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앤 드럭스

2011.01.14 13:08

감자쥬스 조회 수:4600

흡사 카메론 크로우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러브 앤 드럭스는 보기 전에도 주로 서사성 강하고 대규모 위주의 선굵은 드라마를 연출해오던 에드워드 즈윅 감독이라는 것에 의아함을 가지게 했는데 보면서도, 보고 나서도 정말 감독 선택이 뜻밖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는 내내 카메론 크로우의 영화, 엘리자베스 타운이나 제리 맥과이어같은 작품들이 연상됐거든요. 영화보다도 더 좋은 배우들의 연기, 사운드트랙 구매욕구를 당기는 곡선정, 성공가도를 달리는 젊은 남성의 일과 사랑 등등.

 

폭스사 로고가 지나고 나면 제일 처음 등장하는 데 1996년이 배경이라는 자막인데 그만큼 시대적 배경이 중요한 영화인 것 같습니다. 혹시 이거 실화인가요? 씨네21평 읽어보니 1996년의 어떤 무절제하고 숨가쁘고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과잉된 시대적 정서를 담아내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주 이야기는 제이크 질렌할 쪽으로 흘러갑니다. 앤 해서웨이는 제이크 질렌할 이야기 속에 튼 멜로 부분을 담당하고 있죠. 사랑만큼이나 일도 집중적으로 다루는데 멜로와 제리 맥과이어 식의 젊은 남성의 성공가도를 동시에 다루는 게 종종 벅차보입니다. 잘 섞인 것 같진 않아요. 그냥 2개의 이야기를 같은 노선에 펼쳐놓고 각자 제 방식대로 전개시킵니다. 여주인공은 파킨슨 병을 앓고 있고 남자주인공은 제약회사 영업사원인데 제약회사의 영업, 약국과 의사와 제약회사 직원들간의 관계를 통해 뭔가 합일점을 찾으려고 한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따로 논달까요.

 

포스터를 보면 로맨틱코미디 같지만 제이크 질렌할과 앤 헤서웨이의 이야기는 로맨틱코미디라기 보단 멜로드라마이고 코미디는 제이크 질렌할 쪽에서만 일어납니다. 제이크 질렌할의 제약회사 영업과정과 그의 동생과의 관계, 그리고 앤 해서웨이를 제외한 방탕한 여자관계 같은 걸 다룰 때 코미디가 표출되는데 그닥 재밌진 않습니다.

 

배우들의 노출수위는 강합니다. 둘 다 다 벗고 나오고 침실 장면도 많아서 원없이(?) 제이크 질렌할과 앤 해서웨이의 누드를 볼 수 있습니다. 틈만 나면 나오거든요. 근데 외설스럽게 찍히진 않았어요. 깔끔하고 예쁘더군요. 제이크 질렌할은 페르시아의 왕자로 몸관리가 잘 된건지 몸이 예전보다 더 좋아졌고 특히 피부 메이크업 힘을 받아서 여태까지 그가 출연한 영화 중 가장 뽀샤시한 모습으로 나옵니다. 후반부를 제외하곤 얼굴에 별 잡티도 보이지 않아요. 앤 해서웨이의 연기도 좋았고 제이크 질렌할은 톡톡 튑니다. 앤 해서웨이 쪽이 좀 더 어려운 감정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제이크 질렌할 쪽으로 시선집중이 가는 건 캐릭터가 밝고 보다 멋지게 포장됐어요. 옷발도 잘 받고요. 제리 맥과이어에서 톰 크루즈같은 모습이었어요.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더 좋았어요. 비교적 평범한 드라마이고 멜로드라마와 제약회사 이야기가 툭툭 끊어지듯 전개돼서 영화 자체는 밍밍할 때도 많지만 배우들의 연기에 힘을 얻는 장면이 많습니다. 그래서 골든글러브에서 두 배우만 후보에 올랐는지도요.

 

암튼 앤 해서웨이의 박스오피스 고공행진은 과연 언제까지 갈까요. 도무지 실패작이 없네요. 이 영화도 지난주 무렵 제작비 회수에 성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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