

길게 쓰기 시작하면 끝도 없으니 , 딴은 있다는 입장에서 써봅시다.

그 예로 '샤블리' 를 들어 보죠.

 

 

 프랑스 부르고뉴의 북쪽, 샤블리 마을의 흙에는 위의 사진처럼 조개화석이 많이 발견되죠. 그래서 포도나무의 뿌리를 타고 저 조개화석의 미네랄 성분이 포도에 전해지게 된답니다.  굴먹다가 굴껍질 씹어본적 있으신가요? 다른 조개 껍질하고는 달리 굴껍질의 약한 부분은 이빨에 깨져서 바삭하고 씹힐 때가 있잖아요? 그 때 불쾌한 치감빼고, 꽤나 단단하고 차가운 미네랄 맛이 나지요. 종종 외국의 와인 마신  느낌 적는 사이트에서 보면 Crushed oyster shell 맛이 난다고 표현하곤 합니다..

http://www.cellartracker.com/wine.asp?iWine=719893

 

 심지어 떼루와르라는 건 없다고 말하던 신세계, 칠레, 호주 등도 요새는 마이포 밸리, 말보루 밸리등 떼루와르들 말해주는 지역명을 쓰는 데 열중이죠.

 

(그런데 실은 토양은 사실 중요한 게 아닙니다. 문제는 전반적인 문화의 문제예요. 기후와 땅은 사람의 성격을 규정하고, 먹는 음식을 규정하죠. - 강원도의 감자, 사투리등을 생각해보세요. - 거기에 따라서 사람들은 만드는 게 틀려요. 추운 지방에서는 보드카나 고량주처럼 독주를 만드는게 당연하듯 샤블리에서는 샤블리 사람들 같은 술을 만드는 게 당연하죠.

 커다란 600그램 자리 티본 스테이크나 햄버거를 먹는 미쿡 사람들이 만드는 와인과, 같은 피자를 먹어도 고명 몇개 없이 담백하게 만들어 먹는 이태리 사람들의 와인은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어요

이를테면 알사스, 그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에 나오는, 지역의 와인은 독일과 프랑스 그 중간 즈음에 맛이 난단 말이죠, 역사적으로 프랑스이기도 독일이기도 해와서.)

 

 

 

2.

마리아쥬(Mariage)란 영어의 marriage, 우리의 결혼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음식과 술의 궁합을 맞추는 것을 결혼에 비유하는 거죠.

 

 

말이 아주 잘생겼죠. 그래서 마리아쥬(응?)

 

파전엔 막걸리죠. 파전에 맥주도 좀 그렇고, 치킨에 막걸리? 설마요?ㅎㅎ

마른 오징어에 레드 와인 드셔보셨나요. 아주 입에서 비린내가 작살을 합니다. ㅠㅠ

 

마리아쥬의 기본은 화이트에 해산물, 레드에 육류라고 하는데 그것보다는 좀 복잡합니다.

사실 화이트는 육류에도 잘어울려요. 다만 시너지 효과라고 할만한 게 없습니다.

프랑스 보르도 와인은 그 근처 강에서 나는 민물 장어같은 생선와 결혼시켜서 먹기도 하고요.

사실은 원재료보다는 소스에 맞추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싶습니다.

샐러리향이나 후추향이 나는 음식엔 똑같이 그런 향이 나는 와인을 매칭하는 거죠.

 

아, 그리고 보통 우리는 음식을 삼키고 술을 마셔서 입을 씻는데 삼겹살  한점 삼키고 소주 마시듯(혹은 반대)

서양식의 마리아쥬는 음식을 씹고 어느 정도 곤죽이 된 음식이 입에 남았을 때 와인하고 음식을 입 안에 섞는 겁니다.

운이 좋으면 픽사의 라따뚜이에서 주인공 쥐가 형제 쥐에게 먹는 것에 대해 설명하면서 머리 위에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장면이 똑같이 일어납니다.^^;;

 

 

각설하고 위에 말한 샤블리를 계속 예로 들자면 조개맛?이 나는 샤블리는 당연히 굴같은 어패류하고 아주 잘 어울려야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시궁창. 비린내가 작열을 합니다.

이건 뭐, 맛의 달인이라는 만화에도 나온 얘기인데, 서양인의 미감과 우리의 미감이 다른 듯합니다.

 

제가 그나마 어울렸다고 느낀 것, 마리네이드한 굴을 서양식 소스로 마무리한 것을 먹었을 땐데

그냥 생굴은 정말 힘든데다, 고추냉이, 간장, 초고추장은 와인에는 적에 가까워요.

 

게다가 프랑스 정부는 샤블리가 잘팔리자 원래 샤블리 마을이 아니었던 지역을 샤블리 마을이라고 바꿔서 넓혀 버립니다.

거기다 다하여 더이상 전통적인 샤블리는 생산이 잘 안돼요.  

조금더 과일 맛이 강조되고 신맛을 줄이는 방식이 대세.

즉 샤블리가 샤블리가 아닌 거지요.

 

그나마 전통적인 방식이라는 Domaine William Fèvre Chablis

http://www.wine21.com/wine_detail/wine_detail.html?uid=38960

(곧 먹을 일이 있어 사두었다죠^^;;)

 

 

어째 글이 중구난방인데  그냥 이런게 있다고만 들으시고 다음 편은 좀 더 자세히 써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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